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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아직도 우리는 식민사학의 잔당인가..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아직도 우리는 식민사학의 잔당인가..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7. 5. 30. 18:52
올 초에 해보려다 못한 것이(딴짓하느라) 진단학회 한국사부터 고대사 개설 서술을 한 번 비교해본다는 거였는데, 이래저래 못햇다. 언젠가 해야겠지만 매우 빨리 정말 그걸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다.

지난 세기의 한국의 고대사학계는(귀찮다! 학계라 줄여보자) 식민사학의 극복이라는 명제를 위해 싸워왔다. 실제로 학자들은 일제강점기 한국의 역사학계를 짓눌러왔던 주장들을 성공적으로 반박해왔다.

과연 학계가 언제부터 식민사학 극복에 성공했는가, 아니 시작은 해방직후부터였으니 언제 그 과업에 성공했는가라는 흐름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국편한국사(구판 25권)가 나오는 70년대 후반에서 한국사강좌 고대편을 거쳐 한국고대사론이 나오는 80년대 후반을 주목한다.

일본인들이 한국의 독자적 선사시대 발전을 부정하던 것은 진짜 그것을 반박하는 유적이 나와야 했고, 또 그것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이론이 정립되어야 했다. 역사시대의 타율성과 전근대성을 타파하려면 그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입증할 자료를 발굴하거나 기왕 이용된 자료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어야 했다. 또 일제강점기엔 연구가 제한되었으므로 당연히 연구자들은 일본학자들에게 배워야 했고, 구한말부터 시작된 연구의 양을 따라잡기 전까지는 일본인의 연구성과는 버릴 수 없었다. 그게 보물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걸 봐야했으니까.

그럭저럭 연구라는 것을 할 수 있었던 5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니 일본책을 안봐도 되는 수준으로 연구축적과 논리구축을 달성하는데 30년이 걸린 거다. 그걸 이해못하고 저놈들 전부 식민사학의 잔재라고 지끼면 할 말이 없다. 그러면 국정원에서 북한 문건 분석하는 이들은 다 노동당원이냐?

아니 다른 부분은 폐허에서 토대를 마련해 독자적 세계를 구축하는 것에 시간이 걸린 것(사실은 이것도 사기 수준으로 짧았다. 훗날 역사가들이 자료 보고도 안믿을 것같다. 이 미친 대한민국)은 이해하면서 인문학의 한 분과인 역사학에서 30년 걸린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 미네랄, 일본이 근대역사학을 시작한 게 유신 직후 1880년대 제국대학에 역사학과 설립 후이고 우린 해방정국과 전쟁으로 다까먹었음에도 반세기만에 그걸 따라잡았는데 그래도 반역질 한 걸로 욕을 먹지.

아직도 식민사학 운운하는 식자라는 것들(수정과의 잣으로 족구하는 것들)은 그게 선언과 동시에 달성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취향이 올드하야 요즘 것보단 옛날 이야기에 더 관심두는 터라 7080연간에 나온 "한국사의 재조명"이나 "우리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같은 책에 실린 대담을 즐겨보는데, 그때도 고민하던 이야기가 지금도 벌어진다. 학계가 고였다고? 아니 학계가 욕을 먹는 상황이 더욱 정교해졌다. 거기서 대화를 하는 이미 고인된 양반들도 오늘을 보면 술잔만 기울일 판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ㅇ모 전 문화재청장보다야 낫다고 자기 위안 중이다만 지난 총선에 낙선하기를 빌었던 ㄷ모의원의 장관직 지명을 보며 점점 더 암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우냐.

말꼬리 겸 요약 ------------------
지온 잔당이 나오면 박수받는데 우린 식민사학의 잔당이라 욕을 먹는 부조리.. 빼애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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