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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다리따윈 장식이라니까요..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와 과학기술

다리따윈 장식이라니까요..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12. 6. 13:45

기동전사 건담에서 레귤러 맴버가 아닌데도 유명한 인물를 꼽으라면

당연히 이름도 없는 지온의 기술병을 꼽아야 할 것이다.

뿔달리고 3배나 빨리 맛이가는 로리 대령에게 마지막 MS 지옹을 건네며

다리가 없다니까 "다리따윈 장식이라구요.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란 

불멸의 대사를 남겼다.

이름도 없는데 이렇게 회자되는 인물도 건담월드에선 보기 힘들다.

(주인공인 우주굇수 안문호의 명대사도 고작 몇개라공!!!!)

토미노가 어떤 생각으로 이 대사를 집어넣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대사는 굉장히 역사적인 대사이기도 하다.

기술사든 제도사든 인간이 만든 인공물의 모든 것에 다 같다 붙여도 다 말이 된다.


일년전쟁사 하권, 28쪽. 혹시라도 저 치마 아래를 들여다보면 자칫 분사화염에 구이가 될 수 있다. 판치라 금지!


오늘도 IT관련 글에는 핑크빛 전망 만이 넘쳐난다.

아니면 이미 확실히 망해가는 회사의 소식이 균형을 잡아줄 뿐이고.

그러나 스펙사양, 선전문구 그대로 뭐든 이루어지는 일은 존재한 적이 없다.

아니면 날개 한쪽이 날아가고도 무사히 귀환해

제작자조차 놀라게 한 이스라엘 공군의 F-15같은 괴랄함을 보여주거나.

(당초 6개월만 돌아가도 성공이라던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몇 년을 살아 돌아다니고,

한참 전에 죽었어야 할 보이저 호는 지금 태양계를 벗어난다)


며칠 전 재미난 글이 하나 올라왔었는데 방금에야 보게 되었다.

IT 부서가 인정해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 10가지

야구단이 1년 내내 128경기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아주 개념잡힌 프런트가 뒤에서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1개의 군부대가 제 임무를 정확히 수행하기 위해선 

후방지원체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회장에서 화려한 프리젠테이션을 펼펴보이고

쌔끈한 모델들이 광고에서 나와 이거 좋아요라고 외치면 뭐든 다 되는 줄 안다.

실제로 그 일이 돌아가기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문제가 생기는 지는 

심지어는 해당 당사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일전에 연평도에 포격을 받았을 때, K-9 자주포가 제 역할을 못했다고 욕을 먹었는데

사실 그정도 가동률과 고장률은 어느 정도 공식이 잡힐 정도고

(전투기를 예로 들면 몇시간 비행마다 1대라는 식의 추락비율 공식도 있다)

그 시간에 직전 훈련에서 전탄 소모한 상황에서 재반격한 시간을 보면 

오히려 화랑무공훈장도 아깝지 않은 수준의 대응이었다.

살다살다 해병대가 존경스러워져 본 적이 처음이었을 정도..

뭐든지 버튼만 누르면 순식간에 모든 일이 다 되어야하는 줄 안다.


저기 저 글이 고마운 이유는 한 사람이라도 읽으면서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덜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저번에도 언급한 전규현님 글도 그렇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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