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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최근 블로그를 방치하는 사이 하고 있는 뻘짓.. 본문

GR맞은 짐순姬

최근 블로그를 방치하는 사이 하고 있는 뻘짓..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8. 2. 20. 00:19

조금은 얼척없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뭘 시작할 때마다 국편한국사 5권 고구려편으로 부터 시작하는 버릇이 있다. 안그래도 아주 오래전에 지인이 왜 그렇게 정기적으로 개설서를 보냐고 묻긴 했는데, 그건 한국사강좌 고대편이나 구판한국사까지 보는 버릇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다. 이젠 노태돈의 한국고대사나 한역연의 한국고대사 1,2도 있다. 거기에 책상 위에 둔 진단학회나 한길사판도 염두에 두면 다른 공부 진도가 안나간다.  



여튼 국편한국사의 고구려편이 나온 게 1995년이니 20년이 넘었다. 그 이후에도 아무것도 안나온 것이 아닌데. 동북아재단에서 나온 개설(얘도 10년), 이젠 시대별, 분야별로 쪼개져 나오는 단행본, 학위 논문이 쏠쏠하다. 이번에 다시 읽다보니 집필자 개개인의 설도 수정된 게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서 나온 첫번째 고구려사 개설이므로(부카니스탄은 예전에 만들었다만...) 뭔가를 시작할 떄는 이 책이 항상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고집이 있다.


PDF를 누워 보는데 그 오랜 이야기마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초기사는 언제나 어렵다. 어쩌면 무슨무슨 강유역에 있는 무슨무슨 유적..이라는 부분부터 벽을 느끼는 것이다. 고고학은 아무리 봐도 입력이 되지 않으며, 사실 초기사에 대한 관심도 적긴 하지만 지리적 감각이 전혀 없다시피한 상태에서 입력되는 것이 적다. 요 몇년 간, 아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마다 초기사는 외계어같다는 말을 종종했다. 요근래 돌아보자니 매우 버르장머리 없는 말을 하고 다닌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낮익다는 후기사도 제대로 아는 게 있느냐 하면 그렇다고 할 수 없다.  


갑자기 이 책을 펴들게 된 것은 난 초기사에 관심이 없어란 말로 회피하지 못할 일도 있고, 최근 연구사가 정리된 책을 손에 쥐어서다. 또, 읽기를 미뤄왔지만 더이상 미뤄서는 안될 책도 있다. 새롭게 시작하니 또 이것으로부터 시작해야겠구나란 뻘짓을 또 하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로 인해 수정될 것을 알면서도 먼저 좌표를 찍어야 그것을 수정할지 그대로 나아갈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굉장히 피곤한 습성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아예 손놓고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애당초 단도직입보다는 우회기동을 선호하는 편이니.. 여튼 이러저러한 뻘짓 덕분에 하는 일은 모두 진도가 안나간다.


진도가 안나간다니! 나, 진도! 이래뵈도 30년짬의 유비군 장수다!


페북에서는 놀고 있으나 블로그는 방치플레이 중인 것에 대한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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