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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광복절에 생각해보는 앞으로의 일본..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잡설

광복절에 생각해보는 앞으로의 일본..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8. 15. 21:15


2010년에 오사카성 앞에서 발길을 돌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 유적인 난파궁을 보기 위해 발길을 돌렸을 때

길에서 마주친 극우시위대입니다.

워낙 멈춰있는 것, 고정된 것만 찍고 다니느라

움직이는 것을 잘 찍지 못해서 이 사진 하나만 건졌습니다.

저들의 구호를 찍은 것이 없다는 게 쵸큼 아쉬운 거군요.


불량한 조선인을 몰아내자.

일본말을 모르는 짐순이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자주 간 건 아니지만 극우시위를 마주친 건 이거, 딱 한 번 뿐이었지요.

뭐 더듬더듬 지도 펴놓고 물어보면 우리말로 대답해주거나

아예 잡아끌고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사람이 많았지만요.

그래선지 저 시위를 보면서도 신기한 걸 봤네..하는 느낌?


어제 오늘 들려오는 뉴스를 보니 생각나는 게 이 때의 시위였습니다.

요 며칠 통일신라와 일본간의 외교교섭에 대한 자료를 뒤지고 있던 터라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걸 적어볼까합니다.


1. 아베, again 1930


아베에겐, 아니 일본의 지도층에겐 카드가 없습니다.

아직 일본의 경제는 견실한 편입니다만(적어도 우리보단 낫습니다)

80년대 독일과 누가 세계 경제 no.2냐를 가지고 다투던 시절의 힘은 없습니다.

여전히 1/n으로 하면 형편없지만 전체 총합으로 G2의 하나가 된 중국도 있고요.

독일만해도 버거울텐데 유럽 자체가 하나의 경제 블록이 되었고,

(PIGS 문제가 쌓여 있지만 그래도 여긴 뻗어나갈 공간이 있습니다)

이젠 만만하게 보던 한국도 목을 조를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 중국보단 덜 위협적일 겁니다만..)

그래도 1세기 전부터 열강의 말석은 차지했던 식민제국의 영광 속에서

점점 미래의 불확실성이 두드러지는 판에

그들이 잡을 수 있었던, 그리고 확 움켜쥔 카드는

딱 1930년대의 재판이지요.

아니 일본으로 한정한다면 1920년대.

게다가 아직도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후쿠시마의 피해수준이 그들을 더 조급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일본의 무게 중심이 관서로 돌아오는 거겠지만

그들은 환무천황 이래 줄기차게 뻗어온 프론티어가 다 날아가는 꼴이겠죠.

(아직 훗카이도는 건재하잖아!)


2. 문제는 군대에 있다.


개인적으로 군사력에 순위를 매기는 짓에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신뢰하는 수치는 국방비랄까.

국방비를 주축으로 한 수치에도 일본은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더욱이 해군에 있어선 미국 다음으로 쳐주기도 하지요.

문제는 우리나 북한보다도 꽤 높았던 육군대국 이라크도 걸프전에서 벗겨놓으니

말도 안되는 수준이더라.. .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군사력을 높이 쳐주는 것에 대해선 좀 회의적입니다.

어떤 수치에선 핵잠, 항모도 굴리는 영국, 프랑스가 일본 아래더군요. -_-;;

실제 전쟁에서 그런 수치가 잘 적용된 적도 많지 않고요.

물론 기본적으로 무장한 자금력과 사들일 수 있는 무기는 좋습니다.

우리가 F-16 사들일 때 이미 F-15 굴리던 애들입니다.

조선일보 기자 앞에선 우린 고물 끌고 다니는데

늬덜은 신상이다. 열라 부럽다 너스레도 떨었지만

기본적으로 체급이 차이나고

거기다 달려있는 무장도 우리보단 좋고, 업그레이드도 잘하죠.

해군력도 우리보단 훨씬 낫습니다만

밀빠들이 종종 한일전 가상할 때 생기는 해상봉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도 휴전선 다 비워놓고 전군 투입 못하는 것처럼

그들도 북해도나 오키나와 비워두고 오질 못해요.

걔들 해공군이 특화된 게 소련과 중국 견제용인데..

우리도 육군, 특히 대화력전 특화라 건너갈 발법도 없지만

(하지만 우린 간사이지역에 날려보낼 미사일은 좀 있지요. 케케케)


그리고 기본적으로 군사력은 눈에 보이는 병력수와 무장에 한정되진 않습니다.

전쟁을 받춰줄 경제력, 물자 보급능력, 인적구성.. 여러가지 중첩되죠.

그냥 서울 종로 한복판에 장갑차나 탱크 가져다 놓고

이거 모실 수 있는 분~하고 외치면 금새 서넛 이상은 모여들 겁니다.

총?

영국에선가 한국은 남성 대다수가 총기 분해, 조립, 사격이 가능한 나라라고 했다지요.

설령 소총수에게 소대, 중대지원화기를 던져 줘도 

좀만 만지면 기본적인 작동은 다 할 겁니다.(주특기 병만은 못해도 사용은 하겠죠)

그런 점에서 소수의 자위대로 구성된 일본이 전쟁 태세에 돌입한다.. .

언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출 건데요?

그나마 일본에서 예비전력으로서 틀을 갖춘 건 잠수함 밖에 없을텐데?


극우들은 결국 군비확충을 외치고 싶겠지만

자기들이 반세기 동안 쉬고 있는 동안 이웃 국가들도 쉬었을까?

2차 대전 이후에도 열심히 실전경험 쌓고 

열나게 화약고에 화약을 채워 놓은 나라들인데..

그나마 지들 눈에 그나마 만만한 게 대한민국이겠지만

이 나라도 예비병력 수백만을 금새 소집할 정도 되고

무장도 중남미 나라들 수준으로 낮은 것도 아닌데??

그리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급격하게 군사력으로의 전환에 무리가 없을까?

적어도 이웃의 군사강국들은 군비도 유지, 확충하면서 경제를 끌어올리기라도 했지.

댁들의 경제시스템이 급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해?


3. 바다가 위험해!


1980년대 그렇게 돈을 풀어대며 친일본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중국이 전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모든 것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땐 중국은 베트남의 예비군에게 쳐맞고,

(중월전쟁의 뒷이야기를 들으면 웃깁니다. 

베트남의 주력은 폴포트 떼찌떼찌하러 캄보디아에 있었고

국내에는 노인네와 아녀자로 구성된 예비병력만이..)

그나마 같은 덤 앤 더머였던 당시의 인도나 두들겨 팬 수준의 낙후된 국가였지만 

세계 4대 핵강국으로서의 위상은 충분히 위력적이었죠.

문제는 얘들이 미국 항모전단하고도 맞장 뜨겠다며 해군 현대화에 나섰지요.

동남아 해로가 생명선인 일본으로선 모골이 송연할 사탭니다.

게다가 35년간 장기적으로 웅담에 빨대 꽃혔던 우리와 달리

단기간에 초박살이 난 중국의 입장에서 일본에 대한 감정은 극히 과격합니다.

물론 런던에서 뺨맞고 동경에 화풀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일본은 의화단 사건부터 중국에 개입해왔고,

중일전쟁 때는 중국의 남은 자존심도 박살내고

남경에서는 킬링필드를 조성해버렸죠.

표면적으로야 미국에게 안쫄겠다지만 결국은 일본을 손봐야겠다..로 읽히거든요.

90년대부터 이어진 이 흐름이 오늘날의 센가쿠 분쟁의 전단계올시다.

2차대전 때 구축함이나 겨우 굴려대던 한국도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현대화 작업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가카께서는 운하에맘 관심이 있으셨지,

우리 공주 가카도 아빠밖에 모르시고)

북방의 러시아도 마구 팔아먹거나 바다에 방치하던 시대를 지나

푸짜르의 치세기에 들어선 다시 해군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노립니다.

재미난 건 중, 소 양국은 100년 전에 일본에게 자존심이 박살난 경험이 있군요.

하여간 미국의 그림자 속에서 해공군 전력의 유지로 살아볼까..

그런 시대는 지났어요.


4. 외교적 무능. 그들에게 대국적 견지란 존재하나?


솔직히 말해 일본의 시스템이 대단하다. 

또는 일본은 심모원려가 있다는 말엔 코웃음을 칩니다.

세세한 것은 잘해요.

뭐든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는 꽤나 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메뉴얼 이외의 일이 벌어지면 대응도 못하는 게 일본의 종특이었죠.

임진왜란이나 중일전쟁이나 2차대전이나

처음에는 그들의 출력이 강했지만

달라지는 전장의 상황에 재빨리 적응하는데 실패했지요.

대전 후 경제를 발전시키며 나름 배워왔다고 성공한듯 보이지만

요즘의 일본 경제는 딱 미드웨이 해전 이후 일본군 상황과 다를 바가 없어요.

중국은 그들의 생각을 초월하는 존재가 되었구요.

(어떤 의미로는 환타지 대국 맞습니다)

한국조차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냥 역사적 전반을 떠나 자기들 식민지였던 나라라고 시야를 좁혀본다면

꽤나 당황스런 일이겠지요.

그나마 이 땅의 친일파들이 있었으니 이정도지..


미국은 어떨까?
요즘의 미국 속내는 '요것들 너무 키웠네. 버릇 좀 잡아야겠어'지 싶습니다.

물론 미국은 일본을 안버릴 껍니다. 한국은 버려도요.

페리의 개항 이래 일본은 미국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이었습니다.

일본을 버리는 순간, 미국의 태평양 경계선은 미국 서해안이 될껍니다.

나는 때리지만 맞기는 싫다란 생각으로 충만한 미국이 일본을 버린다는 건

먼로주의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이죠.

그점에서 일본에게 미국은 중국에게 까불어도 안전한 든든한 보험이겠지만

위의 3번 항목에서 든 것처럼

친구는 먼데 주먹은 가까워요.

한국도 같은 미국 영향력에 있어서 그나마 같은 분류로 묶이지만

내심 일본과의 동맹은 피하려고 하죠.

(한국의 외교는 맘에 안들정도로 지리멸렬하지만 이건 아주 잘하는 겁니다.

지난 가카 시절에 할 뻔 했지만 이건 거의 사회적 금기를 넘는 거라..)


중국이라는 나라가 블랙홀이 되어가는 지금

적어도 한국만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요.

아베나 극우들이 한국이 그나마 만만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나마 러시아나 중국에 비해서란 단서가 붙는데다

일본은 반세기 동안 기형적인 군사력으로 살아온 나랍니다.

솔직히 대만 정도도 이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

(그래도 대만은 우리 이상으로 빡빡한 환경에서 버티는 나랍니다..)

한국은 그 자체적으로 꽤 전력이 되는데다가 

어느 편에 붙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균형을 흔들 수 있는 나라죠.

(동북아 조정자론도 전혀 망상이 아니었다!!!!!)

이런 나라가 일본에 칼을 들이댄다?

게다가 제일 가까운데???

뭐 바다를 못건너온다고?
다른 나라가 도와준다면?

그거야 말로 자연재해 제외하고 일본이 꿈꿀 수 있는 최악의 악몽아닐까요?

아마 한국이 일본과 완전 대척점에 놓인다면 

그것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이 극히 약해지거나

중국의 영향권에 놓인 후일겁니다.

맥도날드 본점이 아직 강하다면 도쿄와 서울 지점이 싸울 일은 없겠죠.

아마 붙는다면 북경오리 체인점으로 업종변경한 이후일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군이 일본에 상륙못할 이유는 없죠.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한다는 건 단순히 섬의 영유권, 해양자원의 소속,

영해의 재조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닐 겁니다.

아주 근본적인 속내는 1943년 카이로 회담으로부터 

1953년 센프란스스코 종전회의 합의사항의 부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들은 그게 아니라 하더래도 

한반도의 사람들은 그게 더 심각해질 경우 그렇게 해석하게 될 겁니다.

(원래 다 토해내도 한반도는 고수하려고 했죠. 1억 옥쇄에 조선인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아마 입술이 사라져 잇몸이 시린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급한 상황에서조차도 일본군의 동원을 제의하는 맥아더에게

이승만은 만약 그들이 상륙하면 

남북한은 싸움을 멈추고 단결해서 싸울 거라고 했죠.

(이승만에게도 1mg의 양심이라는 게 있었다는 증거겠군요.

물론 맥아더는 기뢰전부터 해서 일본 병력을 몰래 동원했지만)

아무리 모두를 적으로 돌리더라고 한국한테는 싹싹 빌고 

콩나물이라도 핧아야 했어요.(근데 니들 변태니까 그거 잘하자나)

객관적 전력이 아무리 떨어져도 만나기만 하면 전투력이 

초사이아인이 되는 나라도 못품으면서 뭔 생존을 생각한다는 거지?


너님들이 이제사 평화헌법 바꾸고 일본군 창설한다고 한들

그게 불로불사약이 되지 않고 

조기에 호흡기 떼는 서류에 서명한 꼴이란 걸 알기는 할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5. 속내


요즘 하는 꼬라지 보면 일본이 망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세 가지 문제가 있어요.

하나는 중국이 맹수가 될 때 같이 싸워줄 나라가 없다.

둘째는 그 나라 망하면 신작 애니는 이제 어떻게 보라구!(탕! 탕!)

마지막으로 짐순이는 듕궉을 매우 싫어합니다.(7세기의 악몽에 혼을 빼앗긴 아해 같으니!!)



말꼬리 -----------------

1

전날 밤에 오사카성하고 오사카 역사박물관 보겠다고 일정을 짜놓고

막상 오사카 성 앞에서 귀찮다는 이유로 일정을 막 바꿔

난파궁을 보러갔는데

문제는 난파궁 건너편에 역사박물관이 있는 지도 모르고 

그냥 다음날 가기로 한 나라박물관으로 튀었습니다.

짐순이의 여행은 매사 이런 식인데

그 다음날은 또 일정을 막 바꾸어 1300년전 창고를 보겠다고 나서는 통에

종일을 헤메 이때 계획한 정창원전 2번 보기에 실패했지요.

만약 오사카성 회군사건이 없었다면 아예 못보고 돌아왔을지도 모르죠. ;;

참 변덕이 심한 아햅니다.

2

일본애니 본다고 일빠 아니냐는 분도 있었는데

애니/망가에 한정해서만 일빠라고 불려도 할 말 없겠지만

근본적으로 짐순이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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