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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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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5권이 나왔습니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9. 13. 22:42

1. 마쿠베 : 우라간, 그것은 좋은 것이다~!

며칠 전에 타임스퀘어 교보점에 들러 그냥 돌아보다가 나오려던 차에 발견하고 집어왔습니다.

계속 5권이 언제 나오나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이었죠.


시리즈로 나오는 책들 중 밀고 있는 게 만화에서 신부이야기와 3월의 라이온이라면

인문계열책으로는 강신주 선생의 제자백가의 귀환(사계절)과 

공원국선생의 이 춘추전국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 논어랑 좌전 읽으면서 공부를 시작하다가 위진남북조를 거쳐

이젠 당나라로  관심을 옮긴 지 오래라 오래간만에 보는 춘추전국시대가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냥 사기열전 나열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만의 해석이 듬뿍 담긴 책이라 더 끌렸는지 모릅니다.


특히 공원국 선생의 책은 역사가의 입장에서 쓰여진 거라 입맛에 더 맞긴 합니다.

(강신주선생은 공자♡자공 지지자의 시각에선 좀 껄끄럽긴 해여) 

관중이나 진문공, 초장왕, 정나라 자산을 그릴 때 보여준 필력은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다만 가장 기대했던 정 자산은 좀 약했지요. 진문공도 그랬고 

이 분은 홀수권은 역대급으로 써서 짝수권이 상대적으로 밀립니다)


사기에서는 오월의 항쟁이 마치 공자를 구하기 위한 자공의 치밀한 외교력탓으로 그려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중원국가들의 생각이고

이 책은 어디까지나 오월과 초라는 당사자들의 시각에서 봅니다.

그게 이 책이 가지는, 안읽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입니다.

특히 오자서란 질풍노도의 사나이가 가진 매력,

오월초 3국의 사람들이 얽히고 설킨 인과관계만 가지고도 이 책은 본전을 뽑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었다면 공원국이라는 사람은 그저 이야기꾼에 지나지 않겠지요.

이미 진문공을 다룬 2권, 초장왕을 다룬 3권에서 춘추시대가 저물고 

전국시대로 변하는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 책에선 진짜 춘추전국의 경계선은 어디냐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니 그것으로도 좋지만 

흔해빠진 춘추전국시대 역사이야기책과 다른 것에 목말라 하신다면

이 책에서 공원국이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경청해도 좋을 일입니다.

특히 마지막의 누가 승자냐란 결말은 나꼼수 봉주 19화의 괴전화 이야기만큼의 납량특집입니다.

(저자 만세!!!!!!!!!!!!!!!!!!!!!!!!!!!!!!!!!!!!!!!!!!!!!!!!!!!!!!!!!!!!!!!!!!!!!!!!!!!!!!!!!!!!!!!!!!!!!!!!!!!!!!)


2. 우라간 : 대령님, 그 도자기는 가짠데요

앞에서 나오다가 집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책인데 나오다 우연히 집어들다뇨.

1권에서 4권까지 동일한 디자인이던 책이 5권부터 바뀌었습니다.

다들 생각이 틀리겠지만 일관적인 디자인에 권마다 다른 색깔이 주는 통일성은

독자들에게 이 책의 상표로 남는 것입니다.

신간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지 말라고 머리 위에 사이렌이 10개나 울려대는 효과를 주지요.

이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도 바로 이 책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북디자인의 변화였습니다.

기존의 책이 춘추전국이야기란 제목을 강조했다면 5권은 부제를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책이겠지 하고 지나칠뻔 했습니다.

이게 1권의 디자인이었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12권까지 일관성을 주기만 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그러나 책 디자인의 변화는 사실 독자들의 익숙함을 저해합니다.

같이 꽃아놔도 뭔가 안맞는 느낌, 막 치과치료를 마치고 난 후의 이질감이랄까.

물론 그 알맹이는 그대롭니다. 홀수권의 전투력은 다리를 오돌오돌 떨게 합니다.

그러나 이 디자인은 전혀 혁신적이지 못합니다.

(요즘은 개나소나 다 혁신이라는 유행이라 저도 해봤어여)

원 디자이너와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

그게 아니라 저번 께 맘에 안들어 새 디자인으로 가자란 이유였다면 한 마디 할께요.

趙家之馬! 이것도 문화다. 이딴 거지같은 개념은 수정해주겠어!

(아~ 이것이 젊음인가.. 하던 말던)


믿고 읽는 저자만 아니었다면 살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정부 수립 이후 장관만 바뀌면 지 취향대로(실은 지가 유학다녀온 미국의 각 주의 교육과정에 맞게)

바꿔버리던 교육정책을 보는 것 같아 심히 불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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