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백제사람도 먹고 살기 힘드네.. 본문
2010년,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
지금의 부여에서 목간 하나가 발견됩니다.
출처는 위 신문기삽니다..
所遣信來 以敬辱之 於此貧薄 一无所有 不得仕也 莫瞋好邪 荷陰之後 永日不忘
그냥 귀찮으니 누군가 풀어놓은 번역문을 그대로 옮기자면
보내주신 편지 삼가 잘 받았습니다. 이곳에 있는 이 몸은 빈궁하여 하나도 가진 게 없으며 벼슬도 얻지 못하고 있나이다. 그러나 좋고 나쁨에 대해서 화는 내지 말아주십시오. 음덕을 입은 후 영원히 잊지 않겠나이다.
그 중에 於此貧薄 一无所有 不得仕也.. 요 문장이 끌리네요.
여기에 빈궁하게(찌그러져 있다보니) 가진 것 하나 없고, 일도 얻지 못하였습니다..란 말.
왕조국가의 공무원수는 매우 적습니다.
억단위 중국을 좌우하던 명청시대 중앙관리가 5만을 넘치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고대에도 그나마 수가 알려진 신라도 천단위에서 놀죠.
그것도 중앙파견 지방관리(+보조), 각 군단의 장교단까지 싹 모아도
5천을 넘지 않아요.
게다가 그나마도 항상 그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겸직하는 경우가 많으니
실제 관리 숫자는 더 적죠.
귀족신분이라해도 자리를 못얻는 사람은 계속 생겨납니다.
그건 저 멀리 듕궉도 그러하였구요.
그래서 관료예비군중 빽이 좋거나 정말 능력이 엄친아가 되는 사람은
계속 머물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마치 1군과 2군을 왔다갔다 하듯 지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정도는 무방.
그냥 어쩔 수 없이 명예직으로 만족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야구판이나 관료판이나 이런 점은 같아요.
게다가 결혼은 빨리 하니 가족은 생기지..
이래저래 고난에 시달리는 사람은 많습니다.
두보도 그가 지은 시 중에 상당수는
사랑하는 그대여 날 좀 봐요~ 봐요~ 나를 좀 봐주세요~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님이 부인이라던가 다른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는 게 문제죠.
그럼 두보도 비누줍는 사내?
아뇨! 그 사내는 사랑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나누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욜라 애널써킹해주면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는 직업을 선사하지요.
<이상해서 다시 읽으니 이 대목을 쓰지않고 지나가 뻘 문단이 되었군요. 보충합니다>
아무리 그 할아버지가 잘 나갔어도,
먹고 살라면 여기저기 원서를 써야한다니까요.
아마 이 목간은 실제 편지는 아니고 연습삼아 썼다고 보는데
기묘하게 내 사정이 거지같다는 내용은 큰데
자리 좀 주시면 굽신굽신하는 대목은 묘하게 작군요.
그냥 쓰다보니 지면사정상 글씨가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어쩌면 나름 자존심도 있고, 꿈도 있었을 사람이 가지게 된
먹고사니즘에 납작해진 자신을 보는 복잡한 감정이 읽혀지기도 합니다.
신님은 중학생(카미츄) 1화. 저작권은 원작자, 제작사, 배급사에 있습니다.
그러나 뭐 어쩌겠어요.
신님도 힘들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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