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채식의 배신(리어 키스, 부키, 2013) 본문

어떤 미소녀의 금서목록

채식의 배신(리어 키스, 부키, 2013)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5. 2. 06:00

뭘 사려고 했던 것일까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교보문고에 갔을 적에 이 책을 봤습니다.

차례를 훓어보니 짐순이가 원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

집었다가 탄약 부족으로 이건 놓고 왔었지요.

(아! 생각났다!

3월의 라이온 8권과 테르마이 로마이 3권을 사러 가서

테르마이 로마이는 2권을 들고 온 그 날이로군요!!!)

결국 오늘 그 책을 사버렸고, 지금 읽고 있습니다.

아직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하는 건 좀 의례적인 일이군요.


그래 24는 사랑이죠!


이 책의 저자는 채식주의자 중에서 가장 단단한 부류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바로 비건Vegan, 동물성 지방같은 것까지 거부하는 쪽이죠.

스스로 채소를 키워 자급자족 농업을 시도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20년을 보내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

과연 농업은 정말 자연친화적인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반부에는 자연주의 농업에 대한 문제,

후반부는 저자 개인의 경험이 담긴 전면 채식의 위험성을 다룹니다.

그냥 이렇게만 보면 흔하디 흔한 건강서적입니다.

뭐 오프라인에서의 짐순이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랬다면 이 책을 쳐다보지도 않았겠지요.

게다가 이렇게 글을 쓴다면

마치, 명태를 먹으며 대명大明을 생각했다는 조선 후기 얼빠진 사대부들처럼

뭔가 나사가 빠진 애가 뭔가 끌려서 그런 것이겠지요.


바로 농업에 대한 전면적인 회의와 다른 시각에서 읽기 입니다.

짐순이가 과학기술이나 세계사를 다룰 때 식량생산에 대해선

그럭저럭 긍정적으로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칭송하는 재레드 다이아먼드나 마빈 해리스의 식량생산에 대한 이야기도

아직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고

아예 농업 얘기가 나오면 기본 개념도 못잡습니다.

고랑과 이랑을 구분하는 것조차 포기한 상태라서요.

(이상하게 그게 안외어 집니다. 고물, 이물도 그렇고..

지온의 미노프스키 입자는 주 컴퓨터도 고물도 만드는 겁니까?)

그래서 우선은 긍정하는 입장의 정설에서 글을 씁니다.

그러고 보니 신석기 혁명에 대한 고든 차일드의 이야기도 다 이해하진 못하고 있군요.

다만 농업 자체가 사람에게 유리한 식물만을 강요하는 폭력이라는 것,

농업기술이 고도화 될 수록 토지가 죽어간다는 건 압니다.

실제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그리스의 환경변화가 그걸 보여주니까요.

그러나 구체적으로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적어도 지금 읽은 전반부에서는

그동안 본 그 어떤 것 보다도 그 문제를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군요.

서구권 저술가들이 다 그렇듯(철학자, 역사철학자들 빼고!)

글은 매우 평이하다는 게 더 무섭습니다.

애시당초 학자도 아니니 학자연하는 태도도 없어요.

덩달아 하인라인의 밤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

초반에 달식민지의 농업붕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오래된 소설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초판본 소장자로서 황금가지판도 사버렸다는 게 안개그)


뭐, 주된 목적은 채식주의에 대한 재고찰이겠지만

아모레 화장품 간판을 보고 아무로를 떠올리는

이 정신나간 연방의 폭죽은 이 책을 읽으며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나 다시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요번에 나온 고든 차일드의 신석기혁명과 도시혁명을 읽기 전에 이걸 먼저 읽었으니

그건 무슨 생각으로 읽어야 하나.. .

(2월 초에 사놓고 아직 못읽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 에드워드 루트왁의 『전략』 이후

또 본질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는 좋은 책을 구한 것 같습니다.


말꼬리 ---------------------

사진을 구하려고 그래 24를 들어가니 여기서는 20% 할인을 하고 있군요.

10% 할인가로 안양의 서점에서 구한 짐순이는 배가 아프지 않을 겁니다.

진짜루~~~~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