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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춘박에서 로씨야 분의 발표를 들은 후기..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춘박에서 로씨야 분의 발표를 들은 후기..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11. 10. 18:37

로씨야, 로서아, 로국, 로스케.. 뭐라 불러도 상관 없을듯한.. 하여간 오늘 지인 손에 이끌려 국립춘천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로씨야 연해주의 어떤 박물관에서 연구원 하시는 분의 간략한 발표가 있다고 하야, 그 분이 고구려 유적 얘기도 하신다고 하야 그리그리 다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월요일은 박물관이 쉬는 날이죠. 이건 일반인이나 전공자를 널리 부르는 행사가 아니라 박물관 내부 행사였네요. 속으로 암만 '짐순이는 표/면/적/으/로는 신라 하대로 갈아탔다능'을 외쳤지만 그놈의 빠와블로거도 아닌 19세 군소듣보 청순가련 병약미소녀 블로거가 이런데 가는 건 흔치 않은지라.. .


PPT 화면들을 보여주는데 당황스러운 것이 우리나라에서 석사까지 마치신 분이라 한국말을 하시지만 아무래도 어눌한 말에 고고학 용어들이 튀어나오니까 정말 은하연방 회의에 왔구나하는 심정이 들더라구요. (바로 고고학은 외계어 같다는 칭얼거리곤 했는데..) 석기시대 토기랑 초기 철기 유적이랑 보여주다가 갑자기 연해주로 이주한 고려인 자료가 나와 괜히 왔네 고구려는 고사하고 발해도 없넹.. 엉엉엉이라고 속으로 강력히 강력히 외쳤습니다만.. (다시 말하지만 표/면/적/으/론 신라 하대로 전향했다니까요!!) 그래도 보노라니 또 재미있는 게 나오더군요. 나중에 행사장에서 나오는데 와본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재미있는 게 많았다.. 마지막은 이랬습니다.


고대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신석기는 그닥인데 요즘 하고 있는 작업에서 초반에 암초로 나오는 것이 바로 초기 철기 시대입니다. 이상하게 그 개념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구요. (아.. 눼. 짐순이가 공부를 안하는 건 맞아요.. 그건 사실.. 웅..) 아예 고고학강의 해당 부분을 연습장에 써서 외워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러시아 연해주에서 단 하나 나왔다는 세형동검 사진 보니 또 나름 흥미도 솟네요. 유물같은 건 모르겠는데 발표자는 한반도에서 올라간 것 같다고 하니 또 교류라는 면에서 흥미가 생겨요. (춘박가느라 전쟁사책 못빌렸는데 오늘 밤은 초기 철기인가..)


맨 오른쪽 물건이 고대에 주로 쓰인 살포. 출처는 연합뉴스, 말꼬리에 상세 설명.


요 며칠 농기구만 봤더니 조선시대 사람들 주거지에서 (도로인지 아파트 공사중에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살포가 나오니 또 눈이 휘둥그레지더군요. 다만 발표자는 이게 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사실 당연한 것이 이건 논농사하는 곳에서만 쓰는 것이거든요. 물고를 튼다던가, 수전에 물을 관리할 때 쓰는 농구라.. 어찌보면 발표자는 알리려는 목적에서 발표하기도 했지만 또 한반도와 관련된 유적과 유물이니 궁금해서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특이하게 화상석 문양이 들어간 토기가 나왔는데 짐순이도 한 입 거들기는 했습니다. 화상석이 한국과 관련된 것 아닌가 싶어서 들고 온 것 같은데 아무리 고고학에 무식해도 토기 형태가 우리나라 건 아니었어요. 그리고 화상석이라는 것 자체가 중국 한대에 주로 쓰이고 위진남북조에도 찔끔 나오는 거라.. 적어도 중국 한대 이후 물건이고 동아시아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게 일본 정창원 소장의 은제 항아리다.. 적어도 10세기 이전 물건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19세 군소듣보 청순가련 병약미소녀 블로거 주제에!!)


발표는 짧았고, 질의응답은 더 짧았는데 그 시간은 질문시간이 아니라 정보교류가 되었달까.. 격론이 벌어지거나 서로 노려보다 마는 싸움은 종종 보지만 이리 우호적인 건 또 첨보네요. 우리도 배우고 그쪽도 배우고..

이런 비둘기 날아다니는 분위기 좋쿠나!!!


말꼬리 ------------------

1. 

어르신들 따라다니면 좋은 것이 덩달아 받는 것도 있더라.. 강원별곡전 도록을 얻었습니다. 강원의 신라 도록이 더 좋아요 외치면 안된다는 거 짐순이두 알아요. 엉엉엉..(뭐, 같이 갔던 분이 집에 있으면 주마라고 하셨습니다만.. 만세!!!!)

2. 

위 살포사진은 연합뉴스 기사에 나왔던 겁니다. 해당링크 기사 보니 농업박물관에서 살포 특별전을 했는데 몰랐네요. 생각해보니 어느 무기 책에서 살포를 창으로 해설한 걸 보고 박물관 가서 창으로 우겼다가 혼난 기억도 납니다. (어린애를 너무 갈구면 인격 형성에... 퍽!)

3.

같이 동행했다는 로씨야 언니(발표자의 부인). 유부녀인데 반칙이었어요. 짐순이도 거기 가면 오징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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