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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단기적으로는 비관론, 장기적으론 낙관론..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단기적으로는 비관론, 장기적으론 낙관론..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5. 12. 28. 15:46

짐순이는 오로지 비관론의 한 길로 간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요즘들어 생각해보면 아주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올해만해도 단기적으로는 콜로니도 떨어지고, 루움에선 전력이 송두리채 날아가고, 총사령관도 포로가 되었지, 지구의 반이나 점령당했거든요? 전황도만 보면 언제 권총을 입에 물어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이건 미노프스키 입자가 없어도 안보여!!) 마치 사이드 7에 수송함 하나 희멀건 거 한 척 입항했는데 이제 승리는 우리 것이다..라고 득의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달까요?(위의 내용욘 기동전사 건담 1화 초반을 봐야 이해할 수 있긴 합니다. 대중성은 포기한거냐!!!)


상황대처 능력과는 별개로 모든 계획을 짤 때도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그걸로 모자라 야구로 치면 3연전을 임하는데 전승이나 2승 1패, 아니 1승 2패도 아닌 영봉패만은 면하자는 식으로 임해서 소극적이라는 욕을 먹는 짐순이입니다만.. 천성이 비관론자에 가뜩이나 우울한 일 투성이인 역사책을 읽다보니 장미빛 환상으로 가득찬 기획을 봐도 어차피 망할 거.. 이런 생각을 하지요. 무슨 팬질을 해도 광빠짓을 안하게 되는데는 이런 면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지경에 빠지면 종교에 귀의하거나 소양강의 다리 하나에 올라갈 테지만 또 그게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요즘 뭔가 필요한 게 있어서 토마스 바필드의 "위태로운 변경"을 읽고 있습니다. 서문을 읽는데 유목세계와 농경세계의 끊임 없던 갈등을 순환하는 것으로 보더라구요. 어차피 한 놈이 강하면 다른 놈은 수그려야 하고, 또 강한 놈이 약해지면 숙였던 놈에게도 기회가 옵니다. 이것은 토인비가 "역사의 연구"에서 말하는 변방이 새로운 활기를 가져온다는 생각과도 연결됩니다. 한미디로 수도가 시골되고 시골이 수도가 됩니다. 이런 걸 흔히 상전벽해라고 하죠. 


역사학자들이 접하는 단기적 전망이 좋았던 것은 인류사에 극히 드문 황금시대일 것입니다. 그외엔 잘쳐줘야 견딜만한 시대였다..고 할 정도? 그런데도 그런 그들도 장기적으로 어떻게 본다면 의외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시각에서 보자면 이건 마약과 같은 자기 최면일 수도 있습니다. 


사마천이 말하 것처럼 사람의 생간을 먹던 도척도 3대는 잘 먹고 잘 살았고, 바르고 곧게 살려던 백이와 숙제는 산에서 굶어죽었습니다. 황제의 불합리한 명령에 충신은 반역자가 되어야 했고 그를 변호하던 역사가는 "여보시오 의사양반, 내가 고자라니!"를 외치게 됩니다. 그 황제의 치세 중 4명의 승상 중 3명이 처형당하고, 전쟁에 이기고 와도 중죄를 선고받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놈의 명예욕에 이역에서 죽임을 당한 백성들은 뭐고, 그들에게 목숨과 얼마 없는 재산을 빼앗긴 주변 사람들은 뭔 죄인가? 그 나라도 얼마 못가 지리멸렬하게 망했고 다시 살아난 그 나라도 시종 휘청거리다 마지막은 처참합니다.


사실 역사라는 것이 위대한 왕과 장군들의 자기자랑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잘난 사람들도 모르는 것이 그 와중에 꿈이 산산이 부서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보자면 회의감도 들만한데, 그럼에도 다시 보는 것은 그래도 즐거운 것이 그것이고, 또 그 이야기들의 누적 속에서도 인간 세상이 조금은 숨쉬기 편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지요. 위대한 일과 조각난 꿈만큼이나 물에서 육지로 올라간 최초의 양서류같은 바보들의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럴 시간에 가족들 보살펴라, 돈벌어라, 애가 운다, 부인이 아프다, 멸문지화다, 달걀로 바위치기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무모하게 몸을 던지는 바보들이 있어 역사가들이 자살을 하지 않는 힘이 되는 것 아닐까요?


오늘도 선더볼트 주역에서 40기의 형제들이 폭죽처럼 터져나갔고, 조만간 아 바오아 쿠에서 한여름 불꽃 놀이처럼 화려하게 터질 예정이지만 우주세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건 자쿠가 아니죠. 요즘 포스팅의 반이 우울한, 또는 욱하는 내용이지만 장기적으로 그것들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정말 역겨운 광고지만 그래도 저 말이 정답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말꼬리 ---------------------

1. 

처음에 든 예가 이해 안되시면 임진왜란 때 평안북도와 전라도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옥포만에서 수군이 승리한 상황으로 바꾸면 될라나요?

2. 

건담학(?) 논자들 사이에서 짐순이의 생산량을 두고 소수설과 다수설이 대립하고 있는데 그렇게 뻥뻥 터져나갈라면 수백대 찍어내선 택도 없습니다. 오늘부로 중립, 유보적 입장을 깨고 다수설에 귀의함을 선언합니다!(대체 쟈브로의 부모들은 얼마나 대단한 난봉꾼이길래 석달만에 수천 대나 뽑아대는 겁니까? 한무제 때 승상 유굴리의 형제들이 세자리수 였다는데!!!)


왜그런지 Queen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가 듣고 싶네요. 이 그림만 보면 또 우리 형제자매가 먼지를 먹고 있어..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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