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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요즘 이런저런 일로 "낙랑군 호구부"를 보고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선 낙랑군의 비중이 크지 않았는데 마치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걸려버려 발목잡혔지요. 그래서 졸음과 싸우며 보고 있는데 재미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낙랑군이 최대 25개현이 있었지만(진번과 임둔군을 폐지하며 그 소속 현들이 낙랑군으로 이관되었지요) 그 정확한 위치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남은 조각의 사료와 지명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긴 했습니다만 현의 중심에 존재해야할 현성이 9개인가 밖에 안남은 것도 딱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지요. 그동안 우리가 낙랑군의 현의 위치를 생각하는 것은 두계대마왕 이병도의 지명비정, 그리고 중국 역사지도였습니다. 마침 이병도의 책은 다른 곳에 있어서 일단 평소에 많이 이용한 담..
브랙시트인지 뭔지에 대해 한 마디 건들자면 쌤통이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이제 니들도 제대로 망할 때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그들은 항상 대륙과는 엇박자를 타고 다녔기 때문에 대륙의 연합에서 발빼고 싶은 것은 꽤나 그럴듯하다. 그로부터 축적된 역사적 경험을(주로 이긴) 되새김질하고 싶은 것이다. 아니 근대의 복잡한 외교사에 한정짓지 않아도 초기 기독교 사회에서 영국은 꽤나 괴랄한 길을 갈뻔했다. 그랬으면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절에 개박살이 난 건 독일이 아니라 영국이었겠다 싶을 정도. 하여간 대륙과는 다르다! 대륙과는!!..유전자가 그들에게 내재되고 유전된 것이다. 역사적 맥락의 배경은 그렇다. 하여간 어느 해인가 영국의 외무장관이 현재(21세기 초) 국제분쟁의 80%는 우리탓이다란 발언을 했을 ..
삼국시대 전성기 지도는 어느 시험에서나 많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단순한 팁을 드리자면 이 전성기 지도가 어느 나라의 것인지 아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밖으로 뻗어나가는 화살표의 출발지가 어딘지를 보면 됩니다. 단순히 땅 넓이는 고구려가 항상 넓지만 백제나 신라도 나름 커지고 있으니까 땅 넓이로 따지면 좀 곤란합니다. 이 지도는 어느 나라의 지도인 것 같나요? 2번은 고구려가 아직 오녀산성 인근에 짱박혀있던 건국초입니다. 서력으로 치면 기원전 36년.3번은 국내성으로 천도한 직후 북쪽으로 부여랑 치고박던 1세기 초의 고구려 이야깁니다.4번은 신라의 건국초로 낙동강 동쪽을 야금야금 먹어치우던 1세기대 입니다 실직은 지금의 삼척이고, 압독은 경산입..
위서僞書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가짜 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전적 의미는 단순합니다. 그러나 역사학에서 보는 위서는 사전만큼이나 명료하진 않습니다. 왜 위서가 나오는 걸까요? 2016년에 짐순이가 그럴싸하게 책을 한 권 썼다고 합시다. 그런데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며 말하기를 ‘이건 수백년 전의 위인인 안문호 선생의 글인데 이제 발견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세상에는 연방의 하얀 악마 안문호 선생의 저서가 나왔다고 좋아할 겁니다. 물론 2016년엔 갖가지 검토 수단이 있어 먼저 원고의 상태, 사용된 어휘, 구사된 문법 등을 따져 위작 여부를 파악하겠지만 과거에는 없습니다. 어지간한 경우 그냥 안문호 선생의 저작 목록에 들어갑니다. 요즘같이 저작권이 중요한 시대에 이런 행동은 정신 나간 짓이지요...
나름 글을 쓴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보는 건 이 블로그의 거친 글이다.(그렇다고 나머지 글이 또 정연하진 않아) 대다수는 보여주지 않고 혼자 끙끙거리고 있다. 지금 쓰는 것은 안풀릴 때는 원고지 30매를 4달 걸려 쓰기도 하고, 딱 (b5 사이즈로 놓고 글을 쓴다) 세 줄 고치는데 책을 다섯권을 펼쳐 놓기도 하고, 딱 한 줄 쓰느라 책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작업 중인 하나는 10년 잡고, 또 하나는 쓰다가 늘 그렇듯 짐순이 선에서 폐기할 지도 모른다. 참 전업으로 글을 썼다면 "스무살까진 살고 싶어요"가 이루어질지도 모른다.(헐 19살인뎁) 대단한 사람도 아닌 짐순이조차 글을 쓰는게 매우 조심스럽다. 사실 아무렇게나 쓰자면 원고 30매는 두어시간이면 쓰는 글이다. 그럼에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으련만,..
죄송합니다. 아주 오래간만에 일요일에 글을 쓰는데 많이했던 봄노래의 반복입니다. 듣기좋은 꽃노래도 세 번 하면 질린다는데 말이죠.(물론 아이돌 마스터 노랜 하루 종일 들어도 다음 날 또 듣습니다) 미사협이라는 ㅂㅅ집단의 출현을 알리는 연합뉴스 기사(제목 적기도 민망하다) 오늘 기사를 보니 한군현 문제로 촉발된 문제는 드디어 환단고기 신봉자들의 엽합체 결성까지 이르렀군요. 이건 뒤에 할 짐순이의 이야기보다 더 반복되는 노랩니다. 지난 세기 70년대에 안호상을 중심으로 역사바로 잡기 운동같은 게 있었고, 거기서 확대된 힘은 80년대 국사교과서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 일을 굳이 말하자면 시즌3 정도는 됩니다. 다만 논쟁의 중심축이 한군현으로 변한 것이 다릅니다. 아니 사실은 전혀 다른 것은 아닙니다. 정..
이건 쉬어가는 문제입니다. 이제야 문제 옆의 배점에 눈이 가는군요. 1점짜리는 반드시 먹어달라고 사정하는 점수입니다. 맞아도 크게 기쁘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배점이 높은(주로 응시자를 결정장애로 만드는) 문제를 풀 시간을 벌게 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틀리면 의외로 타격이 큽니다. 발해의 유물을 묻는 문제는 초-중 레벨입니다. 보통은 초등학교 문제에서 그 나라의 것을 골라주세요. 또는 아닌 것을 골라달라는 문제에 출연합니다. 고등학교나 일반 대상 문제는 더 복잡한 것을 이야기하느라 출연이 뜸하게 되죠. 특히나 발해 유물로 시험에 나올만한 것은 몇 개 되지 않으니 기억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물론 시험 안보면 넘어가도 됩니다) 왼쪽은 상경성에서 나온 돌사자, 오른쪽은 절터에 홀로 남은 석등입..
910년을 고대로 보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많이 갈리는 듯 합니다. 아예 7세기에 중세가 시작된다고 보는 학자도 있고, 또 936년의 후삼국 통일을 염두에 두더라도 후삼국 시대는 은근히 고려시대사로 넘기는 느낌을 가지지요. 언젠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교통정리가 될 겁니다. 짐순이는 적어도 신라가 망하는 그 순간까지는 고대로 보는 입장이라 후삼국도 고대사에 넣고 있죠. 하여간 910년의 한반도와 만주 일원에는 4개의 국가가 병존하고 있었습니다. 가와 라는 그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발해와 신라입니다. 나는 궁예의 후고구려, 다는 견훤의 후백제지요. 발해는 거란에 의해 멸당당했으니 ㄱ은 통과궁예는 신라의 왕족이라 하죠. 그러니 ㄴ은 맞고견훤이 고구려 장수출신이려면 대체 몇 살? ㄷ은 통과.발해 건국 초에 신..
문제 자체는 매우 평이합니다. 삼국시대에 들어온 외래 사상이라고 해야 유교, 불교, 도교거든요. 그런데 이 중에서 전파 경로가 분명한 것은 불교뿐입니다. 유교는 중국의 한자문화와 함께 들어온 것 같은데 구체적인 시점은 좀 애매합니다. 다만 중국과 직접 맞장을 떠야했던 고구려나 낙랑과 대방군과 교류가 일찍부터 있었던 백제는 좀 빠른 시기인 것 같습니다. 신라는 적어도 내물왕 언저리부터 슬슬 맛을 본 것 같습니다. 삼국의 금석문을 보면 각국의 유교문화 수입의 시점이나 깊이같은 것이 차이납니다. 도교는? 고구려의 초기 벽화고분부터 도교의 냄새가 좀 나긴하고, 백제도 나중에 근구수왕이 되는 백제왕자가 고국원왕의 군대를 무너뜨리고 추격하려고 하는데 장군 하나가 도덕경을 인용하며 추격을 말립니다. 다만 원시적인 도..
갈까말까하다가 지친 기체를 이끌고 중박에 다녀왔습니다. 이 불상 둘을 보기 위해서지요. 일시 : 기획전시실장소 : 2016-05-24~2016-06-12링크 : 중박 소개 페이지 일본불상은 나라박물관에서 꽤 많이 보았고,(거긴 상설전시의 상당수가 불상입니다) 나라를 돌아다닐 때마다 마주치는 절에서도 보았지요. 또 전에 중박에서 비와호 주변의 불상에 대한 특별전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나라박물관에서 일본불상과 함께 중국불상도 좀 모아서 전시를 했는데 그것들을 보았을 때 느낌은 참 우리 나라 불상이 특이하네 였습니다. 중국과 일본 불상은 표정의 선이 굵습니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주기도 하고요. 한국의 불상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도 종종 있습니다만 그래봐야 우리나라 전체 불상 속에서 강한 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