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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 오카다 토시오의 세계정복은 가능한가(파란미디어, 201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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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란 무엇인가? 오카다 토시오의 세계정복은 가능한가(파란미디어, 2010)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7. 4. 13:49

20% 할인해주는 교보를 버리고 10%할인해주는 그래24를 선택한 것이 미안해서 사진만은 교보 것을 씁니다.


며칠 전에 올라왔던 릿찡님의 오타킹 이었던 사내. 오카다 토시오 라는 남자에 대해서라는 글을 보고

그래24를 두들겨 깨워 밤에 질러버렸습니다.

언제나 오나 기다리는데 갑자기 종로 인근에 폭우는 쏟아지지

배송조회에는 14시에 출발했다는 게 17시가 되도록 안오길래 전화를 했더니 

비에 그만 막혀서 못갈 것 같다 그래서 걍 교보 바로드림할껄하고 땅을 치는데

다시 전화가 오더군요. 퇴근 안하셨냐고.. 그래서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왜 이걸 샀냐고 물어보신다면, 뭐 레진블로그에 걸려있던 이 만화 때문이겠지요.

굽의 만화중 광주랑 은영전을 합친 것 이상으로 잘나온 만화지 싶네요. 출처는 레진블로그.


이런 게 현실이다..

젊은 날의 이상은 사그라지고 메마른 일상만이 남았다..라는 문구가 페부를 찌르는듯 하기도 하고

왜 악의 조직이 물량전을 통해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새우깡도 아닌 것이 손이 가게 만들더군요.


책은 저 만화처럼 처연하지는 않습니다.

조금은 발랄한 어조로 왜 정복하지 못하는지,

어떻게 해야 정복이 가능하고, 겨우 세운 제국을 어떻게 유지 시키는지에 대한 내용치곤 밝습니다.

그래서 매우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글쟁이로서는 매우 부럽고도 무서운 재능이기도 합니다.

이븐 할둔이 『역사서설』에서 왕조는 4대 이상 유지될 수 없는가에 대해 늘어놓은 내용과

마르틴 반 크레펠트의 보급전의 역사에서 전쟁 하나를 수행하기 위해

들어가야할 물자나 그것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사례분석들에 준하는 내용을

이 책에선 우습게도 간단히 설명해버리더만요.


이 책을 현대문명의 비판이나 오덕교과서라던가, 경영학의 교본 등 다양하게 부릅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봐야 의미는 없고, 그들보다 더 잘 풀어낼 자신이 없습니다.

대신 이 책을 역사학도도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금도 하는 공부는 삼국사기의 직관지를 읽고, 

당육전과 구당서신당서의 백관지를 정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이야기 하자면 조직, 하나의 시스템에 대한 공부지요.

삼국사기나 구당서신당서의 직관지, 백관지의 기록은 어느 한 시점의 정부조직 형태에

앞 뒤의 더하고 없어지고 바뀐 것들이 섞여 있습니다.

당육전은 아예 어느 시점의 조직에 이랬었으면 좋았겠네라는 내용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2012년의 대한민국의 행정조직을 다루는 안내문에

60년대 있었던 부흥부나, 80년대까지 존재하던 동력자원부,

지난 정권까지 존재했던 과학기술부가 같이 소개되는 경우입니다.

아예 연혁도 다 적었으면 고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도상엔 그렇지만 실제 운영과는 차이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총리실 직속의 고위공무원 감찰기관이 법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민간인의 사찰도 수행하는 식이지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 명제는 압니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만 아는 거지 온 몸이 다 숙지한 것은 아닙니다.

정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기록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보면 머리 속에서 상상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보급전의 역사는 그런 면에서 전쟁사 공부하는 사람들에겐 고마운 책입니다.

그냥 게시판에서 슐리펜 계획을 고쳤다고 소몰트케 욕하긴 쉽죠. 

실제론 누구라도 못할 망상이었는데. 아! 구데리안은 해냈군요. 변형이라도)

하나의 국가가 무엇으로 돌아가는지를 이해하는데

이 책만큼 좋은 책을 권해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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