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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학자들은 그렇게 깐깐하지. 그게 종특이야.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학자들은 그렇게 깐깐하지. 그게 종특이야.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7. 31. 13:05

다들 환빠계열이 역사학과 상극인 건 아실테지만 진짜 상극인 학문은 고고학이다.

그저 우직하게 환단고기의 기록으로 밀어붙이고

중국정사나 삼국사기의 기록의 애매모호함을 공격하면

어차피 평행선을 달리는 참호전이 벌어지는데

(이 때의 싸움은 논리의 싸움에서 마치 종교간의 전쟁처럼 변하기 마련이다. 답이 안나온단 말이다)

이 교착상태를 타개해버리는 게 바로 고고학이다. 그래 마크1같은 철갑괴물.

그래서 환단고기를 번역해가며 29만원에게 아부를 한 임승국같은 이는

고고학자들을 상상력이 없는 인간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가 뭐라고 부르던간에 고고학이 이쪽의 '최종병기 그녀'가 되는 건 사실이다.


출처는 위키백과


김부식 무덤을 찾아내 그걸 파내 가루로 만들어 날려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던

어느 연방의 폭죽도 처음엔 고고학에 대해 그리 좋게 보질 않았던 편이다.

다시 말하지만 민족의 역사가 이리 찬란한데, 기록에도 남아있는데,

물건이 안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안믿겠다니 정상으로 보일리가.


1980년대는 한참 고대국가의 형성과정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게 전개되던 시점이고,

또 개발경제시대에 쏟아져 나오는 유물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접근을 고민하던 시점이다.

그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과연 청동기 시대가 존재했느냐로 골머리를 앓던 시절이다.

일본은 우리의 역사를 조각내버리는 과정에서

구석기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정하고는 구석기 유물이 나오자 서둘러 덮었으며

석기시대가 오고 청동기 시대가 따른다는 20세기 전반의 사유에 따라

한국의 선사시대는 청동기가 결여되었고 

중국의 영향으로 한참 후에야 철기를 받아들였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 역시 한사군의 설치가 고대한국사회의 발전을 불러왔다는 논리를 기본에 깔고서)

당연히 청동기 유물이 낙랑의 중국계 유물만 있던 상황이니 반박을 하고파도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청동기 찾아 여기저기 땅을 파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

해방 후에도 일본 식민사관에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말이 식민사관에 순종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청동기 시대가 존재했음을 밝히는 과정은 매우 지난한 일이었다.

그러다 청동기가 나왔다.

그럼에도 어느 학자들은 그게 수입품인지 아닌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들었다.

(그게 오래전 일이라 주변인들은 그게 누군지를 모르니 알 길이 없다)

처음 환빠이던 시절에는 그 분들을 욕했었다.

아니 그렇게 주장하던 유물이 나왔는데 그래도 부정하다니..

이거야 말로 식민사학에 찌들고 찌든 것이 아닌가!!!


그러나 다시 보면 사실 그 분들의 말이 옳았다.

청동기는 낮은 온도에도 제작 과정 자체는 불구하고 철기보다 까다롭긴 하지만

기성품을 재활용하는 것은 철기보다 더 간편하다.

그래서 성분분석을 해서 출처를 알아내기 전에는 이게 과연 여기 생산품인지 알 길이 없긴 하다.

그래서 그 틀이 되는 거푸집도 나와야 하고 여타 제작도구들이 나와야 한다.

(합금에 들어가는 여타 금속의 재질이 지역마다 약간 다르다. 

또 이것이 순정품과 개량여부를 판단하는 열쇠가 된다)

나중에 경북 선산(현재 구미시)에서 망가진 부분을 수리한 흔적이 남은 청동기가 발굴되고

또 청동기를 생산한 유적들이 발견됨에 따라 가장 회의적인 학자들도 인정한 것이다.

물론 그걸 밝혀낸 학자들도 대단하지만

 이러한 태도를 견지한 분들도 또한 존중받아 마땅한 분들이다.

사실을 밝혀내는 것은 가벼운 흥분으로는 절대 수행할 수 없다.


학자라는 종족들은 자기의 연구주제에 매몰된 나머지

마치 자기의 연구주제가 그 시대의 모든 것의 비밀을 밝혀주는 

매우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 자기 주제에 대한 애정이 깊어 그런 건데

그 반대편이라 할 수 있는 이런 극단적인 회의는 균형을 잡아준다.

마치 살인을 한 정황은 존재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결을 내리는 판사처럼

옆에서 보면 답답하고 고루한 인간으로 보이지만

그게 환빠처럼, 일제의 식민사가들처럼 역사를 왜곡해서 보지 않으려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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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꼬리

1. 그런데 지금은 극렬 김부식 빠수니라는 것이 오늘의 개그, 안웃는 자는 의지가 없는거다

2. 사회에서는 고루한 학교인간, 학교가면 사회에 물든 인간.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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