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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온달 01 - intro/온달에 대한 소개 본문

삼국사기를 읽어보자!/고구려이야기

온달 01 - intro/온달에 대한 소개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09. 7. 24. 23:00

아래 흐릿한 게 보이면 지는 겁니다..


자, 시작해볼까요?
드디어 삼국사기 권45, 열전5 온달전의 첫머리,
온달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소개하는 대목입니다. 
먼저 왼쪽의 문장을 보기 쉽게 옮겨봅니다.


- 원문
溫達 高句麗平岡王時人也
容貌龍鐘可笑 中心則曉1)然
家甚貧 常乞食以養母
破衫弊履 往來於市井間
時人目之爲愚溫達

- 해석문
온달은 고구려의 평강왕 때의 사람이다.
용모는 파리하여2) 우스웠으나 마음만은 밝았다.
집이 매우 가난하니 항상 음식을 구걸하여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떨어진 옷과 헤어진 신으로 저자거리를 왕래하니
당시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바보(같은) 온달이라 하였다.

주 :
1) 정문연 본에 따라  曉로 수정
2) 龍鐘 : 늙고 여위었다는 뜻이나 파리하다로 수정. 이기백, '온달전 검토'("백산학보" 3, 1967 ; "한국고대정치사회사연구", 일조각, 1996)를 참조.

사실 온달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온달이 공주와 혼인을 하여 성장하는 전반부,
출세를 하고 한수유역 수복전에서 전사하기까지의 후반부,
이렇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아주 간단한 소개글에 해당합니다.
먼저, 그의 가문에 대한 소개가 없다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의 가문이 한미하였거나 평민이었다는 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입니다.
실제, 그 당시 고구려의 귀족들의 기록이나 묘지명 같은 것을 보면
최소한 왕성 어디에 살았다는 것이나
조부 또는 5대조까지 뭘 해먹고 살았나 하는 식의 기록이 있습니다.
으를테면 아무개는 왕성 동부인 출신이고 조부는 대대로 모(某),
부는 대장군을 지낸 모(某)다.. 이런 대목이 없단 말이죠.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은 신분이 낮았거나
특정한 이유로 조상의 기록을 내세울 수 없는 상황,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대신 평강왕 때 사람이라는 기록만 나옵니다.
평강왕, 이 왕호 때문에 평강공주란 단어가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누구일까요?
삼국사기에 따르면 평원왕의 별칭으로 평강상호왕이 나오고, 삼국사기 왕력에 평국왕이란 별칭이 나옵니다.
(이 평국왕이란 이름은 평강왕의 오'타'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 평원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평원왕은 559년에서 590년 사이에 재위한 고구려의 25대 왕입니다.
이 분에 대해서는 차차 이야기 하도록하죠.(네, 주연은 다른 분이시니까요)

온달의 가정환경과 그의 인간됨을 소개하고 있는데 상당히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꽃미남이라거나 훈남은 절대 아니었죠.
집이 너무 가난하여 걸식을 하지 않고는 노모 봉양도 쉽지 않은데
거지행색을 하고 밝은 마음으로 저자거리를 다니니
사람들이 '저 바보같은 온달'이라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어라? 바보가 아니라 바보같은, 또는 어리석은 온달이라고 불렀지
본인이 바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군요!

온달이 정말 바보였는데 마누라 잘만나서 호강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그의 사는 모습이 바보같았다는 소릴 들었다는 것이죠.
이 것이 온달전을 읽기 시작하는데 필요한 핵심 정보였습니다.
다음은 공주가 어떻게 온달에게 시집갔는가하는 대목으로 넘어갑니다.

기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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