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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009. 원시시대의 아마조네스는 없다. 본문

역사이야기/세계사 뒷담화

009. 원시시대의 아마조네스는 없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10. 2. 21:05

과거의 사회에 대해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 중 가장 많은 것이

모계사회에 대한 오해일 것입니다.

가계의 뿌리를 모친의 가계를 기준으로 삼는 모계사회와

여성이 주도하는 모권사회의 기본 개념을 사람들은 혼동하고

마치 모계제는 남성위주의 부계제의 진정한 대안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 있었던 호주제 논란과 관련하여

현재 한국사회의 부계 전통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의미의 문제가 대두할 때,

많은 분들이 부계와 모계의 차이를 생각했을 겁니다.

호주제 문제 이전에도 여권운동과 관련하여

부모의 성을 병행해서 쓰자는 움직임도 있어왔고

그에 따라 이따금 두 개의 성을 쓰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어울려 과거에는 모계제가 많았고

어쩌면 남성우위의 시대는 극히 짧은 가짜 전통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봄직 합니다.

그래서 20세기 후반 전세계에서 활발히 전개된

여권운동의 이념적 배경으로 모권사회에 대한 향수랄까

이런 것이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아래의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과연 과거의 모계제 사회는 어떠했을까요?

정말 여성의 힘이 강력했었을까요?


문자이전의 상황은 고고학자료에 의존할 수 없고

문자기록의 시대에 들어서도

많은 기록들이 통치자의 업적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음을 생각할 때,

여성과 관련된 기록의 양은 매우 적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껍니다.

선사시대의 경우, 여성은 출산을 한다는 것 때문에

생명의 신비와 관련된 존재로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낳는다는 것은 곧바로 대지와 연상이 되어

풍요와 다산은 하나의 중요한 힘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다신교계열에 남아있는 대지모 사상이라거나

유독 풍만하게 표현된 구석기시대의 비너스,

가슴을 드러낸 근동의 여신들을 보면

그런 사유가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여성의 신비한 힘.

그래선지 동양과 서양 공통으로 여성 사제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요.


그렇지만 세상의 무게중심은 일찍부터 남자에게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이유는 하납니다.

일찍부터 남성과 여성의 신체 차로 인한 역할분담이 일찍부터 이어졌지요.

농경이전부터 남성은 수렵, 여성은 채집으로 나뉘었습니다.

꾸준히 연명을 위한 식량은 여성들이 집 인근에서 구하는 것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사냥은 한 번 나서면 며칠 걸리기도 하고 또 기술적문제로 실패할 수도 있었지요.

그러니까 시기가 올라갈수록 사람이 사용하는 도구는 그렇게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겨우 약간의 상처를 내고는 과다 출혈로 쓰러지길 기다린다거나

사용한 도구가 털과 가죽을 뚫고 들어가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겁니다.

정교한 발사체를 손에 넣기 전에는 오히려 사냥꾼이 죽임을 당할 확률도 높았지요.

(하다못해 사슴도 오래전으로 올라갈수록 뿔이 큽니다. 지금도 사슴뿔에 찔려 죽는 사람이 나오죠)

하지만 사냥에 성공해 며칠 만에 돌아오더라도

풍족한 영양분을 채울 수 있기에 사냥의 발언권이 채집보다 낮을 수는 없습니다.

또 남자들도 모두 사냥을 하지 않고 채집에 나설 수도 있지만

여성은 사냥에 나서기 힘들지요.

그리고 농경의 시대가 될수록 기본적으로 농경에 남성의 힘이 절대적이었고

또 농경을 하기 위해 숲을 베어내는 일도 남자의 몫입니다.

(다들 선사시대를 떠올릴 때 지금의 개활지들이 원래 존재한 것으로 착각을 하는데

다 평지의 숲을 인간이 ‘학살’해서 자신들이 유리한 환경으로 바꾼 것 뿐입니다)


사슴도 만만치 않단말야! 사진은 니뽄 나라현 나라코엔의 안내판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산업혁명 이전 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나 사람, 특히 남성의 근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생산에 있어서 여성이 남성을 앞지르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따라온 건 역사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여성 스스로의 권리가 인정된 것이 고작 100년,

여성의 노동력도 남성의 부재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고작 반세기,

(두차례 세계 대전에서 여성들이 군수품 생산에 참여한 게 그 어느 것보다 컸지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신체로도 충분한 노동이 가능할만큼

산업화의 기술적 진보가 선보이고 힘이 필요치 않은 일자리가 많아진 게 고작 30년.

그런데 과거로 올라갈수록 어떻게 여성의 힘이 강한 사회가 있었을까요?


어떤 이는 신적인 전능을 과시한 여사제의 흔적과

강력한 권위와 실권을 가진 여왕들의 예를 듭니다.

물론 그 생각이 아주 황당무개한 건 아닙니다.

여성의 신성성을 생각하던 시절에도 정치적 권한은 남자 지도자에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대의 여사제도 어느 정도는 과거의 흔적입니다.

역사적 변화라는 것은 정확히 어느 시점에 일괄적으로 바뀌는 게 아닙니다.

1392년에 고려가 멸망하고 고려가 들어섰다 해서

그 이후에 고려의 잔재가 없던 것이 아니고

그 이전에도 다가올 새시대의 맹아가 나타났던 것처럼요.

현재도 우리는 의식주와 기본 학문, 사유의 많은 부분을

근대 이후 들어온 서양식에 맞추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로부터 내려온 장례풍속이 바뀌기 시작한 건 10년도 안됩니다.

아니 아직도 완전히 벗어났다 할 수 없습니다.

여성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제헌헌법이 나왔지만

여성의 이혼시 양육권이라던가 부모에게서 상속의 지분을 보장받는다던가

이런 것이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는데는 반세기가 걸렸습니다.

10년전까지도 뱃속에 든 게 딸이면 지우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후대의 먼 과거의 흔적이 남았다고 해서

그것이 연속성을 가진 주류의 움직임이었다고 해석해선 곤란하다는거죠.

그리고 여성 지도자의 경우

때로는 남자 계승권자의 성장을 위한, 

또는 첨예하게 부딪치는 정치 집단사이의 중재를 위해 암묵적으로 즉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분들이 종종 언급하시는 신라의 세 여왕도 그런 경우입니다)

요즘에 와서 여성 장관이나 지도자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아, 우리나라도 현재 대통령은 여성이지요.

그런데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비록 신체적 성별은 여성이지만

속은 남성에 가까운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순수한 여성으로는 아직도 확고한 남성의 절대 우위 분야에서 생존하기가 힘듭니다.

그나마 힘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sex가 아닌 gender)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온 현대도 그러할진데

과거에 어떻게 여성우위의 사회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이런 착각은 사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모권/여권과 모계를 구별하지 않은 것입니다.

인류학자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상식이지만

모두 인류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나타난 착오지요.

모계사회에 주목을 하고 원시 모권사회를 찾으러 많은 노력이 행해졌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계제는 존재했고 그 속에서는 자식에게 아버지의 존재감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남자의 영향력이 부재한 건 아닙니다.

네,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이 있지요.

각 사회마다 상이한 결혼풍속에서 언제나 1부 1처제라는 것이 고정적이지 않을 때

또는 남녀관계에서 남자의 역할이 씨내리에 머무르거나

가족관계가 고정되지 않을 때, 부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결국 아이가 태어나도 확실한 건 누구 배가 아팠느냐는 것 뿐입니다.

모계는 그런 상황에서 아이의 ‘족보’에 이정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빠가 누군지 정확하지 않아도 엄마는 확실하니까요.

그러나 모계 집단에 아이가 소속되어 살아가더라도

엄마가 아빠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 보통의 경우 엄마의 남자형제들이 그 집단의 남성역할을 수행합니다.

아버지에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대신 외삼촌이 그걸 수행합니다.

재롱도 받아주고 깽판친 후 뒷수습도 외삼촌이 합니다.

결국 계보는 엄마의 것을 따를 지언정

남자라는 존재의 대체는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마조네스를 찾아다녔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그런 사회가 나올지도 모르지요.

읽을 때 좀 이해하기 어려워했지만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 나오는 가족혼의 형태가 더 이상적으로 보입니다만..


말꼬리 ---------------------

1.

삼국사기읽기를 써야하는데 필요한 책을 안가져왔네요.

울진에 가져온 건 봉평비책, 교역책 하나씩,

그리고 제병연합전술책, 어제 산 세계사책.. .

대체 뭔 생각인거냐.. 웅..

2.

1더하기1은 짐순이

2더하기2는 짐순이

3더하기3은 귀요미

지지 짐순이 지지 짐순이

4더하기4도 짐순이

5더하기5도 짐순이

6더하기6은 쪽쪽쪽쪽쪽쪽 짐순이 난 짐순이

~~~~

3. 

오늘 경기 져도 되는데

호부지 무릎이 그거보다 중요하고..

오늘 패해도 에릭, 찰리 너님들은 우리 에이스라고 생각하려는데

마지막까지 포기 안하네요.

아.. 이기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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