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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모바일리티가 절대적 명제입니까?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와 과학기술

모바일리티가 절대적 명제입니까?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6. 10. 12:58

짐순이는 컴퓨터를 노트북으로 시작했어요.

다들 기본적으로 데탑이 메인이었을 시절에도

극단적으로 모바일에 치중했지요.

주력 모델의 모니터가 7인치, 

게다가 전력문제 때문에 저사양 칩만을 써왔으니

연식은 딸려도 굉장히 이른 시기부터 괴상한 길을 걸었죠.

애초부터 모바일이라는 것에 몰빵했기에

모바일 연식은 어지간한 어른들보단 앞선다고 자부합니다.

항상 짐순이의 모토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순간에 필요한 것을 꺼낸다였어요.

덕분에 화장실에도 노트북을 들고갈 미친 뇬으로 명성을 날렸지요.

(짐순이보고 중독이라 한 분들, 적어도 걸어가며 모니터에 코박진 않아!)

덕분에 화면에서 기기를 제어하는 윈도 태블릿의 오랜 사용자랄까..


그런데 모바일이라는 것이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에

오히려 짐순이는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적어도 짐순이가 태블릿으로 놀고 있을 때

그렇게 비싼 걸로 뭘 할 수 있냐던 이들이 지금 아이폰을 들고와

태블릿이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다는 드립을 치는 순간에

(좀 벙쪘스무니다..만..;;;)

오히려 모바일 기기가 더 불편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또 그것이 세상을 바꾼다는 찬사가 달리겠지만요.

그게 과연 최선이냐는 의문이 든다는 거죠.


W4를 4개월 째 쓰고 있지요.

뭐 기본적으로 짐순이가 꿈꾸던 가장 이상적인 포맷이긴 합니다.

저전력 칩, 7인치의 윈도 태블릿, 

(한국공군 기준) f-15같은 최종결전무기는 아니겠지만

f-5같이 긴급출동에 특화되었으며, 

때론 f-16처럼 주력기로도 쓸 수 있는 정도의 사용편의성.

64기가라는 저장용량의 한계도 있지만(PDF만 30G,, MP3는 30G)

뭐 지금은 주력기마냥 막굴리는 중입니다.


그런데 불편한 점도 많지요.

첫째는 작은 화면

요즘 해상도 경쟁이 불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고해상도가 마냥 좋은 건 아니죠.

더욱이 12인치를 넘지 못하는 화면이 고해상도를 추구할 경우

사람의 눈이 빨리 지치죠.

아무리 IPS니 레티나니 뭐니 해봐야

지금이야 건강한 몸으로 버티는 거지 수십년 후에 안과는 인기가 높아질 겁니다.

다시 말해 눈에 매우 안좋다는 겁니다.

그 전에 공각기동대 수준의 의체화라도 이뤄진다면 모를까..

실제로 주변을 봐도 40전후에 들면 눈이 많이 나빠지더군요.

호모 에렉투스 시절이면 지금 120세 정도의 나이에 해당되었을 것이며

불과 100년 전만해도 죽음을 준비하는 나이였어요.

공중위생과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난거지

인간의 신체 자체가 급격히 진화한 건 아니거든요.

아.. 짐순이두 20년 남았다능..


지금 이 순간에 찍은 KTX에서 글 쓰기..


둘째는 노트북보다 챙겨야 하는 게 늘어났다는 겁니다.

지금 부산을 향하는 기차에서 이 글을 쓰는 짐순이가 들고 있는 것이

무선 마우스, 블투 키보드, 가방에서 꺼내지 못하고 짐칸에 넣어버린 거치대,

외장배터리, 각종 OTG젠더 등등..

분명히 본체는 더 가벼워졌는데 

가방은 더 무거워지고 챙겨야할 가지수는 더 들어났습니다.

게다가 7인치 기기가 RGB케이블을 쓰지 못하여

프로젝스 쓸 때마다 챙겨야 하는 마이크로 HDMI젠더나 

USB기기는 전부 OTG젠더를 거쳐야 하는 터라 항시 휴대해야 하는 젠더, 허브.. .

사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던 시절에는 아답터, 보조배터리, 마우스면 족했거든요.

보통 모바일 기기 찬양하는 글에선 이야기 하지 않지만

실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려면 챙겨야할 것은 많아요.

그냥 손에 들고 서핑과 뷰어 기능만 쓰겠다면 그럴 필요는 없는데

그럴 거면 스맛폰만 들고다니지..

적어도 지난 달에 기차와 버스에서 모자를 두 개나 두고 내리는

기억력의 소유자에게 챙겨야할 것의 가지수가 늘어나는 건 좋지 않죠.

더욱이 노트북 같은 기기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것이

휴대성 외에도 책상이 깔끔해진다는 거였는데 말이죠.

현실은 그걸 기존 시스템만큼 쓰려면 더 복잡해진다..

다들 모바일족처럼 이야기하면서 왜 이런 이야기는 안하는 걸까요?


한참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경쟁이 본격화되던 시절에

여기저기 다니며 안드로이드랑 윈도 욕하던 댓글러가 있었는데

(사@$야, 너 말야..)

그쪽에서 욕하는 거야 역사가 깊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얘가 허접이구나라고 느낀 것이

자기는 맥북에어랑 아이폰과 아이패드 가방에 넣어 다닐거라고 한 거였죠.

순간, 이 바보, 한번도 안들고 다녀봤구나..란 생각.

그때 짐순이 가방에 윈도 태블릿 2개랑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들어가 있었거든요.

외장하드 2개랑 보조배터리. 그외에도...

성장기 여아에게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얼른 7인치로 갈아타며

많이 줄인 게 저 위의 목록입니다.

(뭐 3.5인치 외장하드 들고 다니던 초딩 시절보단 나아진 거..)

결국은 모바일이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게 아니라

충전할 곳을 찾아 헤메는 킬리만자로의 하이에나처럼

모바일 기기에 묶여있더라는 현실에선 

살아 움직이는 실리콘 벨리 그 자체란 칭송을 들을 거 아니라면

더 뻘짓이더라..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직도 종종 모바일 기기가 

기존의 PC환경을 대체할 거라고 자신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어느 정도는 동의해요.

점점 모바일환경에 맞춰졌던 핵심 장치들의 성능도 PC에 준하게 다가갔죠.

이제야 아예 사라지지만 모바일 시퓨의 성능이나

ODD가 24배속 이상 올라가지 않은 지가 그런 한계탓이었죠.

모바일 기기는 저전력과 네트워크 연결로 그 장벽을 뛰어 넘었고

현 시점에서 시장규모는 이미 뛰어넘었다고 해야죠.

그러나 궁극적으로 모바일이 PC환경을 없애기 보단 통합되는 것으로 갈 겁니다.

마치 스마트폰과 합쳐질 듯한 웨어러블 기기들은 사실 PC랑 합쳐질 겁니다.

그런 면에서 그런 인식의 일부엔 동의합니다.

왜냐고요?

모두가 PC의 고성능을 요구하진 않는다는 모바일 찬양론자의 말과 반대로

모든 모바일 기기가 PC의 성능을 내긴 어렵고

또 그렇게 만들기엔 너무 번거롭거든요.

휴대성과 고성능이 항상 겹치기엔 제약이 많습니다.

또 그래야할 필요성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건 아니고요.

고성능을 요구하면 여러 비용이 늘어날 것이고

그렇다면 오히려 존재 의의가 줄어들 것이고

또 지금처럼 악세사리를 늘인다면

대체 모바일 기기는 왜 필요한가란 본질적 질문이 따르겠죠.

아마 앞으로의 모바일은 

집안의 PC와 연동된 중계기로서의 역할을 할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니 지갑마저 비서가 들고다닐 사람들, 그것도 3보 이상 승차일 높은 사람들 쓰라고

이런 물건을 왜 내놓았겠어요.(물론 역시나 많이는 안팔렸지만)


소니 바이오 505시리즈의 마지막 불꽃이자, 진짜 맥북에어와 울트라북의 창시자, X-505. 출처는 천조국 지디넷. 요즘 바보들은 맥북에어가 창세긴줄 알지..


어제 센스쉐프님의 발행글에 댓글 달다

엉뚱한 댓글(분명 같은 생각인데 왜 짐순이에게 흥분하지???)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주의 첫 글이 역사글이 아닌 IT글이지만(차라리 정도전 이야기를 하라구!!!)

본질적으로 행간아니 글의 너머를 읽는 것은 

역사책을 읽을 때나 IT기사를 읽을 때나 같은 것을 요구합니다.


말꼬리 ---------------

1.

분명히 여긴 우주 유일의 김부식 빠수니 블로그이자

한국 고대사 다루는 곳인데

정작 손님들은 조선 경국전과 서피스 글을 보러 옵니다.

아아.. 슬퍼요.

2.

'아범' 싱크패드랑 소니 바이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

아아 또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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