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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두보의 '석호의 관리'에선 아들들을 모두 징집하고도 모자라 할아버지를 데려가겠다며 관리가 문을 두드린다. 산상억량의 '빈궁문답가'에선 밀린 세금을 내라고 촌장이 문을 두드린다. 시대는 늦지만 '청산별곡'에서는 이링공디링공하야 선을 넘으니 사슴이 울타리에 올라 금을 켜는 환성을 본다. 언젠가 이거 이야기를 해야지 하고 묵혀두었던 이야기들이 있었다만 다시 끄집어낼 일이 생긴다.(목가죽 한 장이 엄청 즐겨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내년 상반기..읍읍) 일단 뇌의 먼지부터 털고.. 직관지/백관지, 혹은 당육전의 정교한 설계도, 혹은 스냅사진, 또는 매우 긴 시간 노출을 해서 찍은 사진만 놓고보면 아름답다 못해 현자타임 가질 판이다. 그 기록에는 아랫것들의 파열음이 들리지 않는다. 옹정제가 아닌 이상, 즈은하~ 태평..
빈궁문답가- 야마노 우에노 오미 오쿠라/山上憶良 바람 섞어 비오는 밤의, 비 섞어 눈 오는 밤은 부질 없이 추워서 덩어리 소금 뜯어내어 조금씩 갉아 먹고 찌꺼기 술 마시면서 연거푸 기침하며 코를 노상 씰룩씰룩 엉성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나를 제쳐 놓고는 이 세상의 사람다운 사람 없다 뽐내어도 보건마는, 너무나 추워서 삼이불 뒤집어쓰고 솜 없는 포견의를 있는대로 다 입어도, 이처럼 추운 밤인데 나보다도 가난한 사람의 부모는 배가 고파 떨고 있겠지. 처자들은 힘 없이 흐느끼며 울고 있겠지. 아아, 이러할 때 그대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 빈자의 물음 천지는 넓다 해도 나를 위해서는 좁아지고 말았던가. 일월이 밝다 해도 나를 위해서는 비춰 주시지 않는단 말인가. 누구나가 그러한가 나만이 그러한가. 좀처럼 태..
위의 목판은 가가군(이시카와현 가호쿠군 스바타쵸)에서 관할 마을에 내려보낸 명령서입니다.현재 이시카와현은 옛 가가국과 노토국이 합쳐졌는데(레이디 가가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이 목판은 가가국지역에서 발견된 겁니다. 율령제하면 잘짜여진 국가의 통치체제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중앙정치제도라던가 지방행정구역, 군사제도와 같은 행정기구만을 떠올리기 쉽죠.그러나 실상은 황제의 지배를 백성 하나하나 빠짐없이 전달하는 것입니다.관리들만 잔뜩 모아둔다 한들 그것만으로야 비누하렘에 불과하지요.(이조판서, 등짝을 보여주시오. 즈~은하, 승은~이 망극하여이다~~~~.. -_-;;;) 통일신라를 다루는 수업을 할 때마다지금의 북한을 생각하라고 합니다.5호담당제니, 거주와 이동의 제한, 직업이나 생산, 생활전반에 대한 국..
학교에 가면 회사인간이라고 구박받고(저번엔 대체로 국가와 연관된 일을 하는 80년대 선배들 앞에서'나 홀로 사기업종사자로소이다..라고 개겨보기도 했습니다 -_-;;;)회사에선 아직도 학교 사람같다고 놀림을 받습니다.그래서 기획서를 쓰더라도 학교에선 너무 사회틱해,회사에선 뭐 연구프로젝트 기획서냐 합니다. 마침 율령제와 관련된 정치제도를 건드리고 있고지금 회사도 율령제 도입 전후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수년째 일하고 있는 회사는 들어갈 즈음에도 아주 작진 않았지만어느 정도 부족국가(80년대 들어 맥이 끊긴 용어입니다. 알면 연식인증;;;) 분위기였습니다.자유도가 매우 높고 각각 알아서 움직일 수 있었달까,그러다 요즘은 사무실 인원이 늘어나고,임기응변이 가능하던 조직이 뭔가 체계란 게 생겨난달까처음부터 여기..
맨 처음 시작은 오후에 덥고 졸려서 나꼼수 기사를 읽으면서부터였습니다.벙커1인가 뭔가를 만들었다길래 검색해보니 사무실에서 가까운 것 같아 (버스로 3정거장인가 그렇습니다)지도를 찾아보니 벙커1 바로 옆에 단골 출판사 이름이 뜨길래여기가 거기 맞나 싶어 검색하기에 이르렀습니다.간 길에 인사 드리고 책이나 몇 권 사야겠다 싶었는데바로 며칠 전에 나온 전공서적들이 눈에 띄더라구요.그 중 하나가 통일신라의 율령제였습니다. 조만간 거기 가서 목아돼 싸인이나 받아야지..로 가득차던 머리가순간적으로 전공자의 두뇌로 전환조치 되었습니다.(눼, 목아돼, 조, 좋아합니다. -_-;; 뒤에서 프로듀싱에 전념하겠다는 마인드가 맘에 들어서요)머리 속은 당장 출판사로 달려가 얼른 그 책을 쟁취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더군요.원래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