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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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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역사잡설

역사에 부담을 갖지 마세요..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12. 11. 23:35

어제 글도 그랬고 역사문제에 대해선 여기서 약간 짜증을 냈었습니다.

상큼발랄한 핑크빛 19세의 소녀틱 역사블로그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께

지난주의 포스팅은 좀 죄송하더군요.

(뭐 짐사진 걸어놓은 것부터 여기는 SOS단 부실처럼 비정상인 공간입니다)

제 마음을 제일 어지럽히는 것은 사실 이런 글에서 미안하다는 글을 발견할 땝니다.

바로 어리버리 선생님의 글을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이 글의 계기가 된 것일 뿐입니다. 마치 까는 것으로 오해하실까 좀 조심스럽습니다만..)


왜 미안해하고 부담을 가져야 할까요?

이는 한국인만의 종특이랄까요?
역사를 잘 모르네? 나 한국사람 아닌 것 같아.. 아 나는 나쁜 아이..

대체적으로 이런 심경의 변화를 거칩니다.

제발 미안해하지 마세요.

세상 모든 사람이 모든 걸 다 알 수 없어요.

아니 전과목 100점 맞으라고, 

적어도 국영수과사는 다 만점 받으라고 몰아부치는 이 사회가 잘못된 거지

그거 다 못맞았다고 아파트 창문열고 비관할 필요는 없어요.

크게 나눠서 문과와 이과, 아니면 인문학에 강하거나 사회과학에 강하거나

자연과학에 강하거나.. 더더더 다양하게 나눌 수 있는 게

지구상에 사는 대다수의 인간입니다.


르네상스맨이라고 전지전능한 사람들이 있긴 해요.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 정약용같은 조선시대 굇수들이나

서양으로 치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같은 르네상스 천재들,

이런 몇몇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 했어요.

한국사를 잘하고 세계사를 잘하고 한국지리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님 동급생 시리즈도 잘하고 노노무라 병원이나 하원기가의 일족도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국영수과사+예체능.

우리가 이런 굇수들은 아니잖아요.


저만해도 상경계열이나 순수과학쪽은 못알아들어요.

수학같으면 분수 나오면서 접어버려 모든 시험은 3분만에 이름쓰고 자요.

(시험 결과는 운동부와 전교 1등을 겨루었지요)

덕분에 물리학이나 천문학도 공식 나오면 그때부터 외계어,

IT쪽? 알긴 뭘 알아.. 걍 봐주니까 모르면서 댓글달며 게기는거지 -_-;;;


이 나라의 국사교육이 태정태세문단세~ 안외우게하는 것으로 나름 진보하나 했더니

되려 수업시수는 갈수록 줄이면서 수업의 양은 늘려놨어요.

사회과목 전반의 운명이긴 하지만 역사계열은 그야말로 카오스 오브 카오스.

1시간 당 던져지는 정보의 양은 제일 많을 겁니다.

그런 교과서를 보고 역사를 공부한다라..

저같은 역사에 목매단 애 말고는 재미없고 힘든 건 당연합니다.

수학시간에 잠만 자지말라는 담임선생님 호소에도 잠을 쳐잔 저나

대다수의 여러분이나 매한가지다 이겁니다.

그나마 미안함을 가지면 그나마 이쪽에서 미안한데

이런저런 일로 역사 자체를 미워하게 되는 이들도 종종 봤습니다.

그러다 이상한 역사에 발을 들여놓기도 하죠.

그래서 교과서의 기반이 되는 역사학계는 악의 소굴로까지 보이게 됩니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이 더욱 더 그들을 몰아가는거죠.


세계적으로 자국사보다 세계사 교육이 더 성한다는데

이 나라에선 1시간 자습시 효율이 가장 안나온다는 이유로 세계사는 지원자가 적죠.

국사도 그나마 국수주의적인 면이 있으니 필수로 하네마네..


언젠가 교과서 이야기를 자리펴고 하겠지만

(그때를 위해 몇 문단은 지웠음돠. 이뇬도 소재 좀 아껴가며 살아야죠. 머리도 나쁜데

쥐어짜는 게 어린 것 뇌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아쉼까?)

사실 최근들어 중고등 역사교육 자체의 방향성은 잘 잡았습니다.

그러나 토대가,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것도 고문이 됩니다.

어떤 이는 사실은 멀쩡한 자기머리를 탓하고,

정말 다른 분야의 두뇌가 발달했는데 억지로 수준급의 정보를 강요받아요.

그러다 지치고 어떤 분은 미안해하고

어떤 분은 뿌득뿌득 이를 갈고..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이정도면 아니한만 못한 겁니다.

그리고 전혀 인문학적이지도 않은 인문학수업 덕에

엉뚱한 작자가 인문학적 사고 운운하니 우르르 몰려가 찬양질을 해대요.

(썩은 과일들고 IT판 동북공정해대던 당신 말이지)


이렇게 이야기하면 인문학은 기본 소양이라는 어제 포스팅과 충돌한다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교양이나 기본 소양이라는 게 전공지식 수준의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어린 것 너무 슬퍼집니다.

정말 리더스 다이제스트만 읽어도 쌓이는 게 교양입니다.

교양은 알면 알 수록 존중받을 것이지

알아야한다고 강요받아야할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지나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여러분들을 위해 

이걸 알기 쉽게, 힘들여 학자노력 하지 않아도 되게끔

이야기로 풀어주는 사람들이 어딘가에는 있는 겁니다.


인용된 그림의 저작권은 원작자, 제작자, 유통자에게 있음!


말꼬리+하고픈 마지막 말 ----------------------------------

1

이 짤방은 신조인간 캐샨의 리메이크작인 キャシャ-ン Sins 13화의 한 대목입니다.

왜 그런지 이 글을 쓰면서 이 장면이 생각났어요.

미나구치 유코씨의 혼을 담은 연기가 눈물흘리고 말게 한 대목이죠.

물론 하얀굇수 안문호씨의 연기도 크헉헉..

정말 자기의 몸에 손을 찔러넣던 캐샨처럼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이 작품은 에우레카 7, 제가페인과 함께 21세기 일본 SF 애니가 만들어낸 최고 걸작이죠)


2. 

오늘 그것은 알기싫다 8회는 자기계발서의 이야기였습니다.

역사가 전문인 저에게 전혀 읽지도 않은 그 얘기들이 와닿은 것은

강제로 주입을 당해야하는 것을 봐야하는 동병상련 때문이었겠지요.

(사실 이번 편이 가장 좋았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물뚝심송씨 발언에 절대 동감하긴 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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