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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비오는 날의 도쇼다이지.. 매트릭스를 찍다..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자료로 보는 고대사

비오는 날의 도쇼다이지.. 매트릭스를 찍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8. 10. 12:45

"그저 나라만 오면 비지"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도쇼다이지의 창고사진  


오늘 서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1시간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오긴 했습니다.(지금 현재 종로는 비가 그쳤군요)

온도도 내려갔으니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데 한랭지사양 양산형 폭죽에겐

이 날씨도 습도가 높아 지옥이긴 매한가집니다.

더 괴로운 건 다들 살만하다고 하니 홀로 겪는 지옥이죠.

오늘 오전의 이 날씨를 오사카나 나라, 교토에선 10월 말에 맛볼 수 있습니다.

제작년 일본 여행에서 그걸 뼈저리게 절감했는데

오늘 소개할 도쇼다이지 가던 날과 오늘의 날씨가 비슷했습니다.


원래 퇴근할 때도 그렇지만 여행할 때도 루트가 계속 바뀝니다. 

기분에 따라, 그날 몸 상태나 거리의 인구밀도에 따라.. 

그저 장애물을 만나면 방향을 트는 물이라고나 할까.

이 날도 오전에 평성경 유적을 돌도 점심 때 정창원전을 보고

저녁때 법륭사에 간다라고 전날밤에 일정을 잡아놓고는 마구잡이로 바꾸다 말아먹은 날입니다.

하여간 평성경을 보는데 시간이 초과되어 주변에 있는 사원들 몇 개 보고 법륭사를 가던가

정창원전을 봐야지..란 맘을 먹었는데

그냥 전철역에서 그냥 먼저 오는 방향 잡아타기로 맘이 바뀌었습니다.

눼, 같이 가면 짜증 나겠죠?

(자꾸 미소녀임을 의심하는 분들에게 이런 갈대 같은 소녀심少女心을 근거로 제시합니다)

평소에 같이 가는 지인들이야 이미 익숙한 상태지만 이 떈 혼자 간 거라 그야말로 지조때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야쿠시지랑 도쇼다이지 가뿐하게 보자란 맘을 먹습니다.

안내판에서도 이 들 절이 조낸 가까운 걸로 나오고 또, 그 방면 전철이 오고 있었거든요.

그냥 닥치고 탔습니다.

야쿠시지야 좋았죠.

야쿠시지 료코님이 나와 반겨주지 않아도(이 연방의 폭죽, 약간 M의 성향이 있는 게 분명하다;;;)

탑만 보면 로우앨글로 찍고 싶어 안달났는데 1300년 전 목탑이 있으니 뭐.. 상상대롭니다.


어느 현자가 말합니다. 미소녀랑 탑은 로우 앵글이 진리라고.. 퍽!


그리고 걸어서 갈 수 있다길래 도쇼다이지로 가는데

솔직히 정창원 건물 자체는 항상 날이 안맞아 못봤는데

여기 창고도 1300년 되었다길래 오로지 그것만 보러 갔죠.


7시방향 우산은 마치 방탄우산같아..


그런데 신기한 게 경주의 서출지랑 일본의 나라는 해가 쨍쨍한 날에 간 적이 없습니다.

가려고 하면 비가 오기 시작하여 떠날 때까지 비. 멀쩡하다 가면 비가 와요.

서출지는 아예 갈까말까 할 때도 비가오니 그야말로 지역한정 아메온나雨女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날도 평성경 돌 때부터 비가 왔는데 그땐 적게 내려 우산 쓰기 귀찮아 그냥 맞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도쇼다이지 갈 때부터 비는 폭우가 됩니다.

이젠 우산을 꺼내도 의미가 없겠지 싶어 노트북과 카메라만 무사하면 된다는 심정으로 돌아다닙니다.

이따금 탄 버스나 지하철 유리창에 머릴 기대고

누군가의 노래가사를 바꿔 "그저 나라만 오면 비지~'라고 흥얼거릴뿐. 머리는 빙글빙글 돕니다.


사진에다 흰 줄만 자대고 그으면 비사진이 됩니다. 참 쉽죠?


이게 그 폭우 속에서 찍은 1300년 전 창고입니다.

정창원은 이거보다 더 크고 여러 장치가 더 많이 부착된 풀아머버전이랄까.

이건 그보다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원래 필카때는 못찍는다는 욕은 안먹었는데 디카시대에 와선 완전히 낙오병 신세지요.

그러나 저 혼자 보는 것이니 그리 큰 욕심은 없구요.

오히려 다들 잘 찍으니 혼자 못찍으면 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_-;;;)

대신 매트릭스도 아니고 물방울이 찍힌 사진은 저만의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중에 도쇼다이지를 다시 간다고 한 들, 

어떤 카메라를 들고 가도 이 날 이상의 사진은 안나오지 싶습니다.


누가 같이 갔으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또는 매트릭스찍었다에 500원!


후일담 1

오는 것은 니맘이나 나가는 것은 니맘이 아니란다라는 탑님과 창고님의 마음 씀씀이 덕에

(이 노무 미소녀는 적어도 천년은 된 노땅분들께 얼마나 사랑 받는지.. 엄훠낫~)

돌아가는 차마다 다 놓쳐서 결국 법륭사도 못가고(얘는 올 가을엔 가지 싶어요)

정창원전이라도 봐야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갔더만 문을 닫아서 못봤어요.

이날의 만행은 다음날 귀국인데 그 다음날 케이온의 방과후 티타임2가 발매된다는 것 만큼의 고통으로..

물론 음원으로 사긴 했지만 이거 정말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었죠. 게다가 작년엔 못갓으니..


후일담 2

다음날 귀국하는데 드뎌 오사카 날씨가 19도로 내려갔네요. 써글레이션

그런데 김포공항 내리니 영하 2도. 우라질 쌍쌍바 쌍봉터미널.. 미소녀는 떨었어여.


후일담 3

이거 말고 오사카성 회군사건부터 해서 삽질이란 삽질은 다해서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운하팔 기세였는데 귀찮아서 안적습니다. 와대에서 스카웃할까봐..


내 마음 별과 같이 저 하늘 별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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