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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너님부터 책 읽으세요.. 본문

GR맞은 짐순姬

너님부터 책 읽으세요..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7. 21. 00:24

짐순이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다가 하도 4가지 없는 답변만 하는 통에

시집도 안가고 애도 없는 게 재수없다고 소문이 나서

이젠 아무도 안물어봅니다. -_-;;

그러니 지금 누가 물어도, 어느 대단하신 분이 물어도

그에 대한 대답은 항상 같을 겁니다.


먼저 너부터 책을 읽으세요..


책을 얼마나 읽으시냐고 물어보면 하나도 안읽는답니다.

한 페이지 넘기면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답니다.

원래 적었던 독서량이 아예 끊기고 나니 그쪽에 대한 능력이 봉인된 겁니다.

사실 이해할 수 있는 문젭니다.

어른은 먹고 살아야 하고 가족이 있으면 희생해야하는 것도 있고

어지간한 경제력 아니면 우아한 생활이란 꿈도 꾸지 못하죠.

그런 건 솔직히 이해해야할 문젭니다.

그렇다고 아주 봉인된 건 아닙니다.

그러다 다시 시작하면 아무리 배트 스피드가 떨어져도 

그동안 사회에서 먹은 물이 그걸 보충해주더라구요.

1~2년 조금조금 공부하면서 풍월 하나 기가 막히게 뽑는 분들을 봤어요.

그러나 대부분은 그럴 여유가 생겨도 타성에 젖어 

뭔가 초입에 약간 버거우면 걍 놔버립니다.

그리고 애들을 휘어 잡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초등 고학년이 되었다 해도 

아직은 부모를 따라가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요즘은 그 의존도가 심해져서 밥과 반찬을 준비해놓고 나가도 

그걸 꺼내서 못먹는 애들도 많아요.

짐순이는 그때 혼자 볶음밥도 만들어 먹고 그랬는데..(1년전쟁이 강하게 키웠다!!)

그런 아이들에게 부모는 책대신 스마트폰이나 쳐다보면서

책이 더 좋은 거니까 그걸 많이 보래요.

그런데 애들은 의존도가 강할 뿐 멍청이가 아니죠.

그 좋은 걸 왜 아빠랑 엄마는 안할까?

당장이야 말 안들으면 밥이 없으니, 

또 대들만한 이론적 근거와 화력을 갖추지 못하고

(눼, 이게 구비되면 사춘기의 시작이죠)

그냥 따라가지만 문제는 자기의 한계를 모르는 상황이라

부모의 강요가 던지는 압박을 자각하지 못한 생태에서 지쳐버리죠.

왜 애들이 초등학교때는 반짝거리다 중학교부터 망가질까요?

사람의 뇌가 그렇게 황의 법칙처럼 진화하진 않았는데

부모의 압박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죠.

멜서스의 이론을 응용할 머리가 있다면 

이 파국을 이론적으로 풀어보고 싶지만 그건 무리고...


자기는 안하면서 자식에게 시키지 맙시다.

자기는 수업시간에 졸거 졸고 방과후에 

빵집에서 우유랑 단팥빵 시켜놓고 데이트 해놓고

애들 스케쥴은 연에인 저리가라를 만들데요.

자기들이 애들에게 강요하는 것처럼 수업 집중했으면 지금 뭐할까?

다 자기들도 겪은 거라고요?

아놔 늬덜이 배우던 교과서랑 애들이 배우는 교과서 수준이 같은 줄 알아요?

자기들 중학교때 배우던 거 요즘 초등학교 때 배우고,

고등학교 때 배운 거 중학교에 배우느라 숨찬데 

또 그걸 선행학습이니 뭐니 더 땡겨하데??

서울같은 도시가 아니라 읍단위 동네에서 초3에게 중2수학 가르친다고

자랑하던 엄마랑, 또 그걸 부러워하는 엄마들 아직도 안잊혀집니다.

애는 자기도 모르게 성격 붕괴하고 있더만.. .

당신덜 배우던 빨간 문법책, 성문 기초영문법(성문종합영어는 이해못한 거 다 압니다..)..

요즘 애들은 원서로 봅니다. 

애들 가방 들춰다보면서 하나도 안찔렸죠?(에라이! $^%$^&&*^*%^!!!)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나듯, 분명 애들도 당신들 자식일텐데

자기들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외쳐놓고

애들한테는 성적만이 지고지순한 가치라고 가르치시데요?


오늘 집에 들어와 뉴스를 보니 초등학생 의대보내겠다고

의대 교양수준 강의 듣게 하고 그러네요.

고교 경제 공부시킨다고 맨큐의 경제학 원서 읽게 하는 부모는 정말 천사였어!!!

자기는 하나도 안하면서 남들보고 정직해지라는 높으신 분들이나

자기는 공부(어른의 단계는 자기계발이죠)하는 모습 보여주지도 않고

모두의 마블이나 하던가 무도나 보던가 카톡만 해대면서

책 많이 읽고 뭐 다하라네.. 지구의 지전 주기가 56시간이라도 되는줄 아나보지..

지들은 호모 에가스터고 애들은 크로마뇽으로 진화한 줄 아는 걸까?

또 이런 얘기 하면, 결혼도 안하고 애도 없으면서 뭔 소리하냐고 떠듭니다.

정말 목까지 올라와요.

그럼 늬들은 그시대 살아보지도 않은 내 애긴 왜 듣는데??????????????????

뭐 이랬다간 4가지 없는 애란 명성은 이웃 항성계까지 퍼지겠지.. 아놔..


모르겠습니다.

사실 짐순이는 부모가 책 한 줄 안읽는데 책을 잡은 희귀종이긴 합니다.

또 인문학쪽에 관심 있는 사람을 찾으려면 한 외가 8촌까지 뒤져야 해요.

(외눈박이 모빌슈츠를 만드는 지오닉사에서 건담이 만들어진 꼴이랄까..

정말 이 중에 간첩이 있는 것 같아란 말을 종종 듣습니다)

정말 누구 영향을 받아 책을 읽은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위의 전제에 해당되지 않은 돌연변이지만

그걸 빌미로 너희들도 가능하다 이런 사기 치고 싶진 않아요.

(뭐 돈이 떨어지고 양심도 바닥나면 모릅니다. 19살도 타락하는 거죠. -_-;;;)

작년엔가 어디 갔는데 스마트폰으로 애들 지적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는 

어느 약장수의 법회를 문 너머로 듣다가 의자들고 난입할까 고민한 적도 있고

(정말 아는 분 난처할까봐 참았다...)

어찌하다보니 학원계에서 한자리 하는 교육사기꾼들의 설법을 들을 때가 있는데

그렇게 애도 낳아보고 알 거 다 안다고 뻐기시는 분들이

고개 끄덕거리는 거 보면 짐순이의 존재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사실 애들에게 자유롭게 읽히는 책보다 선행학습이 중요하단 생각은 절대 안합니다.

공부 빨리 시작해서 일찍 방전되어 결국 더 뒤쳐지는 사람 많이 봤어요.

부모에게 말도 못하지만 붕괴된 건 맞고, 또 말해도 그걸 이해못하고..

과연 그렇게 초기부터 앞서 나가는 버릇이 든 애들이 본방에 잘할까?

(보통은 본방에 어설프게 안다고 깝죽대다 말아먹더군요.

또 안그럴 능력이 되는 애들은 진흙탕에 굴려 방치해도 알아서 할 극소수의 굇수들이죠)

그냥 자기 내키는대로 책을 읽은 애들의 정서적 깊이를 따라갈 수 있을까?

요즘 인터넷에 zot문가가 많은 것도 어설프게 지식은 쌓았는데

그걸 내재화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사람에 대한 데이터는 잔뜩 있지만

사람과 사람들이 만든 것들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었달까?

가끔 사람의 행위를 해석하겠다는 사람들이 

정작 하나도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봤기에 그닥 놀랍지도 않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싶다면 먼저 본인부터 읽는 모범을 보이시고요.

공자가 그러잖아요.

권력을 찬탈한 놈이 나라에 도둑 많음을 걱정하니까

너부터 잘하면 아랫것들도 잘한다고 대놓고 까잖아요.

그냥 애들 수준에 맞는 걸 권해주거나,

아니 그냥 나쁜 거, 너무 어려운 거만 안잡는 선에서 놔두세요.

적어도 자아가 풍성해지기 전엔 까불어봐야 거기서 거깁니다.

자기의 열등감을 애들에게 투영하지 마세요.

당신들보다 너무 똑똑하면 오히려 산부인과에서 뒤바뀐 거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니까..

자기는 전문대 나오고, 주변 엄마들은 4년제 나왔다고

괜히 멀쩡한 아이를 윽박지르는 엄마도 봤어요.

정말 멀정하다 못해 지옥에 떨어뜨려도 낙천적일 아이에게 가해지는 폭언은.. .

에휴..


그냥 주변에 널려진 애들의 말로가 뻔히 보이니 답답하고

초딩에게 의대 선행을 시키는 보모 자격도 없는 것들,

그리고 그들에게 약파는 사기꾼 벌레들을 보자니

이 블로그랑 전혀 관계 없는 넋두리를 이 밤중에 풀어놓게 됩니다.



이게 그 압박의 결말입니다.

숨만 쉬면 다 사는 거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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