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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새로나온 금속활자에서 생각해야할 것들..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와 과학기술

새로나온 금속활자에서 생각해야할 것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7. 19. 00:00

그제 아침에 집을 나서자마자 치과로 갔습니다.

사랑니가 아파 잠을 못잤거든요.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데 사람들 보라고 신문을 늘어놓았더군요.

조.중.동.

뭐, 밀리터리 리뷰나 뉴턴이라던가 뉴타입(냥타입은 바라지도 않아!!!)이 있었다면

두시간도 기다렸겠지만 그건 바라지도 않고..

외면하려던 차에 중앙일보 1면에 뭔가 수상쩍은 기사가 있어 펼쳐보니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가장 오래된 것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였습니다.




위 링크 기사에서..


직지보다 138년 이상 앞섰다고 합니다.

직지가 1377년에 만들어졌다니까 그냥 138을 빼도 1239년입니다.

한국에서는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다스리던 시대고

서양에서는 성왕 루이가 활동하던 시댑니다.

(그러니까 사자심왕 리차드, 살라딘, 그리고 로빈 후드!!)

거긴 "신께서 그걸 원하신다"는 말로 사막에서 싸울 적에

우리는 금속활자를 만들고 있었다는 거죠.

그 잘난 중세 기사가 마을의 처녀를 성폭행해서 벌어진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기사가 '어이 없는 소리다' 그 한마디에 무죄가 되던 시대 말이죠.


그러나 짐순이는 마냥 '우리짱!' 외치려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아예 왕조가 바뀌고 그 왕조가 안정적 순항에 접어들던 

1455년에 구텐베르크가 성서를 출판하지요.

현존하는 직지보다 90년 가량 늦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어느 것이 인류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는가를 묻는다면

절대로 우리의 금속활자라고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1800년대 후반 독일에서는 크롬 도금을 통해 

금속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중국에서 3천년전 유적을 파니 그런 도금을 한 칼이 나오더군요.

또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 아래에 교각을 세우지 않고 

양쪽의 높은 절벽을 연결하는 다리 공법을 개발했습니나.

게르버 공법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그런데 1300여년 전 일본의 어느 절벽에는 나무로 만든 그런 다리가 세워져있었고

아직도 남아있다고 합니다.(백제계 도래인이 세웠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은 그냥 단순히 적을 물리친 대승이 아닙니다.

함포로 대변되는 근대 해전의 핵심이 뭔가를 보여주는 

그야말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케치같은 군사적 역신이었습니다.

그 잘난 전열함의 시대는 한참 후의 일이고

이 당시 유럽의 함선에는 비눗물이 무기 중 하나였습니다.

상대 배에 부어서 적의 무장병들을 슬랩스틱 코메디 하게 만드는 용도엿지요.

1571년의 레판토 해전에선 적의 배에 올라 칼질하는 전투가 주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다로 나가긴 커녕 전날의 패배자들의 식민지가 되었죠.

마지막으로 더 황당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17세기까지 유럽은 철생산에 있어 중국을 뛰어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때론 온 유럽의 제철생산량이 중국의 제철소 하나에 미치지 못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제철소를 만들던 그 해에

중국은, 청제국은 황제에게 반역할 무기를 만들 우려가 있다고 있던 것들도 부숴버럽니다.

아! 세조도 동북아의 호전광 아버지가 열라 키운 화포기술 아작내죠.

자기처럼 불행한 찬탈자는 없어야 한다고.. .


(간만에 기술결정론자들 디스도 할께요)

아직도 기술 하나 나오면 '그것이 짱짱'거리는 

가금류에 가까운 지능을 가진 이들이 오늘도 나불댑니다.

그냥 돈이라도 받고 떠들면 기특하기라도 하지(그래도 돈은 벌잖수. Sshang!)

기술은요. 만들었다고 다 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특허니 뭐니 개발의 독자성도 입증해야 하고요.

그것을 구현할 현재의 기술과 상업성, 

그리고 그걸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해야 합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나온 것들도 사람들의 선택을 받아야 해요.

3m의 포스트잇도 버림받은 아이디어의 패자부활전이었구요.

요즘 첨단비행기의 복잡한 기술의 원천도 2차대전 중, 또는 그 직후에 개발되었는데

받쳐줄 기술이 안되어 이제야 겨우 구현된 것도 있고,

이지스처럼 195~60년대부터 삽질이란 삽질 다해가며 개발한 것도 있죠.

스텔스 개념 자체는 이미 2차대전 중에 나왔어요.

그걸 항공기에서 구현하는 방법 찾는데 그 시간이 걸린거지..


그냥 첨단 느낌 나고 혁신적으로 보인다는 것 중에서 

정말 돌아보면 그거 혁신이었지 하는 거 그다지 없어요.

처음에는 발열이 없어보였는데 1주일쯤 사용하고나니 

한여름 대구날씨같은 노트북이 되는 것처럼(정말 달걀이 익더라. 아스팔트에서)

돌아보면 What the fuck같은 결과를 낳는 것도 많죠.

또는 사람의 인식이 기술을 그걸 못따라가는 경우도 많아요.

요즘처럼 첨단 범죄들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무심한 타인의 권리침해같은 것도 그렇죠.

그냥 새 기술이 나왔으니 아주아주 둏은 일이어요!!..라고 외쳐요.

뭐 어떤 군사학 논문들도 새로운 무기 나왔다, 당장 바꿨다..라는 논조가 보이는데

피식 웃죠.

기술에 목매달고 사는 현대의 군대도 신무기 적용하는데 몇 년이 걸리는줄 알긴 아나.

짐순이 앞에서 나 군대나왔다능 목에 힘주고 다니는 양반들도 그런 소릴 하더만

우리나라 앞 번호(6.25 이전 창설) 사단 중 하나는 

아예 신장비 베타테스터라는 건 아나 모릅니다.

단순한 장비도 굴리고 굴려 실제 테스트해야 겨우 적합성 판정을 받는데..

지금 현재 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IT 기기 중

단순한 기술적 임상실험은 끝났지만 

사회적 임상실험이 끝난 건 별로 없어요. 

아직 사람들이 제돈 내고 테스트 하는 거지요.(물론 삼성이 가장 악독하지만 결국은...)

그냥 기술결정론에 파묻혀사는 가금류들에게 하고픈 말은

지금은 혁신이라고 칭송 받는 것이 나중에는 악으로 자리할 것도 있다는 겁니다.


다시 저 활자로 돌아갈까요?

그냥 세계 최고라는 말만 듣고픈 한국사회는 그냥 저 활자를 박물관에 모셔놓고

숭배하기 바쁠 겁니다.

뭐, 땅따먹기해서 다른나라 쳐서 땅빼앗고 결국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왕도

우리가 본받아야할 지표라고 떠드는 #%#%^$ㄲ^*(^*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그냥저냥 넘어갈 일일 수도 있죠.

(물론 땅이 재산이던 고대에 지금과 같은 반전의식을 기대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만

그걸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칭송할 이유는 없잖아!!

역사사기꾼들아. 아놔, ##$^$^&$&*^*(%$^&#$#%$*&*)&%&*%&*!!)


구텐베르크는 이름도 없는 청주의 기술자들보다 분명 늦었습니다.

그러나 구텐베르크는 한 문명권의 미래를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구텐베르크가 다 한 건 아닙니다. 

그는 나중에 파산했어요. 하지만 씨를 뿌렸지요.

베네치아의 알도 마누치라는 출판 업자는 고급 서적의 인쇄에 머물던 인쇄를

휴대에 편리한 문고판의 보급에 사용합니다.

그냥 상의 주머니에 살짝 집어넣어도 되는 크기의 책이죠.

지금의 문고판, 또는 페이퍼백의 원조입니다.

물론 한 쪽에서는 이 씨바야 지구는 안돈다니까하고 윽박지르기도 했지만

알도 마누치는 유럽에 지식을 급속도로 전파합니다.

조정 방어율을 적용한다면 지금 초광속 인터넷 보급과 맞먹는,

어쩌면 더 클지 모를 사회적 변화에요.

물론 그때 유럽인들이 지금처럼 잘난척할 수 잇는 정도에 이르진 못했습니다만

지금까지 수백년 동안 그들보다 훨씬 잘난 애들도 그들의 손가락 방향을 주시합니다.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은 그냥 기술이 나왔다가 아닙니다.

(특히나 뭐가 하나 만들어지는데, 하나의 토양을 다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볍진들이 말은 제일 많아요. $^%$^&$&%&*!!)

왜 우리는 그런 파도를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휩쓸렸을까

그것도 그냥 조상을 디스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그런 발달한 기술을 창조한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을까를 고민하고

또, 우리에게도 그런 귀신의 손이 존재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어야 해요.

그냥 줄줄 암기하는 게 역사가 아니에요.

(솔까말 이상한 애들이 역사학자들보다 더 잘 외운다에 500원 겁니다)

또는 서구 역사철학의 수혜를 입은 분들이 가끔 역사의 교훈성에 조소하는 걸 보는데

그 역사철학이 나오던 시대 인간들이 

역사의 교훈을 무시하다 #밥되는 걸 겪었다는 건 생각도 안하지요..


말꼬리 ------------------

1

가끔 아직 질풍노도의 10대 기질이 남아잇어 격한 표현이 나와도

실제 표현은 그것보다 100배 더 쎄다는 것으로 위안 삼아주세염.

사람한테 의자도 던지더 애가 글로만 하는 것도 나름 진화라능..


2.

기술의 혁신성 이상으로 대접받아야할 개념은 범용성이란 겁니다.

(이건 짐순이가 한 말이다! 기술사에 이름 좀 남겨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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