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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그동안 니네는 뭘했는데? 본문

역사이야기/역사와 과학기술

그동안 니네는 뭘했는데?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5. 7. 5. 21:17

이달 말에는 새로운 윈도를 사람들이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리뷰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맛을 보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전부 얼리어답터도 아니고 짐순이조차 처음 프리뷰 나올 적에 신청만 해놓고 설치해보진 않았습니다. 화일을 받았음에도 말이죠. 이런저런 일들로 귀차니즘도 생겼고, 올 초에 두 번의 업데이트로 2주만에 모든 PC를 적어도 4번에서 20번까지 윈도 재설치를 하는 바람에 지친 탓도 있을 겁니다.


보통 새 OS가 나오면 희망사항이 담긴 기사들이 넘쳐나게 되는데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우려섞인 기사들도 종종 나오지요. 장미빛으로 장식된 새 OS가 사실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던가하는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내용이면 매우 유익한 기사입니다. 설치하지 않거나 그 사이에 새 대응방법이 나온다던가 하면 많은 이들이 피해받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요즘 나오는 기사는 IT강국 한국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지몽매한 말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맨 처음 ZD넷 기사에 실린 각 은행, 보안기관 담당자들의 세미나 기사를 읽다보니 머리가 어지러워 지더군요. 이제 선보이는 윈도의 새 브라우저에서 액티브 엑스 기반의 프로그램 사용이 전면 중단되고, 가을에 업데이트될 크롬에서도 이와 유사한 NPAPI 사용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이제 문제라는데 이게 어제 오늘 갑자기 터져나온 문제였나요? 아니 대처가능한 시간도 안주고 데헷~하고 발표해서 충격인가요? (순간 내가 히틀러였다면 가스실에 쳐넣을 놈들은 너희들이다..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걱정마시라 짐순이가 권력을 가질 확률은 내일아침 스페이스 콜로니가 낙하할 확률과 같으니까..요)


약간이라도 IT쪽 기사들을 본 사람들은 알죠(문제는 저 신문기사를 읽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니다만) 액티브 엑스 종료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 되었다는 것. 적어도 비스타가 나오던 시점부터 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정작 숫자에 약한 짐순이의 기억에 따르면요) MS가 만들었지만 실패를 자인하고 포기하겠다고 한 것이 10년이 다되어 갑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들은 이야기처럼 호들갑을 떱니다.호들갑은 좋은데 아래 기사처럼 막말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기 운영체제(OS) '윈도 10'이 출시 전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윈도10에 적용하는 새 브라우저 '엣지'에서 플러그인 프로그램인 액티브X(ActiveX)가 구동되지 않아 전자정부 관련 사이트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국내 대다수 사이트가 먹통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MS 브라우저를 사용 중인 한국 고객들에게 여전히 이 같은 내용을 상세히 고지하지 않고 있는 MS의 처사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韓고객은 호갱님?..불친절한 MS씨 중에서..

매번 마소는 액티브 엑스를 없애겠다고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그겨 유지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모양새였죠. 문제는 이게 어제 오늘 갑자기 발발한 문제도 아니고 그동안 몇 개의 윈도 버전이 바뀔 시간이 지나있었다는 겁니다. 그냥 얼핏 보면 마소라는 기업이 국가와 산업군, 일반 유저들까지 괴롭히는 횡포로 보입니다. 방금 인용한 기사에서도 후반부에 걱정하는 투의 내용을 덧붙이긴 했지만(풋) 제목부터가 우리는 선의의 피해자라는 전제로 시작합니다.


여전히 높은 사람들의 인식은 왜 저번에(10년 전에) 비싼 돈 주고 시스템 업그레이드 했는데 또 왜 돈을 쓰라는 거야..겠지요. 그러나 이건 4백년 전에 한산도와 명량에서도 판옥선으로 잘만 싸웠는데 뭔 놈의 이지스함을 만들고 GR이냐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지금에야 액티브 엑스가 만악의 근원이라고 지탄을 받지만 처음 그게 나왔을 때는 획기적인 보안대책이었던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돈을 얼마나 들였던, 과거에 얼마나 효과를 거두었다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효용성이 결여되기 시작하고 대안이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는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은 와중에도 과거의 것을 고수하는 집단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루는가는 전쟁사의 일부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1866년의 쾨니히스그래츠에서는 신식의 후장식 소총을 가진 프로이센군이 여전히 총구로 총알을 장전하던 전장식 소총을 사용하던 오스트리아군을 괴멸시켰으며(물론 신무기만으로 이긴 것은 아닙니다) 레이더가 나오고 항공병기가 나오던 시점에도 여전히 러일전쟁의 동해해전의 성과에만 집착하던 일본의 연합함대는 자신들이 항공전의 신기원을 이룩해놓고도 여전히 거함거포주의와 뇌격전에 집착한 나머지 초기의 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지요.


종종 터져나오는 은행의 보안서비스 사고도 어떤 각도에서 보면 그런 일이지요. 농협의 경우 한 번 뚫린 보안장치를 꾸준하게 유지하다 또다시 털리는 쾌거(?)를 이룩했거든요. 그런 거대한 규모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보안체계는 사용자들에게도 많은 불편함을 전가합니다.


어제만해도 한참 전에 엉뚱한 노래를 다운받았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짐순이가 새 노래를 받는데 남양주 톨게이트부터 크롬으로 접속한다->막혀서 IE탭을 써본다->역시 막혀서 익스플로러로 접속한다->계속 뻥뻥 터지는 플래시 기반 프로그램을 계속 깐다. 이런 과정을 거쳐 2~30분쯤 용산에 중박에 도착할 무렵에야 다운받는데 성공을 했고 목적지에 도착한 터라 노래를 들을 수 없었지요.



그나마 많이 간소화된 게 이 정도.. ㅆㅂ.. 출처는 나무위키(https://namu.wiki/w/ActiveX)


주 초에도 선생님의 책정리를 돕는 와중에 무슨 서류를 출력해야 하는데 액티브 엑스 프로그램 깔기에 OS와 브라우저 버전이 높/아/서 계속 튕김당하는 것을 보고 짐순이의 윈 태블릿에서도 시도를 하는데 틀어가지지도 않더군요. 만약 그게 시급을 요하는 매우 중요한 서류였다면.., 조직이나 개인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서류였다면 어땠을까요? 실제로 짐순이도 어느 서류를 떼기 위해 15개인가의 프로그램을 깔아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1~2분 만에 되었다면 화도 안났겠지요. 올 봄에 20번을 재설치해야했던 윈도 태블릿의 경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녀석이라 중간중간에 은행에 들어가야했지요. 그때마다 얼마나 피가 역류하는 기분을 느꼈는지.


정말 아무런 죄도 없는 청순함을 가장하고 이미 한참 전에 예고된 사안에 대해 나는 몰랐다는 식으로 눈만 깜빡거리는 일은 구역질이 납니다. 거기에 이건 쟤들이 우리에게 얘기를 잘 안해서라고 언플질을 한다는 것은 유아기때 먹은 분유 가루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듭니다. 그것은 계속 터지는 보안사고에도 책임지기를 싫어하는 기업들의 추잡함,(결국 손님의 클릭질에 책임을 넘기겠다는 것이거든요) 몇몇 기업(N모 응가를 만드는 너희들이 대표라고 해두자)들이 눈먼 돈으로 안전한 장사질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이런 일을 만들고 언플질까지 합니다. 이건 역사왜곡하고 같은 논리구조에요. 그래서 더 화를 내는 이윱니다.


국민은행 창구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국민은행과 모 기업이, 지금으로부터 사라진 정통부에서 우수 보안기업으로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되었다는 뉴스를 봤을 때의 황당함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날 짐순이가 은행창구로 나와 일을 보게 된 이유가 뭔데.. 마치 원균이 일본을 물리친 구국의 영웅이라는 소릴 듣는 기분이랄까요.


정말 묻고 싶어요. 그동안 늬덜은 뭐했냐고요.


7월 7일 추가 : 

지금 언론을 가장한 찌라시들(특히 경제지)이 떠드는 것이 얼마만큼 문제인가 감이오지 않으신다면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그래도 헛소리를 하지 않는군요.


액티브X, NPAPI, 실버라이트 퇴출.. 플러그인의 최후가 다가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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