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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장보고 04 - 왜, 결말은 아름다운 것일까..(상편) 본문

삼국사기를 읽어보자!/신라이야기

장보고 04 - 왜, 결말은 아름다운 것일까..(상편)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0. 6. 12. 11:12

슬슬 끝내야할 때가 왔군요.
진작에 나왔어야 할 이 글이 늦게 나온 이유는
아마 끝맺는 걸 귀찮아 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어떻게 폼나게 끝내볼까 궁리하다 보니 늦어진 것이겠지요.
하지만 언제까지 변기에 쭈그리고 앉아 
인상 쓸 수도 없는 법.
이제 결말을 향해 달려가 봅시다.

[원문]
謁保臯 飮之極歡 飮未卒 聞王弑國亂無主 保臯分兵五千人與年 持年手泣曰 “非子不能平禍難” 年入國 誅叛者立王 王召保臯爲相 以年代守淸海 此與新羅傳記頗異 以杜牧立傳 故兩存之

[번역문]
(정년이) 보고를 만나니 마시는 것이 지극히 환대하는 걱이었다. 그 자리가 끝나기 전에 왕이 시해당하는 국난이 일어나 주인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보고가 병사를 나누어 5청명을 정년에게 주고, 그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리며 말하기를 "그 대가 아니면 이 난국을 능히 평정할 수 없다"라였다. 정년이 수도로 들어가 반역자를 죽이고 왕을 세우니, 왕은 보고를 재상으로 삼고, 정년을 청해를 대신 지키도록 하였다.<이는 신라의 전기와 다르다. 두목이 전을 썼으니 고로 둘 다 그대로 둔다> 

사실 이 결말을 두 달 가까이 내팽개쳐 둔 이유는 여기서 할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장보고와 정년의 갈등관계가 잘 드러나는 대목은 오늘 이야기할 첫 대목에 너무 잘 드러나 있고, 겨우 만난 두 사람에게 경주의 왕위계승전의 화마가 닥쳐온 것, 그리고 왜 장보고-정년전의 내용은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결말을 가지고 있을까란 근본적인 질문과, 또 김부식은 무슨 생각으로 이 기록을 넣었을까란 근본적인 질문(2). 그리고 하다모해 두목이 누구인가도 이야기 해야겠지요. 이런 얘기를 한 두 단락에 담는 것도 머리가 아픕니다. 실은 이것도 어엿한 논문주제이기도 합니다.(물론 Rgm-79가 논문으로 내기 전에 누가 이 아이디어를 쓰는지 모니터링 합니다..-_-;;;;)

사실 풍원규의 발언 이전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상태였는지 알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장보고가 혼자 귀국했고 정년이 돌아오며 목숨을 걸어야 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극히 파탄의 상태에 이르렀던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맨 첫대목을 기억해보세요.
장보고는 나이로, 정년은 기예로 서로 위를 다투었다는 것을.
사실 사이야 고행에 있었을 때도 그닥 좋지는 않은 것 같은데 왜 유독 이 때 나빠졌을까요?
지금 시골을 내려가도 그렇긴 하지만 당시 사회의 기본은 공동체적 질서지요.
옆 집에 식기가 몇 개 있는지, 건너집 아이들은 뭘 하고 노는지 빤히 다 아는 세상에서
다툼을 막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동체의 평온함입니다.
두 사람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아도 그 날카로움을 누르거나 중화시킬 요소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고향을 벗어나면 그게 사라지는 거죠.
외국입니다. 아무리 혼란기라 해도 본토중국인들도 없는 자리, 
불업입국한 이들이 언제까지 잡고 있을 수 없어요.
관료예비군(그야말로 대기발령)에 떨어져도 중국인들이야 가족이 있고 재산도 있겠지만
이들에게 그런 것을 기대할 수는 없죠.
삶의 치열함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우적거리다 보니 감정은 격해지고,
때론 서로를 떨어뜨려야 내가 사는데란 생각도 들 것이고
더구나 쌈나면 말려줄 사람도 없습니다.(있어도 약발이 안들었겠지요)
그래서 정년이 목숨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서로의 갈등이 격해진 것은 아닐까 싶어요.

정년이 에라모르겠다 죽어도 집에서 죽자는 심정으로 돌아온 것인데
장보고는 지극히 환대를 합니다.
사실 너무 간략하게 환대를 극진히 했다라고 했지만
저 글 속에 담겨진 광경은 눈에 선하죠.
버선발로 달려와 두 손 붙잡고 
'이 친구야 왜 이렇게 늦게 왔나. 자네 기다리다가 눈이 빠질 지경이었네'
'이렇게 반겨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어허, 우리 사이에 이러긴가. 얼른 들어가세. 여봐라 주안상을 차려오너라~!'
이런 대사가 오간 것은 아닐까 상상을 해보자만 데이터가 없어요.

이들의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아~! 드디어 감잡았으니 마지막 편은 빨리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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