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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475년의 파국에 대해서 대개는 한성이 함락되고 웅진으로 천도하였다는, 매우 건조한 문장으로 퉁치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도를 잃었다, 왕이 죽임을 당했다, 그 정도면 꽤 아팠겠다 싶은 인상을 받을 겁니다. 하지만 475년 한성 함락은 백제인들에게는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받은 사건입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한성에서 웅진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는데, 사실 실상을 알고나면 어느 정도는 공감가는 일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고민 거리 중 하나가 지방소멸, 수도권의 비대화입니다. 그런데 고대에는 아예 머리가 8, 몸이 2인 상황입니다. 수도에 모든 것이 몰려 있는 정도가 극단적으로 심합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을 보여주면 서울은 아예 식물인간 수준이 아니냐고 할껍..
한번 상상해보자. 1970년대 효창공원, 혹은 1980년대에 독립기념관 앞에서 일본 총리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과거에 대해 사죄하는 장면을. 천황은 직접 오지 못하더라도 통석의 념같은 두루뭉실한 단어 대신 좀 더 구체적으로 한국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장면을. 누가 총리였던 간에 그 장면은 브란트의 사과 만큼이나 울림이 컸을 것이다. 적어도 몇몇 빌어먹을, 얼어죽을 이들이 말하는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표현은 지금보다 더 설득력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에 대해선 진지하게 사과를 한 일본이 동남아시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않고,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결국 21세기에 들어서 참의원과 중의원에서 약간이나마 언급되는 것이 전부이다. 이것을 가..
예전에 대구지역 소국의 발생과정을 정리한 적이 있는데 윤용진 선생님 이후 몇몇 분들이 시기별로 취락이 어디에 형성되었다 사라지고, 또 어디는 커지고, 어디는 또 다른 곳에 '소속'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지도 위에 점을 찍어 시기별로 커지고,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과정을 동영상처럼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한번 시도해보긴 했으나 영 파이였다. 움직이는 건 지온놈들 때려잡는 거 빼곤 못한다.) 삭주에도 그걸 하면 둏긴하다만, 문제는 댐이다. 의암, 소양 등 여러댐의 건설 이후로 춘천의 지형이 은근하게 바뀌었다. 지금의 위성사진을 펴놓고 거기에 점을 찍어 유적의 위치, 변천과정을 추구하다보면 원래 지형에 입각한 것과는 다른 결론이 나온다.(많은 글에 그리 되어 있다) 강만 넓고 깊어진 게 아니다. 사..
살수대첩에서 수공하지 않은 것은 알기 싫냐?(번외 - 01) 오늘 올라온 그것은 알기 싫다 7회를 듣다보니 또 직업병이 도졌는데 금강산댐(북한식 명칭 : 임남댐)을 다루는 부분에서 살수대첩 수공 얘기가 나왔다. 결론만 먼저 이야기하자면 살수대첩 수 rgm-79.tistory.com 아직도 살수대첩은 수공인가... 며칠 전에 아는 중딩과 이야기를 하다가 살수대첩을 수공으로 가르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과서에 있다는 겁니다. 엥? 마침 교과서를 가지고 있길래 한번 펴보자고 했더니 그런 얘긴 rgm-79.tistory.com 이미 두 편에 걸쳐 살수대첩 수공설에 대해 끄적였습니다. 그 후로 글을 새로 판 건 아니지만 페북에선 종종 구시렁대곤 했죠. 대체 이게 누구 소행이냐. 짐순이는 해방 이후 국난극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