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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아주 오래전에 국문학을 부전공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아예 졸업후 2년을 더 다니며 학위를 따는 복수전공제도 하려고 했는데(요즘처럼 4년 안에 두개를 따는 게 아니라 6년을 다녀야 했죠)그래도 솔잎을 먹겠다고 바로 역사 몰빵을 하긴 했는데이때 주로 들은 게 고전문학과 구비문학이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게 국문과의 구비문학조사에 따라간 것이었는데정선의 산골에서 눈보라에 헤메며 다닌 게 아직도 기억납니다.하루는 경로당에 갔는데 보통 이럴 때는 술을 대접하며 슬슬 졸라댑니다.녹취를 하는 조가 있고 술상무 노릇을 하며 어르신들의 가락을 뽑아내는 조가 따로 있는데이 날은 그 어르신들이 알아서 방출하시니 '유치원에 간 사나이'처럼 버거울 정도였죠.그러다 상여소리도 하나 뽑아 달라고 하니마당에 나가서 해야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역사 책 중에 말 그대로 역사라는 역사책이 있습니다.헤로도투스의 책도 아니고 이 책이 뭐냐고 E.H. 칼슘선생이 묻지도 않았습니다.남경태의 『역사』는 무척 재미난 역사서 입니다.아주 오래전부터 한국사와 세계사를 아우르는 책을 쓰고 싶어 했습니다.1차로 절망한 것이 김정의 『국사시간에 세계사 공부하기』였고(이 책은 저작을 하는 사람이 군더더기를 어디까지 뺄 수 있나를 보여주는 굇수역사서입니다)그리고 결정적으로 절망한 게 남경태 선생의 책입니다.개인적인 표현으로 아주 좋은 책을 읽을 때 "(저자를) 패고 싶다"라고 합니다.남경태 선생은 그 범주에 들어갑니다. 정말 폭행이라도 하겠다가 아니라 그러고 싶을 만큼 질투가 느껴진다는 나름의 찬삽니다.(어느 분 박사논문을 읽다가 너무 재미난 나머지- 물론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