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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신병기의 채용이 바로 전술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이유..(2)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와 과학기술

신병기의 채용이 바로 전술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이유..(2)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8. 7. 00:07

신병기의 채용이 바로 전술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이유..(1)에 이은 4부작의 2부입니다.


2. 정치와 군사의 역학관계

또 다른 이유로 군사에 정치가 밀접하게 연결되었을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인류사회가 문명화, 국가형성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군사는 정권유지의 수단이면서 국가 존립의 필수요소로서 정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

아주 원시단계의 부족전쟁의 단계라면 모를까

국가 성립 이후의 군대는 정치와는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정치가 군대를 이용하는 것도 있지만 군대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정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서 군부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여기에 대해 가장 적절한 예를 들자면 오스만 투르크의 예니체리 군단이라고 할 수 있다.

오스만 투르크는 참으로 특이하게도 정치와 군사에 있어서 

원 투르크인의 참여를 극도로 제한한 경우라고 생각하는데

연고가 없는 이민족들을 등용함으로써 술탄의 권력을 극단적으로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발칸반도의 기독교도의 어린 자식들을 징집하여 

평생을 전문적인 군인으로 살아게 한 제도는 초기에 극강의 전투력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집단으로서의 생명은 이어지되 개개인의 영속성이 보장되지 않으므로써

정권의 안정을 도모한 제도였지만 

이 집단으로서의 영속성이 또하나의 걸림돌이 되었다.


오스만 투르크제국이 물담배에 취해 낮잠을 잠다고 유럽인들은 비웃었지만

실제로 유럽 열강의 급격한 성장에 위기감을 느껴 

여러 차례 개혁을 시도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막아선 것이 바로 예니체리 군단이었다.

새로운 무기와 전술의 도입이 집단의 영속성과 존재의의를 저해한다는,

다시 말해 예니체리 군단이 가진 독점적인 지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 이유가 되었다.

기왕에 하던 대로 하면 자신들의 전문성은 유지되는데

자신들의 발언권이 약화되고 점차 소멸의 길을 걸을 집단은 없다.


이 당시의 오스만제국의 지도자들이 매우 기민한 사람들이었다면

이집트에서 마물루크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단번에 이들을 숙청하는 것이나

예니체리 군단을 새롭게 업그레이드시켜 그들의 우위를 유지시켜주는 선에서 정리를 했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니체리는 왕년의 성공을 빌미로

국가 전체의 발목을 잡아버린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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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쓰던 글을 이제야 완결지었습니다.

요즘 더워서 집에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주로 차 안에서 이동 중에 글을 씁니다.

(최근에 올라온 글은 거의 ITX 탔을 때 쓴 글입니다. 답글은 전철에서 달고요)

내일은 3부, 모레는 4부.. 이런 식으로 하여 긴 글 빛 하나를 청산해 볼까합니다.

한랭지에 최적화된 MS라 이런 식의 더위에는 지극히 취약합니다.

심지어는 만화책 읽는 것도 힘듭니다. 이 열대야에 평균 3시간도 안자는 중입니다.

그런고로 이 글을 나누어 올리는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함이라고 감히 천기누설 해봅니다.

(불만 있으시면 제발 에어컨 좀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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