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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정지원명 금동삼존불입상(보물 196호)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자료로 보는 고대사

정지원명 금동삼존불입상(보물 196호)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6. 10. 12:46

어제 아는 분의 부친상이 있어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결혼식은 못가도 상가에는 간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는데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일정과 겹치면 못가지만요..)

오랜 시간동안 알고지낸 분이어서 안갈 수는 없더군요.

자정께 돌아와 기진맥진했다가 일어나

칠지도 얘기나 해볼까 금석문책을 펴보다 생각이 나서 이걸로 갑니다.

(그렇다! 짐순이는 지조때로 살아가는 19세 청순가련 병약미소녀였던 것이다!!)


출처는 아래 소개할 문화재청 링크를..


1919년 부여의 부소산성 안의 사비루 근처에서 불상이 하나 발견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부처를 보살 둘이 보좌하는 삼존불의 형태이지요.

가운데 부처를 본존불, 양 옆의 보살들을 협시보살이라고 부르죠.

(이른바 업계용어. 알아두시면 박물관에서 편합니다..)

불상이야 전형적인 삼국시대 불상입니다.

대개는 불상하면 대웅전이나 비로전에 자리한 큰 불상을 생각하시는데

삼국시대에는 손에 쥘 수 있거나 품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불상도 많이 만들어집니다.

당시의 불교는 거의 상류층의 전유물에 가까웠고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인녕을 위해 작은 불상을 조지하기도 하고

또는 마치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같은 곳에서 작은 사당을 집안에 두는 것처럼

사적인 기도처를 만들 때 이런 불상을 안치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 불상 자체로 짐순이가 다룰 것이라곤

이 블로그를 자주 들어오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그래도, 짐순이는 비싼 아이여욧!)


이 불상의 광배 뒷면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죠.

(나주배의 별종이 아닙니다. 불상 뒤의 후광, 아니 화염을 표현한 넓은 부분입니다)

鄭智遠爲亡妻

趙思敬造金像

早離三

<실제 명문에선 도라는 글자의 상단 좌측의氵가 아니라 阝입니다>

이를 풀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정지원이 죽은 아내, 조사를 위해 금불상을 공경히 만든다. 아내여 어서 삼도를 떠나라.

이 불상을 보물로 지정할 1963년 당시 백제 금석문이라고 해봐야

부여신궁 조성 공사중에 발견된 사택지적비와 '전부'명 표석,

갑신명 금동석가불 외 몇몇 명문밖에 안나오던 시절입니다.

백제사 연구에 있어 빅뱅이 된 무령왕릉은 발굴되지도 않았습니다.

실명이 나오고 삼국시대의 불교신앙형태나

내세에 대한 사유체계가 드러나는 면에서 중요성을 가집니다.


원래 이 글을 쓰면서 혹시 불상은 삼국시대가 맞지만 

명문을 새긴 연대는 후대가 아닐까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지원이라는 이름이 너무 생경하거든요. 

아내의 이름도 조사..라 설마 조씨?

고려시대 대표적인 여성금석문이라할 "최루백처 염경애 묘지명"에서도 보여지듯

고려시대에조차 여성의 이름이 붙는 것도 매우 희귀한 예입니다.

하니 조선시대에도 이름을 가질 수 있었던 여성이 몇이나 있었겠습니까?

물론 실록이야 뒤져보면 좀 나오지만 

그나마 상당수도 아지, 개똥이라는 식의 아명인 경우도 많죠.

그래서 순간 회의도 했어요.

그런데 뒷 구절을 보면 만든다는 말이 있으니 

후대의 것은 아니죠.

아마 고려였으면 불경이나 불화를 그렸을 겁니다.


아내 조사야 조씨성의 사라는 이름의 여성이던,

아니면 조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던가.. 읽기에 따라서 다른데

정지원이라는 이름은 지금도 잘 쓰는 이름이지요.(너무 현대적이야!!)

뭐, 중국계 인물일 수도 있고 활발하게 

중국문물을 받아들인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 어느 쪽으로봐도 무리는 없지요.

하여간 이 짧은 글에는 삼국시대의 어느 인물이 자신의 일찍 죽은 아내의 명복,

업보에 시달리지 않고 어서 해탈해서 영원한 평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부쳐~핸섭!!)



말꼬리 ---------------------------

1.

황룡사 9층목탑이 검색어의 상위를 달려도 그 분위기를 이용해 글 하나 쓸 생각도 않고

지난 글에 칠지도 질문이 하나 올라왔는데 댓글로 떼우고는..

이것도 하나의 모에로 정착하지 않을까요?

하루히는 뒤로 '데레데레'하기라도 하지

짐순이는 오로지 '츤츤'의 한 길로!


2. 

위 사진의 링크를 겁니다.

http://www.cha.go.kr/korea/heritage/search/Culresult_Db_View.jsp?mc=NS_04_03_02&VdkVgwKey=12,01960000,34

여기 해설을 읽어주는 MP3화일도 다운받을 수 있군요.


3.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제공하는 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

정지원명 금동삼존불입상의 명문이 안올라와 있네요.

한국고대사회연구소에서 만든 한국고대금석문 자료가 올라와 있어

금석문을 입력할 필요 없이 긁으면 땡이었는데..

만약 위 명문이 길었으면 이 글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번역문을 그대로 옮기자니 너무 딱딱해 약간 의역했음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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