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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김양이라는 남자 - 개는 개고, 너는 용서한다.. 본문

삼국사기를 읽어보자!/신라이야기

김양이라는 남자 - 개는 개고, 너는 용서한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6. 11. 21:28

짐순이가 퀸Queen의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A KIND OF MAGIC였지만

진짜 좋아하게 된 노래는 Another One Bites the Dust였지요.

가사도 잘 몰랐지만 뭔가 끌리는 게 있어선지..

뭐 드럼비트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게 끌린 건지..

어린 눈에도 프레리 머큐리는 매력적이면서 신기한 사람이었어요. 

퀸 특유의 화음 잔뜩 들어간 노래도 있었지만

하필 이 노래를 좋아했을까나..

또 한 놈이 쓰러지고, 또 한 놈이 쓰러진다는 가사의 리듬감이 좋았달까..



그냥 이 노래가 듣고 싶어 틀다 알송의 가사 번역 올라온 거 보니 

꽤나 과격한 노래였군요.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짐순이는 개인적으로 역사 속의 복수라는 것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직 국가라던가 사회의 법적 규제가 완전하지 않을 때,

그 어떤 제어로도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지 못할 때 

복수가 일어나게 되지요.

특히 그 원한이 크면 클 수록 그 뒤에 숨은 인간의 맨 얼굴이 더 잘드러납니다.

오늘은 그 본성을 억누른 사람의 이야깁니다.


원문

陽召萱伯曰 犬各吠非其主 爾以其主射我義士也 我勿校爾安無恐


해석

(김)양은 훤백을 불러 말하기를 "개는 자기 주인이 아닌 자를 행해 짖는다. 너는 네 주인을 위하여 나를 쏜 것이니 의로운 자다. 나는 따지지 않을 것이니 너는 겁먹지 마라


역시 짐순이 블로그에 모자이크란 사막을 헤메는 중에 만난 오아시스 같지 않습니까!!!!!!!!!

836년, 흥덕왕이 죽자 신라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진동하는 왕위계승전이 일어납니다. 


자식이 없던 흥덕왕은 자기의 핏줄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누리길 기원하였겠지만 그 역시 형인 헌덕왕과 함께 조카를 죽이고 권력을 얻은 몸, 한 번 사람의 피 맛을 본 개는 그 느낌을 결코 잊지 않는다고 하죠. 피묻은 손으로 Love & peace를 외쳐봤자 공념불이죠.


먼저 선수를 친 것은 균정입니다. 먼저 왕궁에 들어가 왕권을 쓴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항렬 아래인 제륭의 반격을 받아 균정은 죽고, 균정의 편에서 싸우던 김양은 제륭의 부하 배훤백이 쏜 화살을 맞아 부상당해 전장을 이탈합니다. 그로부터 4년 후, 다시  균정의 아들 우징이 장보고와 손을 잡고  복수전을 벌일 적에 김양은 다시 그 편에서서 싸웁니다. 이번에는 승리를 거두었지요.


그때 그 배훤백이 잡혀옵니다. 위의 원문과 해석문은 그때 한 말입니다.  개도 주인이 아닌 자에게만 짖는데, 네 화살은 주인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악감정이 없다. 용서할테니, 떨지마라.. 이런 애용입니다. 분명히 싸움에  져서 산으로 숨어들어갈 적에 한맺힌 맹세를 하였을 것인데, 그의 말은 이리 담담합니다. 어쩌면 김양의 인격이 그러하였을 것이고, 또 그의 말을 담은 고문의 담백함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솔직이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앞 문장은 내전의 뒷처리 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 그의 반대편에서 싸운 종형 김흔이 처벌받지 않고 조용히 물러난 것을 보면 이 사건의 뒷처리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그의 성격이 묻어나는 말이라 해도 그리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30대 중반을 갓 넘긴 남자의  말에 무거움이 느껴집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전에도 장보고의 이야기를 통해 이 내전을 지나가듯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넘어가기엔 이 내전에서 피를 흘리고 웃고 운 인간군상의 모습은 고대사의 별별 이야기 속에서도 매우 격정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의 욕망과 욕망, 희노애락, 승리와 좌절이 한데 어우러진 매우 격정적인 이야기지요. 매우 동적인 이야기 속에 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김양이라는 사내지요. 균정과 제륭, 우징과 명, 장보고와 정년, 김양과 김흔이라는 사내들의 각기 다른 생각과 행동이 충돌하는 빅뱅 직후의 우주같은 분위기를 이 남자의 시각으로 보면 어떨까. 보통은 균정과 제륭이나 우징과 김명 같은 권력자나 장보고의 눈으로만 이 내전을 보아왔습니다. 그렇지만 이 태산처럼 듬직한 남자의 눈으로 보면 무엇이 보일까요?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지만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은하의 역사가 또 한 페이지![각주:1]


마지막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자면 귀족사회의 빛과 그림자, 

그렇지만 같은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서

신라의 내전, 일본의 겐지모노가따리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말꼬리 ---------

1.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말았지요? 대체 우짤라고..라고 궁금해한 분은 바보!

2. 요즘은 Don't Stop me now가 좋아서 자주 들어요.[각주:2]

3. 이렇게 또 어린 퀸 빠수니 하나 활동 신고합니다.

4. 말꼬린 안하려고 했는데 이것도 습관이라.. -_-;;

5. 아! 원래 계획은 다른 이야기였는데!!!



  1. 은하영웅전설 OVA 클로징 멘트. 뷔코크 영감님 마지막 출 격 때 더 비감한 이 멘트를 듣고 안운 것은 은영전 팬도 아냣!(이뇬이 어디서 행패야!!) [본문으로]
  2. 중간에 프레디가 여장한 것은 퀸 전원이 여장하고 나온 I Want to Break Free 뮤비의 한 장면입니다. 이 영상은 2011년 그의 탄생 65년을 기념하야 구글에서 만든 영상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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