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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건담을 가지고 역사연구를 할 수 있을까? 본문

역사이야기/애니 역사학

건담을 가지고 역사연구를 할 수 있을까?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11. 30. 15:00

이미 다른 곳에서 써먹은 포스팅의 일부가 재탕됩니다만.. 요기

(아! 여긴 한 달에 한 번쯤 생각나는 방치당한 블로그 아닌가!!!!!)


19세 청순가련 병약미소녀는 쟈브로 스타일~!!


이 빌어먹을 책을 일판 2권을 포함해서 다섯 권이나 사버린 것도 미친 짓이지만

(나름 변명을 해보자면 자신에 대한 역사책-?-이 나왔는데 안팔아줄 수가 있겠습니까?

일년전쟁전사도 원서 포함 5질을 샀더니 출판사가 기렌의 야망을 보내주더군요.

그거 기계도 없는뎁)

금주 초에는 이거 한 권을 뜯어서 PDF를 만드는 바보짓을 해버렸습니다.

눼, 어디서나 보고말겠다는 연방의 폭죽의 의지!!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앞의 뻘 글을 페이크로 만들면서까지 또 한 편의 글을 날리는 것은

이 책이나 고대사 연구책이나 근본은 비슷하다는 겁니다.


고대사도 자료부족에 항상 시달립니다.

어떤 논문은 단 한줄만 가지고 쓰여지기도 합니다.

(물론 다른 것을 가져와 연결을 짓지요)

후백제를 가지고 박사논문을 쓰신 신호철 선생님은 

원래 조선시대를 주제로 석사논문을 쓰셨다고 합니다.

박사과정에서 후삼국의 후백제를 가지고 쓰려다보니 놀라셨다고 하더군요.

조선시대사를 전공할 때는 뭘 봐야할지 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많았는데

이 시대를 연구하려니 자료가 너무 없었다고요.

(요 얘기는 박사논문의 출판본인 후백제 견훤정권연구의 서문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래서 누구든 고대사 연구자는 바보거나 천재거나 둘 중 하나란 말을 듣습니다.

저같으면 친하게 지내는 구비문학 전공자에게

‘거짓부렁은 내 전공인줄 알았는데 진짜는 너구나’란 말을 듣기도 했죠. -_-;;;


제 가족이 좀 많군요. 위 그림과 함께 인용 출처는 RGM-79 GM book(AK 커뮤니케이션즈, 2011)에서..


건담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설정놀이를 한다고요.

그런데 그게 수십년째 쌓이다보니 어느새 그 ‘놀이’는 역사연구를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건덕들이 연구를 한다고 해야

1979년에 방영된 기동전사 건담을 기준으로 할 경우 

가장 중요한 1차 사료는 43편의 TV판과 3편의 극장판, 

그리고 총 13편의 08소대와 6편의 주머니 속의 전쟁 정도가 될 것이고

그 외에 건담 센츄리나 기동전사 건담 공식 백과 사전 정도가 2차 사료가 될 겁니다.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은 일종의 연구서, 또는 통사로 봐야지 사료가 될 수는 없죠.

그리고 MS Igloo 1기는 그럭저럭 봐줘도 중력전선은 넣어주긴 싫을 따름이고)

그 외에 그런 자료들을 두고 재해석하고 살을 덧붙인 책들이 

그놈의 요즘 번역되어 나오는 ‘건담의 상식’같은 시리즈물,

그리고 일년전쟁전사, 또는 계속 나오는 MS대전집이랄까요.


아래 그림과 함께 일년전쟁사 상(도서출판 길찾기, 2009)에서 인용


사실 그 뒤에 설정 놀이를 재생산하는 책이지

모든 이야기의 근원은 TV판과 극장판 뿐입니다.

이걸 가지고 마치 절대적으로 사료가 부족한 고대사연구처럼

마치 역사연구자들처럼 그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해석해 온 겁니다.

토미노 요시유키나 야다테 하지메가 건담 스토리의 골자를 잡으면서

전혀 생각지도 않은 정치, 물자의 유통, 재해권같은 문제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단 한 장면 출연한 모빌슈츠의 제작 배경, 

그 병기를 낳은 전쟁교리의 문제같은 것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특히 일년전쟁전사를 만든 각켄-학연-은 원래 전쟁사책을 주로 내놓는 출판사기도 합니다.

거기에 여러 방법론은 2차대전 연구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뭐, 원래 건덕 중에 밀덕도 많기도 하죠)


이정도가 우스워 보일리 없잖아요. 무서울 정돕니다.


이런 것이 그저 애니 오덕들의 황당한 살붙이기 놀이로 보일 확률이 99.9%는 넘겠지만

어딘가 콜로니가 떨어졌을 때의 파편으로 머리에 나사가 풀린

0.1%에 해당되는 연방의 폭죽은 이것도 하나의 역사연구의 이웃사촌으로 보기도 합니다.

정말 애니역사학이라고 불러보고 싶기도 하고요.

나중에 역사연구 방법론을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매우 적은 자료를 가지고 어떤 결론을 도출해내는가를 살펴보는 하나의 예시로 써보고 싶습니다.

물론 역사학대회같은 곳에서 이런 말을 했다간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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