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온달 02 - 공주, 아빠한데 대들다.. 본문

삼국사기를 읽어보자!/고구려이야기

온달 02 - 공주, 아빠한데 대들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09. 7. 27. 01:00

모자이크에 눈길이 가는 사람은 지는 겁니다.

앞에서 온달을 소개했으니 이제는 여주인공인 공주를 소개할 차례입니다.

대개 평강공주라고 불리고 있으나 실제 이름은 알 수 없습니다. 평강공주라는 이름은 평강왕의 공주라는 뜻으로 불립니다.

 자, 기록을 살펴보죠.

- 원문 -
1. 平岡王少女兒好啼
2. 王戲曰 “汝常啼聒我耳 長必不得爲士大夫妻 當歸之愚溫達” 王每言之
3. 及女年二八 欲下嫁於上部高氏
4. 公主對曰 “大王常語 汝必爲溫達之婦 今何故改前言乎 匹夫猶不欲食言 況至尊乎 故曰 ‘王者無戱言’ 今大王之命 謬矣 妾不敢祗承”


- 번역문 -
1. 평강왕에게는 작은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울기를 잘하였다.
2. 왕이 놀리며 말하기를 "너는 항상 울어 내 귀를 아프게 하는구나. 장차 커서는 사대부의 아내는 될 수 없으니 마땅히 바보(같은) 온달에게 시집보낼 수 밖에 없구나"라  하였다. 왕은 매번 (공주가 울 때마다) 그렇게 말하였다.
3. 공주가 자라 16세가 되어 상부의 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였다,
4. 공주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대왕께옵서는 항상 말씀하시길 '너는 필히 온달의 처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어찌 전에 하신 말씀을 고치십니까. 필부도 식언을 하지 않으려 하는데 하물며 지존께서 그러시다뇨. 옛 말에 '왕은 헛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지금 대왕의 명은 잘못된 것이므로 소녀는 감히 따를 수가 없습니다"라 하였다.


공주의 첫 등장은 이리 파격적입니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건가요?
공주가 어릴 때부터 너무 울어대니 왕이 놀리는 대목부터 시작하죠.
뭐, 호랑이가 잡아간다, 혹은 망태할아범이 잡아간다는 식의 뻥카성 달래기를 하는데
왕도 이 말이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입니다.
눼, 아이들은 아직 사회화가 크게 진척되지 못하여
다른 이의 말을 잘라서 부분적으로 기억하거나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죠.
동일패턴 농담의 잦은 사용의 부작용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군요. -_-;;;;

下嫁라는 단어는 공주의 결혼을 말합니다.
아무래도 왕과 동급의 지위가 없는지라 왕족과 결혼하지 않는 한 대개는 귀족과 결혼해야 했습니다.
(서양과 달리 이웃나라 왕자와 결혼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습니다)
그러니 아래 쪽으로 시집가는 것이지요.
상부의 고씨에게 보낸다고 하는데 상부가 뭔가는 나중에 이야기 하도록 하죠.

아직 사건은터지지 않았으니 서장은 이쯤에서 끝내죠.
다음에는 저잣거리를 떠돌던 온달과 궁궐 안에서만 사는 공주,,
절대 만날 일이 없었던 두 남녀가 드디어 만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