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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의 삼국사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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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이민수, 을유문화사)

짐순 폰 데그레챠프 2013. 6. 3. 17:38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짐순이는 삼국유사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고대사 공부의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인 삼국유사를 부정, 무시한다거나
미워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머리맡에 두고 틈나면 읽던 책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삼국유사에 대한 과도한 애정을 가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 그랬나를 곰곰히 돌아보면 왕년의 환빠 극렬 김부식 안티가
광적인 부식빠순이로 변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삼국유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시길래
완/전/히/비/뚤/어/진 것이지요. -_-;;
(그렇다! 짐순이는 극렬 부식빠수니였던 것이었다!!
그렇다! 매우 반항기 철철넘치는 동네 무서운 여아인 것이었다!!
그렇다! 중2병이라도 삼국사기'만' 읽고 싶다는 것이었다!!)
뭐 사상이나 문화보다는 정치라던가 대외관계에 치우친 관심 탓에 더더욱 먼 건 사실이구요.
또 고구려쪽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것도 나름 이유가 되겟지요.


하여간, 삼국사기는 번역이나 오탈자 교감 이런 거에 

매우 신경을 쓰면서도 이것저것 모은 편이지만

삼국유사는 애호대상이 아니다보니 그렇게 사모은 편도 아니고

아무래도 거리가 먼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삼국유사를 어떤 것을 읽는 게 좋냐고 물어볼 때,

그 사람이 어느 정도 공부할 거냐에 따라

정문연(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본이라도 보라던가

이재호 선생님 번역본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이건 분량이 많아(정문연본 5권, 이재호 본 2권)

그냥 내용이나 보겠다는 사람에겐 그리 권하질 않았지요.

(두계 이병도의 1권짜리 번역본도 있지만 대개는 읽기 힘들 껍니다;;)


머리맡에 두고 읽던 것은 이민수선생님 번역본인데

한권 짜리고, 또 번역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고

한 손에 들어오는 것이 읽기 참 좋은 것이거든요.

그러나 김원중 선생님 번역본이 방송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어느새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사진제공은 그래24..


김원중 선생님이야 우리나라 고전 번역에서 

매우 열정적으로 결과를 내놓으시는 분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감사표시를 해야할 분이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문장을 다듬는 것이 부족하달까..

(간혹 지적나오는 오류야 이분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당시를 번역하신 것을 읽다보면 시가 시가 아니게 되는 글이랄까..

거기다 역사적 맥락을 다뤄야 하는 책이라면 좀 주저하게 됩니다.

(뭐 삼국지 번역에서의 몇몇 문제 지적은 과하단 생각도 들지만요)


김원중 선생님 번역본이 널리퍼지고

이 바닥에서의 전통적인 강자 이재호 선생님 번역본도 끊기지 않고

새 판이 나오는 와중에 이 책만 묻히는 것 같아 그게 아쉽더니

올해 새롭게 나왔습니다.

나름 을유에서 낸 버전으로는 어느새 3번째 버전이지만요..

(처음 나온 판이 하드커버와 소프트 커버 다 나온 걸 따지면 4번째)


아는 분이 짐순이가 번역하는 걸 보고

'이민수 선생본을 좋아하는 걸 보니 네 뇬 번역이 왜 구린지 알겠다'셨지만

(여기서 삼국사기 풀어놓는 걸 보시면 말도 안하실듯.. 정말 개발새발로 하는뎁..)

이민수 본이 그렇게까지 나쁜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대조해서 오류를 찾아내기엔 삼국유사는 현존 최고본부터가 엉망이고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데까지는 이민수본도 꽤나 깔끔하게 풀어냈다고 보기에

사실 동의하진 않습니다.

(물론, 짐순이가 푸는 것은 죄다 변기통에 넣기도 미안한 건 압니다.

암요. 아무리 개날라리라도 주제파악은 해염. 나름 언어영역도 잘했다능)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겠다면 정문연본을 보는 게 나을 수도 있고

(뭐 각주 해석은 제일 많으니까)

이재호본을 보는 게 나을 겁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사진만 많으면 좋다라는 분은

까치에서 나온 리상호본을 보는 게 나을 겁니다.

(다만 번역의 품질은 북한번역본에 요구하면 안되는 겁니다.

짐순이보다 좀 나은 수준이죠)

거긴 해당 기록에 맞는 컬러 사진이 많으니까..

그러나 이 블로그에 오는 분들이 역사 전문가들은 아니실거구

또 잠잘 시간은 없어도 역사공부할 시간만 넘친다는 일반인들도 그닥 안계실 것이고

이야기 삼국유사 읽을 정도는 아니시라면

이민수 본도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닐거라 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손에 들고 볼만한 크깁니다.

번역도 그렇게 초월번역도 아니고요.


말꼬리 -------------

올재클래식스의 출판목록 중에 이민수본이 있는 걸 보고 반가워했는데

그걸로는 안나올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을유에서 다시 내놓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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