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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이태진 선생 글을 읽다가 깨달은 것인데 해방 이후 연구사에서 신라 하대는 매우 어려운 시대였고 중대는 상대적으로 평온한 시기였다고 보던 관점은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 물론 신라하대 중에서 진성왕이 세금 독촉 한 이후 정말 난장판이 된 것도 맞고, 왕을 비롯해 왕족들 계보 그려놓고 누가 누굴 죽였나를 살펴보면 아침드라마 이상이다. 그런데 정작 전체 신라인에게 치명적이었던 자연재해는 그 융성하였다는 중대에 집중해서 일어난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왕경의 높으신 어른 누가 죽었다, 임금님이 비명회사를 했더라는 먼나라의 이야기다. 21세기 한국인이 대통령을 실감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어차피 괴로운 건 정쟁이 있으나 없으나다. 그것이 고대 율령제의 무서움이다. 헌강왕이 산에 올라 경주의 ..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 기왕(岐王)의 집에서 항상 그대를 보았고 최구(崔九)의 정원에서 노랫소리 몇 번을 들었던가 지금 이 강남은 한창 좋은 풍경인데 꽃 떨어지는 시절에 다시 그대를 만났구려 ---------------------- 기왕 : 당예종의 넷째 아들로 현종의 동생이기도 한 이범 최구 : 최척. 구는 최씨집안의 항렬에서 아홉째라는 뜻. (번역은 김원중 역, "당시감상대관", 까치, 1992, 37쪽에서 따옴) 두보가 젊었을 시절에 기왕과 최구의 집에서 만나던 이구년을 강남에서 만났다. 한 명은 필명을 날리던 문사였고, 한 명은 노래 하나로 알아주는 가수였다. 안록산의 난을 맞이하여 이리저리 헤메고 다니다 강남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 아, 풍경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데 우리들의 신세는 화..
부치지 못한 편지라는 DJ. DOC의 신곡 하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기의 첫사랑이 다른 남자와 있었고, 또 그 다른 남자가 그녀와의 일을 떠벌린 것에 대해 분노하는 심정에서 나온 것인데 디스야 힙합의 한 문화요소이기도 하지만 다른 디스와 비교를 거부하는 파괴력이 있습니다. 그 개개인을 욕하기 보다 이런 노래로까지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뭐, 디스 문화가 그렇게 활성화하지 못한 대다수에게 낯 선 것은 사실이죠. 그런데 이하늘을 비난하는 목소리 속에는 쿨한 척하는 것이 보여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자기 일이 아니니까 쿨하게 말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사람 일이 그렇게 쿨할 수는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게 자기의 현실으로 다가올 때 대체 얼마나 쿨할 것인지.. 그 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