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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원래 고려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김부식에 대한 이야기만 하던 차에 (뭐, 짐순이는 부식빠니까요!)그나마 호감가는 인물 중 하나인 이규보의 일화를 옮겨봅니다. 12월에 진강후(晉康候)의 아들인 상국(相國)이 야연(夜宴)을 크게 베풀고 모든 고관(高官)을 불러 모았는데, 공은 홀로 8품(品) 미관(微官)으로 부름을 받고 참석하였다. 밤중에 상국이 공에게 이르기를, “그대가 문장을 잘한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아직 보지는 못했다. 오늘 한번 시험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이인로(李仁老)를 시켜 운(韻)을 부르도록 했는데, 40여 운(韻)에 이르렀다. 촛불을 시제(詩題)로 삼고 이름난 기생에게 먹을 갈도록 하였다. 시가 완성되자 상국은 탄복하여 마지않았다. 다음날 상국은 그 시를 가지고 부(府)로 ..
복고가(腹鼓歌)로 친구가 혼자 술 마심을 조롱하다 그대는 보지 못했나 부호가 자제들 화려한 집에 놀 적에/君不見豪家子弟宴華屋종 치고 북 두드리며 간간이 줄 퉁기고 피리 부는 것을/撾鍾擊鼓間絲竹성서 선생은 홀로 그렇지 않아/城西先生獨不然취하면 노래 부르며 큰 배를 두들긴다/醉後高歌鼓大腹이 안에는 수백 사람 들어갈 수 있고/是中可容數百人또 삼천 섬의 술을 저장할 수 있다네/亦能貯酒三千斛기름진 밭의 쌀로 좋은 술 빚었기에/膏田得米釀醇醅며칠 만에 맡아보니 향내가 물씬물씬/數日微聞香馥馥하필 틀로 걸러 진국물을 짜낼 것이 뭔가/何必壓槽絞淸汁머리 위의 두건 벗어 내 손으로 거르지/頭上取巾親自漉한번 마실 땐 문득 양껏 마시는데/一飮輒傾如許觥야채나 고기로 안주를 하네/佐以辛蒜或腥肉배는 북이 되고 손은 북채 되어/腹爲皮鼓..
돌아가자! 전원이 장차 황폐해지려 하거늘 어찌 돌아가 않으리요?이제껏 내 마음 몸뚱이에 부림 받아 왔거늘, 어찌 낙담하여 홀로 슬퍼하는가?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달았고, 다가 올 일은 올바로 할 수 있음을 알았으니,실로 길 잘못 들어 더 멀어지기 전에 지금이 옳고 어제가 글렀음을 깨달았네.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출렁이고, 바람은 표표히 옷자락을 날리네길가는 사람에게 갈 길 물으며 새벽 빛 흐림을 한하네.이내, 멀리 내 집을 바라보고는 기쁨에 달려가니,하인들이 반겨 맞아주고, 어린 자식들 문앞에서 기다리네.뜨락은 잡풀로 우거졌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여전하네.아이들 데리고 방에 들어가니 술통엔 술이 가득하네.술병과 술잔 가져다가 자작하면서 뜨락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기쁜 얼굴 짓고남창에 기대어 거리낌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