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1회 5급 5번문제..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한국사능력시험

1회 5급 5번문제..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4. 11. 18. 13:17


(우문술은) 이미 잦은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을 믿었고, 또한 여러 의견에 몰려서 마침내 진군하였다. 동쪽으로 살수薩水를 건너, 평양성平壤城으로부터 30리 떨어진 곳에다가 산에 의지하여 군영을 세웠다. 문덕이 (우)중문에게 시를 보냈다. 

“신묘한 계책은 천문天文을 꿰뚫었고

지리地理를 다하였네.

싸워서 이긴 공이 이미 높았으니

만족할 줄 안다면 그치면 어떠할까!” 


중문은 답서를 보내 을지문덕을 타일렀다.

- 삼국사기 권44, 열전4 을지문덕전


이 부분은 을지문덕이 거짓으로 항복하여 수의 진영을 염탐한 후에 수의 30만 별동군을 더욱 깊이 끌어들이기 위해 무려 7번을 고의로 져준 후 평양성 이르기 직전에 수의 사령관 우중문에게 보낸 시를 이야기합니다. 국문학에선 초창기의 한시로 5언시의 형식을 갖추었지요. 황조가와 같은 그 이전의 시가들이 원래 노래에 한자를 입혔다면 이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입니다. 


우리에게는 우문술이 더 유명한데(그들의 세 아들 중 두 아들 우문지급과 화급이 수양제를 죽이고 자립했다가 두건덕에게 박살난다던가, 셋째 아들 사급은 당의 개국공신이 된다는 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일입니다) 보통 기록에서 우문술과 우중문이 공동 사령관인 것처럼 묘사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우중문의 발언권이 더 세었지요. 물론 우문술의 셋째아들이 수양제의 부마라 많이 부각됩니다.


여튼 왜 굳이 평양성까지의 진공을 허락했느냐 하면, 어차피 압록강을 건너 평양성까지 오는 길은 좀 있지만 전략전술적으로 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거든요. 그냥 입구에서 틀어막고 장기전 벌이다가 본진의 투입까지 예상되는 것이라 어차피 병력면에서 약세인 고구려도 시간적 한계가 있고, 게다가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대군을 깊이 끄어들이며 기력을 고갈케 하는 작전은 동서고금에 많이 써먹은 것이죠. 특히 러시아에 ‘닥돌’하다 말아먹은 나폴레옹과 히틀러가 그 좋은 예지요. 


평양성에 이르기까지 기력을 고갈시켜놓고, 그래도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우리가 이긴거라 믿고 있던 수나라 수뇌부에게 이제 ‘들어오는 것은 니맘이지만 나가는 건 니맘대로가 아니란다’란 현실을 보여주어 그 기세를 대번에 꺾는다는 심리적 효과랄까. 서양에서 이건 우리가 맨 처음 고안한거다라고 하는 많은 개념 중에는 동양에선 최소 천 년 전에 개나 소나 쓰는 것이 많았죠. 독일에서 녹이 잘스는 금속에 크롬 코팅하는 거 개발했다고 좋아했는데 중국에선 상(은)나라 시절 무덤에서 그게 나오지 않나, 또 절벽과 절벽 사이에 교각 없이 상판으로만 구축하는 거 개발했다고 독일에선 자기네 이름을 붙였는데, 일본에선 천 삼백년 전에 나무 판자로 그런 다리를 지어놓고 지금까지 쓰질 않나.. 사실 손자병법도 그저 그런 중국책으로 여겼지만 모택동의 대장정과 홍군 승리 이후 그 진가를 인정받지요.



'한국고대사이야기 > 한국사능력시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회 5급 7번 문제  (4) 2014.11.26
1회 5급 6번  (4) 2014.11.20
1회 5급 3번 문제  (4) 2014.11.05
1회 5급 2번 문제  (4) 2014.10.29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회 5급 1번 문제  (8) 2014.10.2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