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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창해군과 창해역사는 강릉에서?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사건과 진실

창해군과 창해역사는 강릉에서?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4. 29. 06:00

아주 오래전에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찾아보다가

좀 생뚱맞은 대목을 발견했는데

박망파에서 진시황을 향해 천근짜리 철추를 던진 

창해역사가 강원도 강릉 출신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ndex?contents_id=E0055555)

그리고 다른 항목에서는 동부여의 수도 가섭원이 강릉이라는 설도 있지요.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ndex?contents_id=E0000234)

최근에 동천왕글을 쓰는 관계로 한군현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는 중에

갑자기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한 번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한국의 지명 중 일부, 또는 각 지명의 별칭이 

중국에서 온 것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래와 같은 지명이라던가

또는 서울과 수원에 존재하는 장안이라는 지명이야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그러나 청주의 별칭이 태원이라던가

(이 지역에 본향을 두고 있는 일부 성씨는 기자의 후예,

그러니까 위만에 의해 밀려난 준왕의 후손이 여기에서 나왔다고 이야기합니다.

태원이나 청주라는 본관을 쓰고 있지요. 

한씨와 기씨, 또 하나는 기억이 안납니다)

강원도의 춘천은 수춘이라고도 부르지요.

(개뿔이지만 나름 성나라 황제 원술의 수도입니다!!!!!!!!!!!!!)


이런 지명은 미국처럼 유이민들이 새로 개척하고 고향지명을 따온 것이 아닙니다.

원래 네덜란드인들이 뉴암스테르담이라고 부르던 지역을

영국인이 잡수시곤 뉴욕이라고 붙인다거나

광대한 루이지애너(루이왕의 땅)의 중심 도시를 뉴올리언즈(새로운 오를레앙)라고

부르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마 고유어로 불리던 지명이 한자의 유입후 적당히 가차하여 불리다가

나중에 중국문명놀이를 하며 (지들 생각으로)멋스럽게 붙인 거지요.

춘천도 수춘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

고구려 사람들은 오근내라고 불렀고

신라인은 우두주라 불렀다가 삭주로,

고려사람은 광해주라고 불렀다가 춘추라고 부릅니다.

아마 수춘이라는 별호는 조선시대에 지역 토착 선비들이

내 고장 현창사업의 일환으로 붙인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수춘이란 지명의 명명 시점은 개인적 생각입니다)


강릉의 별호인 창해군도 어느 시점에 붙여진 것인가 합니다.

다만 강원도 영동지역과 함경도 동해안가의 고대국가인 동예와 옥저,

그리고 강원도 영서지역의 전설상의 국가인 맥국을 어디다 비정하느냐가 얽혀

동예와 옥저가 자리한 지역을 예족, 영서지역을 맥족이 차지한 땅이라 생각하니

마침 한서 무제본기를 찾아보니 

전한 무제기에 예군 남려라는 사람이 항복하니 창해군이 세워졌다더라.

어라 예군이면 예족의 우두머리?

그럼 그들이 항복하여 세워진 창해군은 강원 영동의 중심인 강릉이 아닐까?

뭐, 이런 식의 역사 지리 비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봅니다.


특히나 이런 역사지리 연구가 

조선시대 후기의 실학자들의 국학의식과 연결되기도 하고

마치 현대의 지방자치체의 역사현장사업처럼

이 시대에 각 지역도 역사현창사업이 조금씩 일어납니다.

조선시대 이래 내려온 지방에 대한 사대부들의 자의식이 

지방사 연구에까지 뻗어가는 현상이죠.


그때야 순수 문헌에 의한 연구만이 있었고,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좀 더 관념적인 접근이 이루어졌고

종족이나 국가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입체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A는 B이니, B는 C와 연결되고, 그래서 결론은 D더라..

이런 연구방법에서 중간에 B나 C에 대한 전제가 틀리면

잘못된 결론으로 끝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지요.

뭐, 과거 조선시대 사람들을 뭐라 할 것도 없이

일제 하에서 독립 후 한국사학의 기반을 다지는 상황에서

약간 비슷한 일이 반복됩니다.

동이나 예, 맥, 예맥과 같은 개념에 대해 많은 접근이 이루어졌는데

현재는 잠시 멈춘 상황입니다.


사실 예, 맥, 예맥과 같은 개념은 함부러 단언할 것이 아닌데

학계에선 그 한계를 깨닫고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반면

지방사 연구자(향토사 연구자라고도 하죠)나 

일부 괴랄한 역사책 매니아분들께서 여전히 차용하시곤 하죠.


말꼬리 -------------------

1.

언젠가 춘천에서 맥국에 대한 세미나가 벌어지는 데 갔었는데

좀 존재하기가 심히 껄끄러웟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그런 분들과 함께 마주치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나봅니다.

에휴..


2.

내일은 임시로 본격적인 창해군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동천왕 야그는 어쩌구?

짐순이 맘이어여. 

자꾸 일해라 절해라 하지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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