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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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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맞은 짐순姬

글쓰기는 어려워..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1. 3. 14:04

점심도 다 먹고 이규보의 노래처럼 불룩 솟아오른 배를 북삼아 툭툭 쳐가며

수잔 베가Suzanne Vega의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국내에도 널리 알린 2집 Solitude Standing의 노래들인데,

이걸 들으니까 추억이 되살아나네요.


한번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보겠다고

연방의 폭죽, 당시는 15세 청순가련 병약미소녀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문학소녀의 꿈을 안고 문예부에 들어갔었지요.


저런 모에선을 맞은 염소처럼 종이를 먹지는 않았습니다. -_-;;


글을 써본 경험이 적은 데 해봐야 뭐가 나오겠습니까.(먹으면 화장실은 가잖아!!)

원고지나 연습장을 낭비하며 그저 장안의 지가紙價를 다른 의미에서 올렸겠지요.

맨날 혼이나 나던 차에 소개글을 써봐란 과제가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리뷰라는 단어도 널리 쓰이지 않던 시절이니 리뷰라면 리뷰겠지요.

그때 썼던 글이 바로 수잔 베가의 Solitude Standing 리뷰였습니다.


월정액으로 저가에 음악을 적선해주시는 다음뮤직 협찬입니다.


그냥 좋아하던 노래 한 곡 한 곡 소개하고 감상쓰고 그뿐이었습니다.

음악에는 조예가 깊을 수가 없는 막귀였고

(단, 주위의 매니아들은 타고난 귀라고 하더군요. 만원짜리 스피커로 100만원짜리 효과를 낸다고요)

수잔 베가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아보지도 않고

아는 것은 오로지 앨범 자켓에 실린 흐릿한 사진뿐이었으니까요.


아마 머리에 솜털이 싹튼 이래 글써서 제대로 칭찬을 들은 것 같습니다.

맨날 저를 혼내던 선배의 빨간 펜은 

'네 글 덕분에 이 앨범을 사고 싶어졌다'라고 한 줄 적어놓았을 뿐입니다.

그것은 아직까지도 다시 들은 적이 없는 칭찬이었지요.

어물쩍어물쩍거리는 와중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제도 여기 올리는 글과는 다른 글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아마 친하니까 많이 참아준듯한(어린 게 이럴 땐 방패가 됩니다) 어투였지만

지금 놓인 문제가 많이 드러나버렸지요.

아직 갈 길이 멀구나란 생각을 합니다.

매우 납득이 가는 말이었으니 마음 상한다거나 기분 나쁠 일은 없었구요.

(납득가게 이야기 해준다면 그다지 따지지는 않습니다)


그때 저 리뷰를 처음 쓸 때의 버릇이 요즘에 와서야 약간 고쳐진 것을 보면

정말 가야할 길이 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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