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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기술은 자유가 아니라 목줄을 걸더라..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와 과학기술

기술은 자유가 아니라 목줄을 걸더라..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1. 22. 10:26

오늘 삼국사기에 모자이크질하고 'ㅎㅇㅎㅇ 우리 부식옵하는.. 유니버스~!!'


해당대사 장면을 올렸다간 5.16 정변 일어나 수녀원에 숨어야 할 껍니다. 케케


이런 대사를 날려야 하는데 아아~ 요즘 공부를 안한 상태라 장담 못해요.

요즘 잠도 잘 못자고, 책도 덜 보네요.(대신 모에 애니 몰아본 건 극비사항)


집이나 밖에서 모니터에 영혼을 빼앗긴 아이란 말을 종종 듣습니다.

얼리 어답터란 말도 듣지만 그건 돈지랄을 해서가 아니라

아직 사람들이 생경한 물건들을 사용해서 그런거구요.

실제로 하루일상의 상당량을 컴 앞에서 보냅니다.

정말 씼을 때만 빼고요.


처음 컴을 쓸 때부터 인터넷이나 클라우드의 개념이 없을 때부터

컴을 하나의 종합적 도구로 사용하긴 했습니다.

모든 자료, 모든 놀거리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한다..가 모토였달까요.

책이야 도서분류 기호 950대의 책이 80%는 차지하겠지만(나머지는 만화 군사잡지)

그 만큼의 자료를 노트북에 넣어두고 다닙니다.

그리고 한때 인코딩업자이기도 했지만 볼 애니를 테라 단위로 쌓아두기도 하죠.

정말 컴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은 일종의 비난이기도 하고

전기와 반도체문명이 중단되면 무용지물이 되겠지만

현제 제 삶에 대한 찬사로 변환해 듣습니다.

왜냐하면 아예 인터넷에 흔한 회원가입조차 하나도 안하신 부모님을 제외하면

그 비난에 그다지 근거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그들이 가진 전화기가 제가 들고다니는 넥7이나 S1080보단 2~3배 비싸요.

그걸로 하는 일의 상당수가 카톡과 게임이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더군요.

설득력이 없어요.


출처는 제멋대로 카이조.. 몇 권이었더라?


서울에서 보는 풍경 중에 제일 짜증나는 것이

지하철에서 다 내리기 전에 타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기,

꼭 길목에서 사람들 통행하기 였는데

요 몇 년간 그보다 더한 것이 대수를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저 위의 모든 행동을 화면 들여다보며 하깁니다.

맨날 돌아다니면서도 컴퓨터질한다고 욕을 먹지만

아주 나사 풀렸을 때 빼곤 걷거나 승하차할 때는 커버를 덮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남의 갈 길을 막거나 해를 끼칠 권리는 없습니다.

갑자기 다리가 이상해져서 거꾸러지는 거야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 것이 옳지 않은 걸 알면서 하는 건 분명 자기 잘못입니다.


솔직히 에스컬레이트에서 화면 쳐다보며 내려가는 사람을 벌레로 봅니다.

(저번엔 후지쯔 초창기 윈도 태블릿-무겁..-으로 만화보며 계단 올라가는 용자도 봤..)

가뜩이나 무게중심이 안정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걷다보면 흔들릴 수가 있어요.

사람이 보행을할 때 기본적으로 발 하나는 붕 떠있거든요.

그나마 고정된 지상에서야 균형을 잡지, 이동중인 트랙은 위험합니다.

아무도 없을 때 넘어져 다치면 그저 자기 업보인데

누가 있을 때 걸고 넘어지면 그건 그 사람의 죄악이 됩니다.

언제나 균형안 잃고 잘 다녔다고요? 언제나 항상 그럴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아무리 바빠도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이용할 때는 

멀찍이 떨어져 맨 뒤에서 탑니다.

(저는 연약하고도 병약한 19세 소녀니까요)


뛰는 거, 아주 바쁠 때는 그럴 수도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저도 춘천역에서 1년에 2회가량은 뜁니다.

(뛰면 꼭 차가 먼저 가더군요. 뛰나 안뛰나..)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바쁘지도 않은 사람이 현대도시인 코스프레 하며

(제가 전철을 이용하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이 아닙니다. 사람 많은 거 싫어해서..)

게다가 화면에 넋놓고 올라가고 있어요.

영화를 보거나 무한도전을 보거나 카톡을 하던가..

자기는 그러고도 스마트하고 하는데 솔직히 목줄 걸린 개지 별거 없어요.

정말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는 그걸 이용하지 

거기에 모든 것을 혼을 빼앗기진 않아요.

서퍼는 파도를 타기 위해 바다를 나가지 

물에 빠져 죽을라고 그러는 건 아니란 말입니다.

그래놓고 스마트부심 펴는 사람은 아예 상종을 안합니다.

어느 아가씨는 아침에 스마트폰이 아니라 무가지 보며 가는 사람 

없어보인다는 말도 하더군요.

정말 그 개인의 본질은 도구를 움직이는 사람인가

넋을 빼앗은 그 기계 자체인가 의심해야할 문제입니다.


기술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는 L모 전자의 광고가 나왔을 적에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저는 시스템이나 기술에 집착하는 아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항상 자유롭지만은 않고

기술이 인간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그것이 상업과 결합하면서 약간의 자유를 주는 척하고 본질적으로는

예속관계를 더욱 고차원적으로 강화시켰다고 봅니다.

사람을 만날 때도 카톡이나 페북을 하고,

걸으면서 바쁜 척 뭔가 한다는 게 고작 그거, 그렇게 매우 중요한 일일까?

물론 그걸로 일만, 중요한 것만 해야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몇몇은 칭송하는 BOYD(Bring Your Own Device) 말이야 멋지지

제기랄 그 말 나오기도 전에 이미 실행하고 있었지만

그거 쉬어야 할 시간에도 일하라는 목줄이 되는 거죠.

(밥먹으로 가는데도 누가 호출할 지 몰라 서류들 띄워놓고 대기해보쇼. 밥이 넘어갑니까?)

그런 자본주의 노예 생활을 하라가 아니라 

적어도 자기가 능동적으로 움직여야할 때 넋놓지 말자는 겁니다.

무슨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 안주는 범위에서도

그 작은 시간에 자기의 주체성을 잃지 않는 게 가능해져요.


어제 밤에 춘천에 돌아와 인터넷을 켜니 박상원씨의 말이 기사화 되었더군요.

이 양반 잡스를 까네.. 와아 대박이다.. 했지만

(뭐, 제가 사석에서 하는 말보다는 온건합니다. 박상원씬 순해요)

스마트 기기에 정줄을 놓는다는 것의 문제만은 동의합니다.

물론 그 뒤에 나온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냥 벌거벗고, 수렵채집어로하며 움집에서 사시라고 말하고 싶지만요.


적어도 과거에도 기술결정론자들은 많았지만

정신 자체에 목줄이 걸리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쟁기가 사람을 끄는 거 봤나요?
무슨 피를 부르는 마성의 칼은 환타지에만 나오는 거죠.

물론 대다수의 대중이야 물이 목까지 차오르기 전엔 움직이지 않았거나

지금 물이 끓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을런지 모르지만

자기가 쓰는 도구에 정신적으로 목줄잡히지는 않았습니다.

제발 부탁드리는데 무슨 기술 이야기하며 허튼소리 하는 작자들도 싫지만

과거의 노비나 농노들을 비판하면서 자기는 도구에 넋을 판 사람은 되지 맙시다.

그들이 무식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당하고만 살았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도구인 쟁기에 끌려다니진 않았습니다.


말꼬리 ----------------------

1. 때론 삼국사기 글을 쓰며 이런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구헤헤~ 구헤헤헤헤~ 구헤헤~


2. 새 컴을 손에 넣어도 이런 표정이 되긴 합니다.

3. 첫 짤방은 나는친구가적다 4화, 세번째 짤방은 오빠지만 사랑만 있다면 관계 없잖아의 한 장면.

4. 어디까지나 인용입니다. 구헤헤~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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