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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From the Earth to the Moon..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From the Earth to the Moon..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8. 26. 20:59

한때 월페이퍼로 썼는데 이게 11호의 버즈 올드린인지 12호의 알 빈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을..


어제 한 사람의 영웅이 떠났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는 영웅이었지요.

그는 한국전의 용사이기도 했고(해군조종사로 78회 출격),

또 미국의 초기 우주계획의 중추였던 엘리트 파일럿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달에 최초로 발을 디딘,

그러니까 외계 천체에 처음으로 상륙한 지구인이기도 합니다.

이제 12명의 달착륙 비행사중 살아남은 사람이 거의 남지 않았군요.

11호 버즈 올드린, 12호의 알 빈하고 16호의 존 영, 그외에도 몇 명 안남았기에 좀더 아쉽습니다.

(몇 년 전에 12호의 피트 콘래드가 오토바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죠)


원래 우주비행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았고(어렸을 때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었죠)

지금도 죽기 전에 화성궤도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오늘 글은 우주비행사가 꿈이었던 병약미소녀의 추모글/우주여행 찬양글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역사학 연구자로서 바라본 우주비행 이야깁니다.

그리고 흥미있게 관전 중인 달착륙음모설에 대한 비전문가로서의 양념도 곁들입니다.


이 우주비행이 있던 시대는 여러가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 시대는 냉전의 공포 속에 억눌려 있었지요.

서로 핵무기의 공포 속에 벌벌 떨었지요.

미국만 해도 매카시즘이 끝난지 얼마 안되는 시대였고, 소련은 스탈린의 그림자를 떨치진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미국 애니 "아이언 자이언트"가 아주 잘 묘사하는 시대지요.

또 하나 추천하자면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도 있군요. 올 하일 큐브리기아~!!!!!!)

그리고 베트남에선 미국이 프랑스와 교대를 했고, 

존 F 케네디,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가 저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미국에서는 흑인인권운동이, 전세계적으로는 68세대가 활약을 했습니다.

일부 자본주의 사회에 국한되지만 사장과 종업원의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던 시절입니다.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사회주의 국가의 존재였죠)


소련의 세르게이 코룔로프라는 희대의 천재에 의해 주도된 우주비행은 

57년의 스프트니크,61년의 보스토크 1호로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죠.

거기에 최초의 동물, 최초의 우주유영과 여성우주인 등 

초기 우주진출에서 최초는 전부 소련의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사람들로는 이해하기 힘든 감각이 정국의 이러한 과학적 성취를 공포로 느꼈다는 것이죠.

상대국이 뭔가를 해낼 수록 받아들이는 쪽은 

마치 내일이라도 적국의 군대가 수도에 깃발을 꽂는 듯한 기분이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들을 우주로 내몬 것은 열정보다는 공포가 컸습니다.

그들이 달에 갔는지 안갔는지를 따지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이런 시대 배경입니다.

하다못해 콘돔 크기도 적국 것보다는 커야 했습니다.

(아! 이건 처칠이 2차 대전중에 독일 기죽이려고 살포한 콘돔 얘깁니다)


사실 달에 가는 과정에서 1호의 거스 그리섬, 에드 화이트, 로저 채피가 죽고

13호가 기기 고장을 일으켜 겨우 돌아오며 최장비행기록을 세운 것 외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죠.

(12호도 귀환도중 죽을 확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정작 비행사들만 몰랐음)

그러나 실제론 그 비행 전부가 살아 돌아오는 것이 기적에 가까워

보험회사들이 나사의 보험가입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우주방사능도 알지 못했고, 달의 먼지가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더욱이 그들이 의지하던 기계장치들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를 것들이고요.

(뭐, 신기술의 초기 단계는 다 그렇습니다. 빌 횽아가 윈도 시연하던 중에 멎는다는 건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그것을 부정하는 근거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시대적 무게라는 것과 그 비행사들이 미군에서도 최고의 엘리트였다는 겁니다.

우주비행은 아니지만 최초의음속비행을 성공한 척 예거도 2차대전과 한국전쟁의 에이스였고,

존 글렌이나 암스트롱같은 사람들도 참전베테랑들입니다.

특히나 조종사로서의 훈련은 격렬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참을성도 컸지요.

게다가 지금처럼 전자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조작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래서 우주여행에서 위험한 상태가 되어도 군인정신(?)으로 버틴 사례들이 좀 있습니다.

사실 우주가 생각보다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사실 몰랐으니까 더 용감하게 돌진한 면도 있지요.

아무리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베트콩 한 명 죽이는데 3만 달러를 쓰던 나라라도

1분체류에 수백만 달러가 드는 이 모험을 장기적으로 할 수는 없었지요.

이미 달착륙에는 성공을 했겠다.. 다시 안가는 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예산을 기하급수적으로 튀고 있으며, 죽을 각오로 해야할 이유도 사라졌으며

사람들은 그보다는 복지를 원하고있고, 

또 지구 밖으로 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깨닿게 되었습니다.


사실 증거는 많아요.

월석, 그리고 11호가 착륙하던 순간에도 달 상공에는 소련이 발사한 위성이 돌고 있었지요.

(설마 크렘린에서 자본주의 양키들을 위해 침묵해줬을리가요)

최근 일본의 카구야 위성을 통해 전 착륙선의 착륙지점,

15호 이후 사용된 월면차의 타이어자국까지 잡아내고 있지요.

그런데 음모론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면 흥미롭기는 합니다.

하나의 역사적 국면이 또 다른 사람의 시야에는 전혀 다른 것으로 보여지고요.

사람이 하는 모든 일들이 합리적이라거나 체계적인 것은 아닙니다.

모든 증거들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진 않는다는 거죠.

(뭐, 5.16과 12.12도 누군가는 숭고한 혁명이라 하고, 4.3과 5.18은 반란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뭐, 그런 것들이 역사적 사실을 추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흥미롭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가겠지요.

중국이 두번째 유인달착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1969년에 태어나지 않은 세대들도 달에 발을 디딘 삶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고인이 지금쯤 달에 다시 갔으리라 믿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1930년 8월 5일 ~ 2012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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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의 제목이기도 한 "From the Earth to the Moon"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갠적으로 아폴로 8호를 다룬 4편, 달착륙선을 다룬 5편, 12호를 다룬 7편을 추천합니다만

오늘의 주인공이 나오는 6편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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