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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두 전시 이야기.. . 세종 & 충무공이야기.. 본문

역사이야기/학계&전시소식

두 전시 이야기.. . 세종 & 충무공이야기..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1. 10. 23. 22:34

어제(22일), 전시회 두 가지를 보고 왔습니다.
먼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중인 "문자, 그 이후 한국고대문자전"을 보고,
이어서 광화문 지하에서 진행중인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를 봤습니다.

본 순서대로라면 문자, 그 이후를 먼저 다루는 것이 좋겠으나
항상 맛난 건 나중에 먹는다는 신조를 철저히 지키기에
역순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박물관에서 도록을 샀는데 이걸 들고 이동하기도 갑갑하고,
또 월요일에 동료들에게 보여주러 가져오기 귀찮다는 이유로
먼저 사무실에 들러 놓고나서 슬슬 광화문으로 걸어갔습니다.
안국역에서 광화문, 뭐, 평소 퇴근할 때 걸어가는 길이라 별다를 건 없었습니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뒤편의 입구로 들어가니
먼저 세종이야기를 보는 동선이 되더군요.

사실, 세종이야기 부분은 끔찍 그 자체였습니다.
주말이라 아이들과 나온 사람들이 많은데
공중도덕은 전부 4대강으로 흘려보낸 상황이었습니다.
뛰어다니고 소리지르고, 보호자에게 아주 무례한 행동하기,
만지지 말라는 건 꼭 쥐고 흔들어보기...
게다가 어느 체험학습 팀의 강사는 마이크를 사용해 수업을 하더군요.
(이 업계 종사자로서 실내에서 마이크/확성기는 금기사항입니다.
제대로 된 업체에선 반드시 금지시킵니다.
강사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게다가 이 강사는 그걸 사용하면서 제대로 사람들을 끌고 다니지 못합니다. 아놔..)


문자, 그 이후전으로 온 몸에 열기가 돌고 있었는데
초장에 기분이 확 가라앉아버려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안해서 말로하기 참 곤란하군요.
나머지야 그저 그런 전시물이었지만 한글 자모 구성원리를 보여주는 패널만큼은 좋았습니다.
사랑해요, 안녕하세요 등의 문장을 고르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자모들이 합체한달까. 
이건 한글을 알리는 홍보영상으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에 이 전시로 수업을 하나 만들자던 기획을 짜다가 중단했는데
세종이야기를 도는 동안은 그거 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소란스런 분위기다 보니 이 전시의 장점이 안들어온달까요?
그냥 나가려다 기왕 온 김에 마저 보잔 심정으로 충무공이야기로 갔습니다.

날아라, 우주전함 거북선~(퍽!)


세종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전쟁사다보니
차가워진 몸이 다시 덥혀지긴 하더군요.

세종이야기에서 넘어오는 입구에 거북선 모형이 있으니 눈에는 확 들어오는데
뭐랄까 저 머리 위치는 심히 맘에 안듭니다.
관측창으로 하기엔 시야가 너무 한정되었고
연기를 내뿜는다고 하기엔 당시 기술로 그 연기가 도로 배 안으로 들어갈 것이고
대포를 쏠 수 있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정광수 선생의 "삼가 적을 무찌를 일로 아뢰나이다"(정신세계사, 물론 지난세기에 절판)로
그 이후 복원은 좀 더 현실성을 띄는데 이건 뭐...

이건 정말 아니리고 봐..


이 배를 만든 분들의 고증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
거북선의 모양이야 기록으로라도 좀 남아있지만 내부에 대한 기록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이 배는 주력 전투함이 아니라 일종의 특수선인지라 
정보의 양이 적을 수 밖에 없지요.
하여간 그동안 배 내부는 이 사진에서처럼 노꾼들과 사수들이 같은 갑판에서 활동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화포는 매우 반동이 크고 폭발의 우려, 발사시 화약연기의 발생 등으로
이를 다루는 사수들도 많이 다칠 수 있는 광장히 위험한 공간입니다.
노꾼들이 운항시엔 노를 젓다가 전투시 화포를 쏜다면 모를까
노는 노대로 움직여야 하고 화포도 부단히 속도전으로 장전-발사하고,
남은 화약찌꺼기를 소제한 후 다시 발사태세에 들어가는 공간인데
그 와중에 한쪽에서 노를 젓는다라..
작은 보트에 아가씨 한명 태우고 저어도 힘겹고 몸의 운동반경도 큰데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는 배에서 전투구역과 기관구역이 통한다라..
노젓다가 싸우는 갤리선이 아닌담에야 이걸 분리하는 건 해군의 기본 상식입니다.
전투갑판은 분리되는 것은 화포시대의 상식이기도 하구요.

뭐야, 이 전시들 그냥 눈먼 돈으로 생색내는 거 아니냐 싶었는데
다음 칸에서 좀 누그러졌습니다.

0123


 


거북선의 함미에 위치한 영상 코너. 나름 재미있는 영상이었습니다.
CG와 (보지는 않았지만) 느낌상 불멸의 이순신인듯한 실사영상을 적절히 배치하여
이순신장군의 해전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놓은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6분을 넘기는 영상을 올린 것이라 화면 크기, 화질은 양해바랍니다.
음성모드를 켜놓다보니 옆에서 들리는 소음도 그대롭니다.
중간에 옆에 있던 어느 녀석이 이 카메라를 건드려 떨어뜨릴뻔 했지요.
다만 옥의 티랄 것이 우리 배에 올라탄 일본군이 육박전 중 총을 난사하는 장면인데
이거 제대로 검토안하고 만든 티를 팍팍 낸 것을 드러냅니다.
(Face to face하는 백병전에서 총을 쏠 여유도 없고,
가장 좋은 건 권총과 수류탄, 단검과 야전삽이지요.
설령 총을 쓴다고 해도 화약가루를 넣어야 하고,
발사에 일정한 시간이 걸리는 구식 화승총으로 람보흉내가 어인 일이랍니까.
물론 중국에서 화약을 발사하는 창을 쓰지만 그딴 1회용 무기와 고가의 총이 같냐고요)
 

여기가 입구입니다.. 내부도 찍으려 하였으나 예쁜 언니가 보고계셔서..



마지막 코스로 4D영상관이 있었는데
사실, 3D도 부여의 백제어쩌구단지에서 본 영상이 유일합니다.
남들 다 봤다는 아바타나 트랜스포머 당연히 안봤구요.
그래서 어떤가 기대를 했습니다.

입체안경으로 보는 3D영상에 의자가 배를 탄 것처럼 흔들리고
약간 물도 뿌려주고 바람도 불어넣어줍니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왜 한산대첩이 아니고 명량을 보여준댜..하고 들어갔는데
막상 영상이 시작되니 어색한면은 있지만 나름 재미있더군요.
(물론 화승총 람보흉내도 여전...)
그런데 안위와 다른 장수들 쫄았던 거는 쏙빼고 너무 요즘 액션영화처럼 만들었군요.
다만 총알 날아가는 거랑, 대장군전 날아가는 건 ㅋㅋㅋㅋㅋ

그러나 세종과 이순신이라는 먼치킨적인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전시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너무 가볍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물론, 전시공간의 한계를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의외로 낭비하는 공간도 많았거든요.
이 두사람이 왜 다른 문무의 위인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소개되어야할 이유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것이랄까요?
아기자기할 수 있었던 공간을 잘 살려내지 못했다는 평은 피할 수 없을듯합니다.
그러나 한 번쯤 가봐도 크게 손해볼 전시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유료였다면 평가는 매우 박했겠지만요.

말꼬리 :
1. 명나라 군선에 대해서도 소개한다길래 ㅎㅇㅎㅇ거렸는데.. 헉.
2. 세종과 이순신에 대한 책을 모아둔 도서관에 정광수씨의 책은 없더라.
3. 고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하여 꼰대라 하지말자. 역사학자들은 여기에 목숨을 거는 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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