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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어떤 의미로 경주는 지랄맞은 곳입니다. 천 년을 넘게 한 국가의 수도로 있었던 곳이라 모종삽 하나만 꽃아보려 해도 골치아픈 일이 비엔나 소세지처럼, 아니 텍사스 벌판의 버팔로 떼처럼 밀려온달까요? 농담삼아 화장실 수리만 하려고 해도 도장 받아야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비슷한 동네가 있네요. 로마Roma라고..) 한때 현 가카의 빠더께서 경주시민들을 전부 소개시키고 통째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데 요즘은 그냥 예산 잡히는대로 한 채씩 야금야금 사들여 발굴을 합니다.. 아마 사들이는데만 2백년은 걸리겠지만 이게 맞는 겁니다. 지금 경주박물관에 널려있는(?) 상당수의 금제유물도 꼭 어느 반듯한 무덤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설마 여기에도.. 싶은 곳에서 건져낸 것도 꽤 될걸요. (직접 그것들을 발견..
금관총 큰칼 ‘이사지왕’ 명문 확인… 고분 주인 밝혀졌다 고려와 조선 이후 단일화된 권력만을 보고 자란 분들에게고대사에 권력구조를 이해시키기가 힘듭니다.언젠가 조선시대 후기 연구자이신 분과 대화하다 싸울 뻔 했던 적이 있는데생각해보니 그 분과 저의 개념 자체가 달라요.선조가 아무리 발광을 해대도 이순신이 택할 길은죽어라 충성을 바치거나 군대를 이끌고 서울로 쳐들어가는 길 밖에 없지요.충무공에게 던져진 카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중앙집권화가 상대적으로 늦은 유럽도프랑스왕에 대해 독자적 왕국 수립을 모색한 샤를 용담공같은 이도 있지만그의 시대 자체가 왕에게 납작 엎드릴 수 밖에 없었지요.그러나 한국의 고대는 다릅니다. 고대사에서의 국가는 일부 연구자들이 착각할 정도로 정연하지 않습니다.물론 일부 기록에 담겨..
원문劒君出至近郞之門 舍人等密議不殺此人 必有漏言 遂召之 劒君知其謀殺 辭近郞曰 “今日之後 不復相見” 郞問之 劒君不言 再三問之 乃略言其由 郞曰 “胡不言於有司” 劒君曰 “畏己死 使衆人入罪 情所不忍也” “然則盍逃乎” 曰 “彼曲我直 而反自逃 非丈夫也” 遂往 諸舍人置酒謝之 密以藥置食 劒君知而强食 乃死 君子曰 “劒君死非其所 可謂輕泰山於鴻毛者也”원문 번역검군은 (관아를) 나와 근랑의 문하에 이르렀다. 사인들이 몰래 의논하기를 ‘이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필히 말이 새나갈 것이다’라 하였다. 드디어 그를 불렀는데, 근랑은 그 모살(기도)를 알고 근랑에게 작별하며 말하기를 ‘오늘 이후 다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라 하였다. 근랑이 이유를 묻자 검군은 아무 말도 안했는데 다시 세 번을 묻자 이에 그 이유를 간단히 말하였다. ..
만약에 역사서적, 그것도 전공 서적에 '캐사기 유닛'이란 말을 붙일 수 있다면 이 책에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한국고대사를 전공하는 이들 중에서 글을 쉽고도 재미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을 꼽는다면단연코 김기흥 선생이 들어가야 한다.물론 그만이 글쟁이는 아니나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힌 글쓰기는 가장 뛰어나다. 『새롭게 쓴 한국고대사』부터 대중을 위한 역사서는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실,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공부한 것이 아닌 이상 대중들을 위해 글쓰는 게 매우 어렵다.적어도 글짓기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 한국에서라면 그렇다.다른 사람들이 이 글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감도 서지 않지만같은 전공자를 위해서라면 아주 간략한 약어같은 단어로도 충분히 뜻을 전할 수 있다.말하지 않고 전하는 건 초코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