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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지나친 강조는 없느니만 못하다..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지나친 강조는 없느니만 못하다..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8. 21. 21:30

최근들어 4국시대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가야사를 전공하시는 분들로부터 나온 용어인데

그동안 가야사가 백제사나 신라사에 부속된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90년대 이후로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분명 80년대까진 그랬다)

또는 고대한일관계사의 일부로만 보아왔던 적도 있다.

(요건 일제 식민사학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건드리기 좀 애매하긴 했다.

일본과 관련된, 일본의 사료를 읽는 것만으로도 뭔가 찜찜하던 시절도 있었다)

적어도 현시점의 고대사연구자들은 가야사를 어디에 부속된 것으로 보질 않는다.

가야사도 하나의 독립적인 분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야의 소국들이 고구려나 백제, 신라와 같이 놓일 수 있다고 보질 않는다.

독자성은 있었고, 나름 하나의 진화과정을 보여주긴 했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뭔가를 했느냐, 4국시대라는 명칭을 써야하는가에 대해선 좀 회의적이다.


물론 삼국사기의 기록은 보통 신라의 대다수 기록과 

고구려와 백제의 살/아/남/은 사료 약간, 그리고 중국사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다보니

가야의 기록이 적고 주체적으로 그려지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름 타당성을 가진다.

그렇다고 해서 결국 영토국가로 발전한 3국과 달리 

소국병립상태에 멈춘 가야가 동등하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물론 영토국가기에도 활약한 베네치아라는 괴물 도시국가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바다에 가까운 모든 도시국가가 베네치아와 싱가포르가 될 수는 없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베네치아가 그러하듯

가야는 그 후로도 매우 발전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어느 누구도 베네치아를 절대왕정기나 산업혁명기에도 강국이었다거나

유럽전반을 다룬 역사서술에서 베네치아가 주도하는 나라였다고 쓰지는 않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가 고고학의 시대구분에서도 있어왔는데

이른바 원삼국시대, 삼국시대전기라고 애매하게 불려지는 시기를 삼한시대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서력전후로부터 본갹적 삼국항쟁이 시작되기 전까지라 할 수 있다)

삼한 고고학 전공자들 중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건 고구려사를 전공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좀 기분 나쁜 이야기였다.

삼한만 한국고대사의 영역이고, 한국사의 중심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물론 고구려시대라고 부르는 작자가 생긴다면 정말 경멸해줄테닷!)

나중에 가면 포상팔국 연구자가 생겨서 삼국시대를 포상팔국 시대라고 부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뭐 극단적으로 가면 영산강 유역에서 백제의 영향을 극단적으로 축소시켜

여긴 백제와도, 마한과도 다른 독자적인 별세계였다고 하는 경우도 나온다.

(요건 이쪽 공부를 안하니까 그냥 설명 없이 건너가게뜸!)


물론 자기가 연구하는 주제에 몰입하다보면 다들 과장된 면을 보이기도 한다.

논문에 나오는 흔한 수사 중 하나가 

'@#은 무엇을/무슨 시대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어쩌구저쩌구 블라블라'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이런 것이 결국은 자기 주제만이 아닌 다른 분야도 봐야하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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