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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아스카에서 평성경으로(CG일본사 14권, 후타바사).. 본문

어떤 미소녀의 금서목록

아스카에서 평성경으로(CG일본사 14권, 후타바사)..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10. 13. 00:47

건덕들에게 후타바사하면 건담의 상식을 내놓는 출판사로 인상깊겠지만

일본의 대형 출판사가 대개 그러하듯 

만화부터 라노베, 심지어는 전문적인 학술서까지도 내놓는 종합출판사지요.

지난 주 일본에서 구해온 최고의 전리품,

물론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야 '케이온 방과후 티타임2'란 거 다 알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그러고 다니면 박해받기 십상이니 연약한 폭죽소녀 우짭니까.

표면적으로 최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책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포스팅에 사용된 그림은 어디까지나 인용이고 저작권은 저자와 출판사에게 있다는 걸 밝혀둡니다...


사실 일본어를 거의 못합니다.

일본에 가면야 말 못해도 살거 다 사고 돌아다닐 거 다 돌아다닌다고 허세 떨지만

사실 배낭여행족에게 전세계에서 가장 난이도 낮은 나라가 어딜까요?

순전히 일본말로 된 책을 펴면 한두 문단 중에서 한 문장 정도는

전공지식과 어렸을 때부터 길러온 촉 덕분에 대략 눈칫밥으로 때려 읽지만

그 이상은 무리라서 머리가 과열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책도 그림이 많은 책만 구해오지요.

아무래도 이쪽 책에서 나올 단어는 한정된 것이라 좀 볼만 합니다.

(아마 일어가 능통했다면 지금 보유 장서가 적게 잡아 30% 많이 잡으면 2배수겠지요)


일본 역사책에 관심을 가진 것이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3일만에 읽는 일본사"였는데

원래 하룻만에 읽는 이라던가 한 권으로 읽는.. 이런 문구를 싫어하는데

요 일본책은 이해하기 쉽게 펼쳐진 양면 중 한 면을 통째로 그림을 우겨박기도 합니다.

오히려 국내 번역본은 그림을 작게 만들어 시각적 효과를 반감시켰지요.

이 책도 적절히 그림을 잘 배치해서

비전공자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런데 백호는 없다라구요. 오사카와 나라를 갈라놓는 산이 백호일텐데..


지금의 나라시, 평성경 일대의 지형과 궁성의 배치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저런 돈은 800만명 중 단 200명만 해당됩니다.


요 며칠 전에 올린 고대 귀족들의 돈벌이라는 글을 쓰게 만든 그림이랄까요?

일본 관위제는 아직도 낯설어서 볼 때마다 이 관위의 실제 위상이나

해당관직이 뭔지 잘 연결되지 않았는데.. 더 많은 관직이 나와 혼란에 빠지게 되었지만

적어도 급료문제만큼은 큰 도움이 되었지요.


연방의 바보소녀는 얼마전까지도 원래 도다이지가 저렇겠거니라고 생각...



현재의 도다이지의 대불전은 지진과 화재로 무너지자 에도시대에 다시 지은 것이지요.

그래서 원형과는 다른데

당시의 건물과 지금의 건물을 비교하고 CG와 사진을 적절히 배치한 후 겹쳐보아

독자들에게 원래 도다이지가 가진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려는 시도인데

한국에서 나오는 유사한 책들이 그저 CG만을 쓰는 것과는 약간 다른 점입니다.


이런 책에 대해서 모두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고증이 맞느냐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저런 식으로 역사를 다루는 것에 대한 거부감까지 다양하죠.

다만 유달리 저런 것에 집착을 하는 건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는 것보다 대중과 같이 간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탓도 있겠지만요.

공부를 시작하며 가진 각오 중에 하나가 

책과는 담 쌓은, 그리고 인문학과는 가장 거리가 먼 

가족들도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을 쓰자가 목표였으니까요.

(희안하게 친외가 통틀어 8촌까지 뒤져야 두어명 나옵니다)


저게 다 맞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깐깐하기로는 학문계 최강일지도 모를 역사학자들에게 위험한 모험은 그다지 호감가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의외로 자료의 빠진 이빨이 많은 한국고대사는 모험을 하기 힘들긴 합니다.

그러나 세세한 것, 이를테면 계층별로 어떤 밥을 먹었나와

목욕은 어떻게 했나, 관리들의 근무 실태와 같은 것들까지 알려진 

이웃 나라들의 자료에서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물론 다 같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과, 우리와 일본은 저마다 각각 다른 진화의 길을 걷습니다.

다만, 나라와 정창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삼국이 의식적으로 같은 문화를 가지려고 애를 쓴 거의 유일한 시기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신라와 일본이 당을 따라가려 애썼죠)

그래도 다른 것이 가장 적을 때일 겁니다.

역사전공자들이 그런 것을 구분할 생각 못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얼마까지 적극적으로 연상해볼까는 각자의 판단입니다만.. . 


어느 돌아가신 분 서재에서 한 권씩 가져가도 좋다고 할 때

'난 일빠니까 일본서기'라며 챙겨온 적도 있고

매년 가을 어떻게든 일본에 가려고 하는 것도 일본빠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지금 하고 싶은 공부들을 하기 위해, 그것의 실감을 얻기 위해

나라에 가고, 경주에 가고, 서안에 갔습니다.

(사실 가장 가고 싶은 곳은 평양이지만 그건 요원할 것 같네요. 아무리 거기 전공이래도 무리!)

이 책은 그런 저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 되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이 책을 분해해서 고해상도 스캐너로 한장 한장 스캔을 뜨고

좀 전에 돌아와서 약간 손을 본 다음 PDF로 만들었습니다.

어제는 이래저래 회사일로 바빴고 오늘은 춘천을 오가느라 접속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네요.

내일도 전주로 출동할 예정이고요.

이래저래 삼국사기에 모자이크 쳐놓고 ㅎㅇㅎㅇ거리는 작업이 늦어집니다.

이참에 에로한 삼국사기 읽기 붐을 일으켜

아청법으로 순간 갈 곳 없는 영혼들을 포섭해야 하는데

세상일이 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우선 땜빵으로 일본여행기라도 올려야 하나.. 사진 정리가 귀찮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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