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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민족의 영광 보자고 할 말 안할 말 자제염.. 본문

한국고대사이야기/고대사 잡설

민족의 영광 보자고 할 말 안할 말 자제염..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2. 7. 24. 14:37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민족의 영광 운운하는 말은 정말 싫다.

전쟁과 관련된 공부를 하지만 국난극복사와 같은 영광의 수식어도 도저히 적응할 수가 없다.

아주 옛날 환빠였던 시절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러브 코메디 볼때처럼 그런 닭살돋는 이야기를 걸러내는 기관이 없다.

그래서 조금은 냉정하다 못해 냉소적이기도 하다.

(안그런다고 하신 분들은 연방의 폭죽의 이미지 메이킹에 속으신 거죠. 

연방의 폭죽이 뿔단다고 3배 빨라지는 걸 바라는 게 낫지요. 데헷~)


그런데 그 우리역사 반만년이라는 유치찬란한 수사를 싫어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 반만년이라는 것에 고마워하는 마음도 있다.

참으로 중국이라는 거대 블랙홀을 옆에 끼고 살면서도 잘도 살아남으셨군요..란 마음.

(간혹가다 블랙홀 옆에서 잘도 살아남는 천체가 있는데 딱 우리나라다)

진짜 중국은 모듯 것을 잡아당겨 소화시켜버리는 비상의 능력을 갖고 있는데

수천년, 아니 최소 2천년 이상 사정거리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남은 민족이나 국가가 별로 없다.

서양인들은 죽여서 인종을 말살하였는데

중국은 피 한방울 안흘리며 종족 자체를 소멸시켜 버리기도 하였다.

특히나 베트남과 우리의 역사는 몸서리 쳐질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은데

중국과 싸운 것은 그쪽이 훨씬 더 많고 더 잘 싸운 편인데

정작 지배받은 기간은 그쪽이 훨씬 길다.

우리야 싸운 기간보다 바짝 엎드린 기간이 많고

특히나 통일신라 이후야 너무 고난이도로 엎드린다고 욕을 먹는데

그거야 중국 옆에 나라를 세운 환웅과 단군 멱살잡고 따질 일이지

너무 강력한 국가 바로 옆에 붙어살게 되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하는 후손들이 책임지랴.

(무슨 자의식과잉이 넘쳐서 사대주의했다고 욕하는 분들, 

그냥 최홍만한테 부모욕하고 애인욕하며 당당하게 싸움 걸어보세요.

절대 약자라고 봐주지 않게끔 하려면 그래야죠. 서로 전력을 다해 싸워야죠.

당신들이 바라는 역사대로 갔다면 나타났을 결과가 어땠을 지 실감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후기를 남길 수나 있을라나. 병풍 뒤에서 향내 맡는거지)


엄밀하게 이야기 하자면 지금 공부하는 게 5~7세기 고구려의 대외관계 및 제도사를 공부하긴 한데

고구려의 영광, 말타고 만주벌판 호령, 이딴 거엔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렇게 살고도 오래 버틴 그 맷집에 경의를 표할뿐이다.

물론 고구려가 항상 대결만을 한 것도 아니다.

할 때는 수구릴 줄도 알았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의 논리가 통하는 대등한 국가가 아니었다.


고조선하면 사기 조선열전만 죽어라 보니 모르시지,

서나 표같은 데 보면 한무제와 그 신하들이 고조선 못잡아먹어 얼마나 안달이었는지 나온다.

무경칠서 중에 이위공문대라는 병서가 있는데

당 태종과 그의 최고 지략가인 이정이 대화하는 형식의 책이다.

그러나 그 서문을 보면 어떻게하면 고구려를 멸망시킬까,

악의 축 연개소문을 어떻게 해야 잘 조진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는 책이다.

아무리 백금바치고 왕자를 보내며 설설 기어도 죽이겠다는 마음 먹으면 끝인 거다.

그리고 645년의 침략을 성공시키지 못한 당태종이 죽으며

무리한 대원정 대신 수시로 공격을 가해 치고빠지는 방법으로 

고구려 사람들 농사지을 여유 없이, 쉴 여유 없이 괴롭히라는 유언을 남기는데

그런 사정은 듣지도 않고 살수와 안시성의 큰 싸움 있으니 당당한 게 자랑스럽고

사신보내며 조아린 게 부끄럽다 말한다.


그렇게 당당한 게 좋으시다면

우리 지금 캐나다나 네덜란드 같은 나라 침략한다고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그 나라 분들을 괴롭히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선 국내의 방어요건을 채우며 타국을 침략해야하니 병력소요는 많을테다.

또 부족한 살림에 무기나 수송수단, 여러 보급품 보내야 하니

자동차나 핸드폰 수출 중단하고 수송차나 무전기만 만들고

영화나 게임처럼 난사를 해보자면, 요즘 우리가 만든 미사일들 한 번 날려보자면

돈이 많이 소모되니 세금을 올린다면 어떨까?

예비군 소집만 되어도 짜증내는 사람들이 참 행복하기도 하겠다.

아, 네덜란드나 캐나다는 우리랑은 원한도 없고 멀기도 하니 관두고

역사왜곡을 하는 중국과 독도가 지네꺼라는 일본이 낫겠다.

둘 중 하나랑 당당하게 붙어보면 어떨까?

특히 돈많고 기술많고 우리보다 인구도 많은 나라니

저 위에 든 조건보단 더 빡빡하긴 한데 뭐 어떠랴.

당당한 우리나라, 강한 우리나라,

만주를 다시 우리의 품으로~! 아키바하라를 우리 앞마당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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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멋지냐???????????????????????????????????????????????????

이러면 우린 행복하냐? 

아니 살아남을 수나 있냐?

모니터 앞에서 그럴듯하게 말하면 멋있기나 하지.

(그래서 데프콘같은 소설을 발가락의 때로 본다. 군사학 고증만 잘되면 뭐해..

무기 제원만 좔좔 외면 총알이 빗나가냐? 세우는 작전이 제갈량 동남풍 되냐?)

아니, 나이 먹고 가족생겨 봐라. 사표 한 장, 그것도 잘 못던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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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런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안오는 블로그니 해봐야 의미 없는 포스팅.
날도 더워 뇌도 녹아버린 투게더, 엑설런트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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