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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전공얘기가 가장 어려워요.. 본문

GR맞은 짐순姬

전공얘기가 가장 어려워요..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5. 27. 21:47

원래 어제쯤 백두산과 발해멸망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주 1회는 쉬어줘야 맘이 편하니 오늘은 올렸어야 했지요.

주말이라 일도 안하고 집에서 종일 뒹굴었는데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뭐, 이 블로그는 철저하게 마이너로 시작하고 지금도 그런 셈입니다.

삼국사기를 읽겠다..

아마 원문이나 번역문 올려놓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런 미친 짓을 할 사람이 없긴하죠.

그나마도 1년전에 하다가 멈춘 상태입니다.

역사글도 올리고 전시 안내도 하고 세계사 글도 올리지만

사실 이 블로그의 주업은 삼국사기 읽고 고대사 이야기 하깁니다.

그런데 그게 좀 겁이 납니다.


원래 공부할 때, 책을 열 권 넘게 책상 위에 펴놓고 왔다갔다하며 책을 봅니다.

그리고 언급된 책이나 논문이 나오면 또 그걸 봐야 다음 문장으로 넘어갑니다.

자칫 잘못하면 중심잡기 힘든 괴랄한 공부법이긴 한데

왜냐하면 거기에 드는 에너지가 엄청나거든요. 

버티면 좋은 결과, 못버티면 붕괴인 무모한 공부라 욕을 많이 먹습니다.

그래서 얻은 것이 자료에 대한 집착, 도서관에서 빌리는 대신 전부 구입하자,

어디 갔다가 그거 못볼 때는 미치니 다 전자화일로 만들자는 증세 덕에 얻은 20기가 넘어가는 PDF.

그리고 해당 사항에 대한 모든 정보를 구비하지 않고 그걸 소화해내지 못하면 한 줄도 못쓰는 거.


덕분에 전공부분 이야기 할 때가 제일 두렵고 또 어렵습니다.

다른 가능성은 없는가, 달리 봐야할 것은 없는가, 찾지 못한 정보는 없는가..

이래서 몇년동안 쓴다던 논문이 있었는데 고고학 자료가 전혀 나오질 않아 쓰지 못하고 있고

회사에서 강사교육용 교재를 만들다가 단 한 줄을 채우는 게 어려워

집에서 책을 실어오고 그러고도 모자라면 서점으로 달려가 사오고 그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냥 기존 거 편집하면 1주일이면 되는데 무려 4년이 걸려 만드네요.

서양사나 과학쪽 얘기는 그런 과정이 좀 덜한데(그렇다고 배째지는 않습니다)

전공공부하듯 하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이해의 폭이 좁다보니 한계가 있어 아예 맘이 편한데

전공 시대 이야기는 한 줄 쓰는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니

조금 몸 않좋은 시즌이 오면 덜컥 겁이 납니다.

(지금 종합병원 4개과 순방에 한의원까지 다닙니다. 진짜 병약미소녀입니다;;;)


좀 쌍판 강화하고 마구 써갈겼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는 거 참 답답하군요.

제 선생님은 제 이런거 잘아시고 제발 고치라고 하시는데

인간의 본성이란 게 쉽게 고쳐지나요.


우선 백두산 얘기는 내일쯤 하고, 전쟁과 무기 얘기 후반부 마치고

스스로를 다그쳐서 다시 삼국사기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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