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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역사가 역시 시대의 자식이다..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역사가 역시 시대의 자식이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9. 20. 16:15
"역사가는 알다시피 사람의 개인이다다른 개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사회적 현상으로서,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의 산물인 동시에 사회의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대변자이다. 바로 이런 자격으로 그는 역사적 과거의 사실을 연구한다. 우리는 때때로 역사의 경로를 '움직이는 행렬(moving procession)'이라고 말한다. 비유는, 만일 그것이 역사가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외딴 바위에서 광경을 내려다보는 독수리로 혹은 사열대에 있는 귀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는 결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역사가는 다만 행렬의 어느 부분에 끼어서 터벅터벅 걷고 있는, 하나의 돋보이지 않는 인물에 불과하다. 그리고 행렬이 어느 때는 오른쪽으로 어느 때는 왼쪽으로 틀어지면서 또는 때때로 갑자기 행진해온 쪽으로 되돌아가며 굽이칠 때마다, 행렬의 여러 부분들의 상대적인 위치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고, 그래서 가령 중세는 세기 전의 우리의 증조부들보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가깝다고 말한다거나 단테의 시대보다 카이사르의 시대가 우리에게 가깝다고 말하는 뜻이 완전히 이해될 있는 것이다. 행렬이-그리고 그것과 함께 역사가가-움직여나감에 따라서 새로운 광경과 새로운 시각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역사가는 역사의 일부이다. 행렬 속에서 그가 있는 지점이 과거에 대한 그의 시각을 결정한다..."

- E. H. Carr, What is History?  
2 사회와 개인

 

역사를 공부하겠다는 사람에게 권할 책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본디 현대사 특히 건국 초반 소련연구자였던 칼슘아자씨가

BBC 라디오 강연에서 한 강연 원고를 토대로 책으로 엮은 것이지요.

한국에서는 서양사 연구자의 개척자들이 소개한 이래

몇몇 학교에서는 필독서가 되었지요.

그러나 세월은 흘러흘러 짐순이의 세대에 와서는

서서히 잊혀져가는듯합니다.

 

간간히 역사학개론서에 대한 욕구는 있는데

대체로 서양의 역사철학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현실입니다.

일부 서양사에선 우린 철학도 있고약간 우쭐대기도 했는데

(그래봐야 말끝마다 남의 생각인용뿐이어서 그닥 감동은 없었지요)

뭐, 사실 역사철학은 동아시아나 중동문화권에서도 그 역사가 깊죠.

다만 한국사의 경우, 자생적 발전의 맥이 한 번 끊겼던데다

일제에 의해 왜곡된 걸 바로잡는데 무려 반세기 가량을 보냈습니다.

또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고요.

(연구자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학문의 자립도 포함해서요)

서서히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중입니다.

또 길고 긴 배경에 대한 잡설은 넘어가고..

 

이 대목은 짐순이가 저 책에서 읽은 가장 인상 깊은 대목입니다.

어찌보면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달까.

한 시대, 또는 긴 흐름을 본다고 자기를 현자로 착각하는

어설픈 사람들에 대한 일침이지요. 

설령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유영을 하고 있더라도

결국은 현실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술집에서 빠다바른 목소리로 역사와 미래를 떠들더라도

결국은 관측자가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전쟁이라도 터지면 폭격에 흔적도 없이 날아간 그 흔한 NPC,

또는 내장을 내놓고 널부러진 병사1이 된다는 것이죠.

역사가는 결코 초월적인 존재도 아니기에 함부로 잘난척 마라..

이런거죠.

책장을 덮으면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이 시대도 현시창이죠.

 

그렇다고 또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매번 이 시대를 십상시와 황건적, 동탁이 활개치는 환령지말,

또는 원숭환이 어이 없게 죽어가던 명말 숭정제 시대의 재림이라고 보는데요.

역사책에 간략하게 서술된 이야기를

마치 우리 시대의 것처럼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군요.

그래그래, 나도 알 것 같아. 마자마자.. 내 말이...

아! 이거 장점이 아닌가?

 

말꼬리 --------------------------------------

1.

이 정권 초반엔가 전임가카 말엔가

어떤 패션진보 나부랭이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지금 이런 지도자를 배출한

우리시대는 후대에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했더니

자기는 뽑지 않았으므로 전혀 그렇지 않다.

역사에 창피할 것이 전혀 없다. 나는 예외다..

이러던 것이 불연듯 기억나네요.

그 얼치기가 역사를 공부한다고 했다면

다시는 절대 그 사람 글을 안읽었을 겁니다.

2.

한달 가까이 고대사 책을 읽지 못했네요.

이런저런 일로 지금은 금단현상까지...

3.

윈도8 RT 초기화, 윈도8 신규, 윈도7에서 8로의 업글을

무려 이틀째 하고 있는데

그동안 시작메뉴를 빼곤 윈도8에 대한 평가는 극히 호의적이었지요.

그런데 업데이트만은 정말 최악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하루 종일 업데이트를 해도 안끝납니다.

덩달아 서버랑 연결해서 깔아야하는 한글 2014도 역대 최악.

(2014는 그 거 빼곤 만족합니다)

XP시절에는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포맷하고 프로그램 까는 것도 모자라

모든 설정을 한시간 안에 다 마쳤는데

7부터는, 구입한지 1주 만에 포맷, 설치 20번은 하던 애가

2년 동안 세팅한 거 손도 안대는 아이가 되어버렸어요.

노트북의 복원구역도 날려버리던 짐순인데...

이젠 복원돌리는 것조차 피하게 되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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