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국수주의 (3)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제목에 들어간 저 단어, 반지성주의反知性主義Anti-intellectualism는 사람들에 따라 달리 읽혀질 것입니다. 아주 간결하게 설명하자면 현재의 지성계를 부정하는 움직임이죠. 이미 1980년대에 중세가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한, 그래서 다시 수도원 지하의 곰팡내 나는 서고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에겐 심각한 단어입니다. 또 어떤 이들에겐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난리들이여..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 현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입장은 다를 겁니다. 뭐, 짐순이는 수도원의 지하서고를 생각하는 쪽에 속해있긴 합니다. 여기저기 설명하는 반지성주의의 설명을 읽고 있다보면 이게 꽤나 그럴듯한, 매우 잘 다듬어진 것 같은 착각을 주는데 사실은 어느 시대나, 어느 대륙에서나..
한국사학계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식민사관에 대한 문제이다. 그냥 강단사학계, 이 띱때들은 전부 일제 식민사관의 계승자로 여전히 한국사의 영광을 감추고 비하하는데 혈안이 되었다는 말. 그것만으로도 항문까지 막히고 목까지 차올라 얼른 병원가서 관장액 시술받아야할 판인데 (아니면 배에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 '고마해라 너무 마이 무따 아이가..'란 말이 나올 지경) 때로는 뉴라이트에 반대하는 곳에서도 한국의 국사학계를 장악한(!) 서울대 국사학과 놈들이 뉴라이트를 주도한다는 메뉴가 추가되었다. 일단은 관악산 아래 모 학교가 한국의 국사학계를 장악했다는 정의에 서울 신촌의 몇몇 학교와 소백산맥 이남의 몇몇 학교 사람들이 책상을 부숴버릴 것이며, 종종 반대파 논문보다 일본의 옛날 논문 읽는 걸 좋아하는 이도 있지..
한참 전에 대학원은 다른과로 가서 박사를 받은 선배가고구려사를 전공하기로 했다하니민족의 영광을 위해…(이하 생략)… 이런 식의 이야기를 꺼냈다.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얘기라 짜증낼만도 했지만원체 순수하게 사는 양반이고, 또 나름 좋아하는 선배라 그냥 실실 웃고 넘어간 기억이 있다.어렷을 때는 환빠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오늘의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바르르 떠는 19세.요즘에야 많이 부드러워져서 그냥 넘어가는 일도 많지만민족의 영광을 위해 복무하라는 말을 들으면 그다지 기쁘지 아니하다.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이바닥 사람들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정서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그닥 기억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지만1970년대는 민족사학 논란에 1980년대는 국사교과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