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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3 02:10

문헌사보다 고고/인류학이 정치체간의 위계 이야기를 할 때 설득력이 있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고학을 포함하는 서구권 인류학에서 메소포타미아나 중남미의 고대 유적 조사를 통해 많은 방법론을 재시한 건 사실이고.. 


오늘 무슨 발표를 듣다가 중부지방 주거지의 크기를 통한 각 정치체의 위계질서에 대한 언급을 들을 때 놀랐다. 도판은 극히 아름다웠으나 그게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가 될까? 


고고학 발굴 결과를 놓고 본다면 가야 소국들의 무덤 크기에서 무진장, 그러니까 전북 동쪽의 고분 크기가 가장 뿅뿅하다고 한다.(확인해보라고 보고서를 들이밀어도 소용 없다. 미노프스키입자를 처음 만난 연방군꼴이다..) 그것으로 따진다면 소위 후기 가야연맹에서 우/존/쎄..한 곳은 고령이나 함안, 감해가 아니라 무진장이다. 가야연맹(갠적으로 국가군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만)의 위계를 그리 설명하면 몇이나 찬동할 지 의문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건, 지금의 시나 군단위 크기의 한 지역 내부가 아니라 한강유역이라거나 중부자방이라거나, 혹은 가야국가군의 분포자역이라거나 여튼 지금의 광역자치구급의 용역 안에서 그게 가능하다면 고대 율령제 국가, 또는 중대전제왕권 등등을 뛰어넘은 고려나 조선급의 왕조국가다. 아니 조선급이다. 이를테면 춘천을 기준으로 한다고 가정하고 원주, 늬네는 소경이니까 얼마만큼 가능해, 강릉, 늬넨 나랑 같은 급의 주청소재지니 나랑 같아. 고성, 화천, 양구, 인제? 간이 배밖으로 나왔니? 띱때야, 늬덜아 나랑 급이 같아?! 영/평/정, 울지마, 알았어 그만큼 허락해줄께.. 이런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그게 통제가능하면 이 지역 최고존엄이지.


문헌사하는 사람들도 종종 잊는 게, 신라 골품제의 특성이라할 흥덕왕대의 각 신분별로 주거, 의복의 제한은 그게 안지켜지니까 내린 거지. 이베부터 우리 함 지켜보자..하고 만든 게 아니다. 적어도 조선 성종조 언저리까비 중앙정권이 지방을 들었다 놨다 강한 힘을 구사하지 못했다.(촌락문서? 고대 국가가 부카니스탄급의 통제를 하고싶다는 의지지.. 요건 거의 책하나 분량이라..)


앞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눈으로 평가한다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나머지, 그 때 사람들이 굳이 원하지 않았거나 하고파도 할 수 없었던 것까지 했다고 보는 것은 창작에 가깝다. 

이희준의 '삼한 소국 형성과정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의 틀'이란 논문의 그림을 너무 사랑하야 스캔한 것으로 성이 안차서 새로 그렸으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초심자의 과오로 인쇄물용 사이즈가 필요하거나 단계별로 보여주는 움짤을 만드려면 새로 해야한다는 거다.


갠적으로 이 아름다운 표를 만들어준, 대구와 경산의 고대정치체 형성과정 중에 일어난 각 정치체의 부침과 변화상을 다루며 각 집단의 위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시각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 언젠가는 춘천도 가능하겠지. 그런데, 원삼국시대라 하던 , 삼국시대 전기라하던(아, 그래도 삼한시대란 뿅뿅같은 표현은 동의못하겠다), 고대국가 성립기라고 하던 그 시대에 위세품 사여의 등급도 아니고 주거와 분묘의 등급까지 통제가능하다면 그냥 다 쳐묵고 말지, 왜 분권상태가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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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6 11:44


이태진 선생 글을 읽다가 깨달은 것인데 해방 이후 연구사에서 신라 하대는 매우 어려운 시대였고 중대는 상대적으로 평온한 시기였다고 보던 관점은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 


물론 신라하대 중에서 진성왕이 세금 독촉 한 이후 정말 난장판이 된 것도 맞고, 왕을 비롯해 왕족들 계보 그려놓고 누가 누굴 죽였나를 살펴보면 아침드라마 이상이다. 그런데 정작 전체 신라인에게 치명적이었던 자연재해는 그 융성하였다는 중대에 집중해서 일어난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왕경의 높으신 어른 누가 죽었다, 임금님이 비명회사를 했더라는 먼나라의 이야기다. 21세기 한국인이 대통령을 실감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어차피 괴로운 건 정쟁이 있으나 없으나다. 그것이 고대 율령제의 무서움이다.


헌강왕이 산에 올라 경주의 번영에 감탄하고 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이제 태평성대..라고 한 것을 조낸 ㅂㅅ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그야말로 사료로 접근해보면 그 장소에서 엉엉 울지 않으면 사람色姬가 아닌 상황이다. 여동생과 사생아 아들놈 치세에 국밥을 말긴 하지만 적어도 경문왕과 헌강왕의 치세는 당시 사람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것은 맞다. 그럼에도 '사람의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고대 율령제의 현실이다.


현대인이니까 현대적 관점으로 판단하는 것은 맞다. 또 자기의 관점으로 포폄, 그러니까 공인된 고인드립치는 것은 오히려 의무에 가깝다. 그런데 이따금 정말 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닥 원하지 않았을 것까지 해야 기준에 맞는다거나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건 본말 전도, 주종 전도다. 그 시대를 해석하기 위해 이론적 틀을 적용해야지 그 틀을 위해 사실을 재단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말꼬리----------------

사진은 대구 동화사 탑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해지는 사리항아리. 민애왕을 추도하기 위해 경문왕이 만들었는데, 이 것을 당시 정쟁과 연결하면 짠하다. 경문왕의 할머니는 민애왕의 누이이다. 그런데 경문왕의 할아버지를 죽인 것은 그 민애왕이다. 그냥 현대적 감각으로, 민주주의 시대의 시각에 집착하여 본다면 도저히 이해 안가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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