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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위덕왕 즉위년 - 진실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본문

삼국사기를 읽어보자!/백제이야기

위덕왕 즉위년 - 진실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12. 11. 13:09


원문

威德王 諱昌 聖王之元子也 聖王在位三十二年薨 繼位


해석

위덕왕의 휘는 창이고 성왕의 원자다. 성왕이 재위 32년만에 돌아가시자 뒤를 이었다.



위덕왕은 그렇게 잘 알려진 왕은 아닙니다.(뭐 생각해보세요. 자료 찾아보는 걸 그토록 귀찮아하는 짐순이가 메이저한 왕을 다룰리가요. -_-;;) 그의 아버지는 백제를 부흥시켰던 성왕입니다. 한국의 기록에서는 고작 그 정도로 다뤄집니다. 바다를 건너가도 그렇게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죠. 고대한일관계사를 아신다면 쇼토쿠 태자의 초상을 그렸다는 아좌태자를 아실 겁니다. 그는 위덕왕의 아들입니다. 그에 대한 기록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뭔가 할 이야기거리가 그리 없어 보이지만 일본서기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신라가 한강유역을 점령하자 보복전을 준비하는 부분에서 그의 이름이 나옵니다. 일본서기 권 19, 흠명천황 15년 조 기사에서 원로들이 조심스럽게 반대의견을 제기하자 댁들은 늙었다라며 일축합니다. 결국 성왕이 죽으면서 전쟁에서 지고나서, 이듬해 이 패전의 책임을 지고 승려가 되겠다고 합니다. 16년조 기록에는 그 말에 수긍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정작 즉위하는 것은 그로부터 3년 후의 일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삼국사기에는 곧바로 성왕의 뒤를 이어 즉위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일본서기에는 3년이나 걸려 겨우 즉위한 것으로 나옵니다. 물론 기본은 삼국사기에 두어져야 합니다만 또 그것이 삼국사기 기록만이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이고, 일본서기의 백제관련 기록은 약간의 첨가된 일본 자뻑 문구들을 제외하고 난다면 백제에서 건너간 기록, 혹은 백제에서 건너간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입니다. 뭐 아예 백제신찬 등의 백제3서가 언급되기도 하죠.


그래서 노중국 선생님같은 분들은 관산성 패전의 책임을 지고 즉위를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사실 저도 그 의견에 따르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한국학계에선 대체적으로 대놓고 왕이 즉위를 못한 것은 민망하고, 불리한 기록은 안남기려는 경향이 삼국사기에 반영된 것은 아닌가 보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왕이 왕노릇 못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쪽팔리는 상황이죠. 왕은 그래도 하늘에서 떨어진 용가리 통뼈의 후손이니 역시기록은 아무래도 순화되고 조정되기 마련이죠.(그것을 막으려는 것이 사관제도이고, 당대의 왕은 사초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한반도에 남아 신라의 손에 거쳐 고려로 전해졌을 것입니다. 사실 신라는 백제의 아픈 곳을 들춰내야 속이 시원하지 샤방샤방하게 바꿔줄 생각은 없었을 겁니다. 삼국사기에 반영된 기본 사료는 무왕이나 의자왕 대에 왕권강화의 일환으로 매끈하게 수정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어쩌면 일본서기에 들어간 저 부분은 그 전에 일본으로 건너간 자료거나 인물의 증언, 또는 일본 정부가 수집한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정보 수정이 후대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있지요. 1993년 능산리에서 위덕왕의 이름이 들어간 사리감에는 정해년, 즉 567년이 창왕 13년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물론 여기서 기년법 문제는 넘어갑시다. 학술회의도 아니고) 그렇다면 적어도 554년 성왕 전사 후 곧바로 위덕왕이 즉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당대 백제의 기록으로 나옵니다.


그렇다면 삼국사기가 정확하고 일본서기는 틀린 것인가? 

요건 장담하지는 못합니다. 

위덕왕의 사후, 위덕왕에게 아들(혹은 아들들)이 있었는데도

왕위는 동생인 혜가 물려받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위덕왕이 암살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지요.

삼국사기의 기록과는 달리 위덕왕대의 왕권은 안정되지 못한 것으로 봅니다.

어쩌면 공식적으로 연도는 위덕왕 1년부터 셈해지고 있었지만

창왕자는 여전히 눌려지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출처는 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


어느 것이 사실인지는 모릅니다.

정말 방법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가는 것 뿐인가요?(물론 그거 불가능하다함)

멀더요원이 아니더라도 우리도 알고 싶긴 합니다.


말꼬리 ----------------------------------

1. 위 사진의 출처 http://gsm.nricp.go.kr/_third/user/frame.jsp?View=search&No=4&ksmno=7937

2. 자연스럽게 번외편을 날리다니! 어린 것이 벌써부터 꼼수만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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