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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길게 간다. 매우 길게 간다.. 본문

GR맞은 짐순姬

길게 간다. 매우 길게 간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6. 12. 13:25

원래 IT블로거가 될뻔한 적도 있었다.

뭐, 이쪽이 전공도 아니고 그저 노트북을 오래썼다. 이것저것 써봤다.

사과제 짝퉁 생리대 말고 태블릿을 오래 써봤다.


IT블로거 했음, 아마 이딴 사진 올리고 열나게 쌈박질 했지 싶다.


적어도 기술과시 대신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이었다.

뭐, 한때는 선생님들부터 후배들까지 노트북 구매시엔 꼭 불려갔다.

그냥 비싼 거, 상표, 성능에 얽매이지 않고 그 사람이 필요한 수준을 집어내는 것이니

골라주고 욕을 먹진 않았다.

적어도 소비자 중심 블로그라면 그렇게 꿀리지 않을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안했다.

한 번 하면 거기에 몰빵을 해야하는 성격상 전공 교재도 한 줄 채우려 책 한 권 사는 인간이 

타전공에 대해 하나 쓰려면 해야할 노력이 뻔히 보였다.

공부도 해야하고 현재의 직장에서 전국구로 도는 일을 하다보니 기회비용이 맞지 않았다.

(요즘엔 널널하지만 그땐 1주 내내 터미널을 이용했고, 차가 모텔이었다.

나중에는 매점에서 음료사다 50원 모자르니 매일 오신다고 깎아주더라. -_-;;;)

이 블로그도 방치하던 시절이라 딴 거 할 명분도 없었다.

본진 버리고 멀티 하는 거 성격에 안맞는다.


어제도 지인과 블로그 얘기를 하는데

평소 이것저것 하라고도 하고(IT도 이 놈이 하한 거였다), 

최근엔 알라딘 창작블로그도 하라는데 그것도 안했다.

사실은 이렇게 미친듯이 글을 올리는 것도 예상 밖이었다.

주초의 폭주야 주말 출장의 분노 폭발이었지만

원래 글 하나 쓰려면 머리 속에서 굴리고 굴리다 지쳐서 나오는 스탈인데

한 몇 년 봉인시켰더만 샘 자체가 말랐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매일 한 편은 나온다.

다른 분들이야 그저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이건 사실 선캄브리아 폭발 만큼이나 폭주하는 셈이다.

이게 일시적 현상인지 몇 년 간 참은 만큼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건지 판단이 안섰다.

원래 몰아치기가 일상이지만 이번엔 감이 안왔다.

그래서 뭔가를 또 시도한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외부에선 원고 펑크 잘내고 잘 뻗는 체질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15년 전에 못 쓴 것으로도 끙끙 앓는다.

삼국지 2를 할 적에 최단 통일이 6시간이라는데 혼자 1주일을 넘게 했다.

완벽한 승기가 보이지 않으면, 우리의 인재와 자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절대 안나섰다.

뭐, 그런 스탈이다.


아마 이 블로그는 아주 길게 갈 것 같다. 

무리하지 말고 조용조용. 한참 태그를 쌓다보면 알아서들 찾아온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와 유사한 블로그가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도 있어서 

네이버 검색어 제한도 그리 영향을 받지 않더라.

(천성이 남이 안가는 길만 골라서 가는 터라 이런 감은 귀신같다.)

그리고 폭발할 주제도 아니고 설력 폭발한들 여기에만 매달려 관리할 여력도 없다.

하루 50명, 월 1500명 방문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이상 이만하면 충분하다.

현재의 교류범위도 만족할 수준이고 (더 오시는 건 안막는다)

파워블로거가 되겠다는 등의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

이 블로그에 한정된 자원만을 배분하는 이상, 모든 자원은 글 내용에 집중한다.

이 밋밋해 보이는 디자인, 누군들 욕심은 없겠으랴.

원래는 새하얀 바탕화면, 15년전 홈페이지에서 쓰던 벽지 거 가져오는 걸루 퉁쳤다. 

그런 거 신경쓰고 얽매이다 보면 왜 이 글을 쓰는지 목적이 전도된다.


다시 말하지만 추천에 목매지 않겠다.

아주 오래전 피디박스의 업로더던 시절에도 추천은 거부했다.

한때 모 애니는 [*****] 닉넴 붙은 화일로 다 감상하던 시절에도

등급은 남들보다 항상 낮았다.

그래도 정말 좋았던 건 방문한 사람들이 남겨주는 얘기였다.

추천안주면 안할꺼라는 둥 징징대는 거 정말 싫어해서 일부러 그랬다. 

뭐가 생계에 도움되냐 그거 바라보느니 밖에 나가 일하면 밥은 안굶는다.

추천 안받으면 다음뷰에, 티스토리에 글도 못 올리고 밥도 굶는다더냐.

어차피 월급은 우리 회사 보스가 주는데(평소엔 악덕기업주라고 부르는..)

그저 철자 틀리고 이해 안되는 말 나올 때 지적해주고

의견교환하면 이 블로그는 성공한 블로그다.

간혹 글에 오덕질하면 알아들으시는 분, 같이 키득거리면 좋고.


어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며칠 전부터 생각해오던 목표를 밝혔다.

다음뷰 베스트 하나도 안먹은 블로그 되는 것.

되나 안되나 무지 재미있을 것 같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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