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전시안내]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 지중해․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본문
요즘에야 빈도수가 줄고 있지만(넣기에 딱 맞는 전시가 별로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짐순이가 중박의 전시를 평할 때는 거의 칭찬 일색이죠.
가장 대표적인 수사가 '이 붕들 약 빨아쩌염. 뿌우~'였지요.
올 겨울 또 한 번 약을 빤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 지중해․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일시 : 2012. 11. 27 ~ 2013. 2. 17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내 1층 특별전시실
지난 주에 여기를 다녀왔습니다.
간만에 가보는 전시라 이 분들의 약 농도가 얼마나 되었나 기대되었는데
역시나 이분들의 약농도가 짙습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전시입니다.
일본의 야마나시현 호쿠토 시의 히라야마 이쿠오 실크로드 미술관에 소장중인
서아시아의 유리제품 375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유리생산지였고 한동안 유리를 유일하게 생산하던 서아시아의 유리기술은
로마로 흘러가 더욱 더 퍼져나갔고
그중 일부는 경주의 무덤에서 발굴되기도 합니다.
출처는 최철상의 역사교실 http://cafe.daum.net/ccshistory/LyaQ/38?docid=1558678225&q=%C0%AF%B8%AE%BA%B4%20%BD%C5%B6%F3&re=1
황남대총에서 발견한 유리병입니다.
국보 193호, 봉수형 유리병.
봉수라는 횽아의 유리병이 아니라 봉황머리 형태의 주디구연부를 가진 유리병이죠.
그외에도 이 전시의 전시품과 유사한 유리잔들이 많이 전시중입니다.
이 유리잔의 손잡이가 파손되니 금줄로 감아 보강을 했지요.
당시 유리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멀리서 건너온 것이니 귀하게 여긴 탓도 있지만
유리의 본토인 서아시아에서도 유리는 금 이상으로 비쌌습니다.
로마에서도 집지을 때 최고의 사치가 유리창이었다지요.
그런즉 이 전시에 전시된 것은 상류층 중에서도
최상류층들이 향유하던 문화의 일부입니다.
그깟 샤넬백, 구찌가방 따위의 물건입니다.
차로 치면 마이바흐지요.
갠적으로 유리의 문양을 새기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여기서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아시아의 흐름은 장안과 경주와 나라를 이어주는 한 고리로서
개인적으로도 관심대상이지요.
이 전시를 보기 위해선 차비와 시간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짐순이같은 지방민에게는 왕경인들의 문화행사가 부러울 뿐!)
보실 수 있는 분들은 한 번 보셨으면 하네요.
이런 전시를 보는 팁 하나와 단점 하나를 덧붙이자면
특별 전시실 입구 옆에는 동영상실이 하나 있습니다.
대개의 관람객들은 그냥 지나치는데
이런 특별전시를 열 때 핵심적으로 봐야할 것들이나
전시에서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압축적으로 해설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왕 온 길에 이거 하나 보는 게 정말 알차게 보는 것이지요.
단점으로는 배려부족.
이 전시를 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유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합니다.
그저 힘주면 깨진다. 떨구면 깨진다. 깨면 조각이 난다.. 수준입니다.
물론 짐순이 역시 그런 부류인데
처음부터 유리 공법 설명이 늘어져서 좀 당황했어요.
물론 예쁜 유리제품 전시니 눈은 즐거운데 머리로는 이해안되는 게 있달까요.
맨 깊숙한 곳에 와서야 유리를 만드는 도구나 만드는 법이 소개 됩니다.
전시장 입구에 이게 놓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좀 눈높이가 안맞은 면이 있어요.
물론 전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도구를 이용해 만드는 방법이 나중에 나온 거긴 한데
주조방식이라던가 이런 앞선 공법을 한데 뭉뚱그려 앞에서 간략히 소개했으면
일반 관람객에게 좀 더 편했을 겁니다.
담당자분들, 정말 수고하시고 이런 약냄새 진동하는 전시를 여시는 건 좋은데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두 너님들처럼 전문가가 아니라는 겁니다.
조금만 더 신경써주세요.
말꼬리 ----------------------------
1
다 큰 언니들, 혹은 그들과 동행해서 가실 분들은
미리미리 턱받이나 흡수 잘되는 천을 준비해두세요.
침이 흘러 바닥이 더러워지면 청소아주머니들 곤란하시잖아여. 헤헷~.
2
마 쿠베님이 이걸 알았다면
'그것은 좋은 것이다'의 대상은 북송 도자기가 아니라
서아시아의 유리병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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