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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역사는 당신에게 관심이 많아요..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역사는 당신에게 관심이 많아요..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11. 26. 00:26

러시아의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가 이런 말을 했었다지요.

당신이 전쟁에 관심 없을 지는 모르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고 말이죠.

이 말은 공산주의에 전혀 동조하지 않는 연방의 폭죽에게 유'이'하게 먹혀드는 말일 겁니다.

(나머지 하나는 칼 막쓰는 할배의 '종교는 인민의 아편' -_-;;;)

저 말이 한동안 전쟁사책을 들쳐다볼 때마다 무기 덕후가 되지 않게,

사람들의 희생에 둔감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누구나의 눈물을 잊지 말자. 

그들은 장부상의 숫자나 전략시뮬게임의 픽셀이 아니다.

그게 제가 무기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면서도 전쟁사를 하는 이윱니다.


이 문장에서 전쟁이라는 단어를 자본으로 고쳐도 됩니다.

처음 스마트 폰이 유행할 적에 많은 블로거들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다,

혁신이다, 모두 좋아할 것이다를 외쳤습니다.

물론 바뀐 건 많습니다만 궁극적으로 통신자본으로의 종속도의 증가는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아예 컴퓨터를 끼고 살고 날마다 화면에 머리 박는 저더러 컴퓨터에 환장했다는 사람 중에

이런 기계와 거리가 먼 부모님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가

제가 보는 화면보다 더 작은 것에 코를 박고 길을 걸어갑니다.

처음, TC1100을 쓸 때 이상한 사람이라던 사람들이 이젠 아이폰을 들고와서

그때 뭐하는지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젠 알 것 같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단어들이 나오는데 그건 다 자본들이 입력해준 코드입니다.

(제발, 네 언어로 이야기해! 앵무새냐?

그리고 길 가는데 그거 쳐다보지 말란 말야!!!!!!!!!!!!!!!!!!!!!)


또 요즘같은 정치적 관심이 증대하는 시점에는 저 단어에 정치를 대입시켜도 됩니다.

얼마전에 종로3가 역에서 큰소리로 다들 도둑놈이라서 난 투표 안한다라고 

통화하는 사람을 봐을 때 순간 분노가 치밀더라구요.

저런 잘난척 허세 떨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들까지 엿을 먹이고 있는 거죠.

그러고선 어느 술집 담배연기 자욱한 전등불 아래서 잘난 척을 하겠죠.

(왜 너희같은 놈들 때문에 나도 덤탱이로 당해야 하는뎁!!!!)


저는 저기에 역사라는 단어를 대입해봅니다.

언젠가 본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독소전을 겪은 한 러시아 여인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스탈린의 철권통치에도 살아남은 가족들이 전쟁으로 사라지는데

그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어느 기차역에서 만난 한 노파가 이런 말을 하더랍니다.

눈물의, 눈물의 시대가 몰려오고 있어.

결국 혼자, 아니 여동생도 살았던가

그 여인은 그 지옥도에서 살아남아 그 날을 기억합니다.

저 말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전쟁이나, 자본과 정치, 그리고 역사의 물결같은 것은

일 개인으로는 어쩌지 못합니다.

역사책의 상당수는 한 개인이나 우연한 사고가 역사를 바꾼다고 하지만

그 말을 믿지 마세요.

차라리 낼 아침에 아이유나 소녀시대 누가 이불 머리 맡에서

'그동안 사모해왔어요. 신부가 될래요' 이 말 들들 확률이 더 높아요.

E.H.칼슘아저씨가 그랬듯 역사책 보며 잘난척 하는 역사가도 결국 그 흐름 속에 위치합니다.

별거 없어요.


그렇다고 모든 파국이 블랙홀의 지구궤도 출현이나 태양의 폭발처럼 

절대 회피가 불가능의 문제는 아니죠.

어차피 모여 사니까 정치도 필요하고

또 다른 대안이 나오기 전에는 자본주의 하에서 살아야 합니다.

(물론 과거의 여러 경제제도를 생각하면 그래도 낫긴 합니다)

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싸움처럼 전쟁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몇 세기 동안 앞선 사람들이 노력해왔던 것처럼

이 고통들을 더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요?


너무 고차원적이고 다 버려야하는 건 무리라고 치더라도

우선 가장 쉽게(하지만 어렵죠) 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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